양쪽 사타구니 동시 탈장, 단일 수술로 해결 가능성 주목
헬스장에서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리거나,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장인이 문득 사타구니 부위에서 뻐근함이나 묵직한 이물감을 느꼈다. 대부분은 이를 단순한 근육통이나 피로로 치부하며 파스를 붙이거나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이 불편함이 양쪽 사타구니에서 동시에, 혹은 한쪽을 치료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반대쪽에서도 발생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는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복강 내 장기가 약해진 복벽 틈새로 밀려 나오는 ‘탈장(Hernia)’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양측성(Bilateral)으로 발생하는 사타구니 탈장은 환자에게 이중의 고통과 치료 부담을 안기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해 방치되기 쉽다. 이처럼 양쪽 사타구니에 동시에 탈장이 생기기도 하는 위험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다.

양측성 사타구니 탈장, 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나
탈장은 복벽의 약한 부위를 통해 복강 내 장기(주로 소장이나 대망)가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사타구니 부위에서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이 전체 탈장의 75%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흔하다. 특히 양쪽 사타구니에 동시에 탈장이 발생하는 양측성 탈장은 흔치 않은 현상으로 보일 수 있으나, 탈장의 근본 원인이 복벽 전체의 구조적 약화와 지속적인 복압 증가에 있기 때문에 한쪽에 발생했을 경우 반대쪽도 취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탈장의 주요 원인으로는 노화로 인한 근육 약화, 만성적인 기침, 심한 변비로 인한 배변 시 힘주기, 무거운 물건 들기, 비만 등이 꼽힌다. 이 요인들은 특정 한쪽 복벽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복강 전체의 압력을 높여 양쪽 서혜부의 잠재적인 약점을 동시에 자극한다. 선천적으로 복벽이 약하게 태어난 경우에도 양측성 탈장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성인 남성의 경우 평생 동안 탈장을 경험할 확률이 25%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한쪽에서 탈장이 진단됐다면, 반대쪽도 면밀히 검사하여 잠재적인 탈장 가능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근육통과의 혼동: 감돈 및 교액 위험성
양쪽 사타구니에 동시에 탈장이 생기더라도 초기에는 통증이 경미하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혹은 기침할 때만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아 단순 근육통이나 인대 문제로 오인하기 쉽다. 특히 탈장 초기에는 누우면 다시 장기가 복강 내로 되돌아가는 ‘환원성 탈장’ 형태를 띠기 때문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게 된다. 문제는 탈장 구멍이 점차 커지면서 장기가 복강 내로 돌아가지 못하고 끼이는 ‘감돈(Incarceration)’ 상태로 진행될 때 발생한다.
감돈된 상태가 지속되면 장기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교액(Strangulation)’으로 이어지며, 이는 장기 괴사를 유발하는 응급 상황이다. 교액성 탈장은 극심한 통증과 함께 구토, 발열 등을 동반하며, 4~6시간 이내에 응급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양측성 탈장의 경우, 양쪽 모두에서 감돈 위험이 상존하므로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 및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
성종제 민병원 외과 진료원장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은 “양측성 탈장은 한쪽만 치료하고 반대쪽을 방치할 경우, 복압 증가로 인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반대쪽 탈장이 급격히 진행될 위험이 매우 높다”며, “양쪽 사타구니에 동시에 탈장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한 번의 수술로 양쪽을 모두 해결하는 통합적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강경 수술: 양측성 탈장의 효율적 해법
양쪽 사타구니에 동시에 탈장이 생긴 경우, 기존의 개복 수술 방식은 양쪽 서혜부에 각각 큰 절개를 가해야 하므로 회복 기간이 길고 통증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탈장 수술(TAPP 또는 TEP)이 양측성 탈장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배꼽 주변에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3개 정도 뚫고 진행되므로, 단 한 번의 접근으로 양쪽 탈장 부위를 동시에 확인하고 수술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넓은 시야를 확보하여 탈장 구멍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인공막(Mesh)을 복벽 안쪽에 넓게 덧대어 복압에 의한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특히 양측성 탈장의 경우, 복강경을 통해 반대쪽의 잠재적인 탈장(미세한 약화 부위)까지 동시에 발견하고 보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로 인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며,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신속해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탈장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사타구니 부위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묵직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외과 의사를 찾아야 한다. 특히 고령 환자나 만성 질환자는 수술 지연 시 합병증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복강경 수술은 최소 침습 방식으로 진행되어 고령 환자나 기저 질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다.
성종제 민병원 외과 진료원장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은 “양쪽 사타구니에 동시 탈장이 생기는 양측성 탈장은 복강경 수술의 이점이 극대화되는 경우”라며, “단일 수술로 양측을 동시에 교정함으로써 환자의 회복 부담을 줄이고, 미세한 탈장까지 보강하여 장기적인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