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 검사 누가 했나? 현지조사 대비 진료 기록 관리: 간호조무사 심전도 검사 논란의 쟁점
갑작스러운 현지조사 통보를 받은 A 의원 원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도 충격이었지만, 더 큰 문제는 조사 항목이었다. 수진자 조회 과정에서 간호조무사가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만약 의사 또는 관련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가 해당 검사를 진행했다면, 이는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로 간주돼 심각한 행정처분과 요양급여 환수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심전도 검사를 누가 했는지’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하면,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덫에 걸려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현지조사 과정에서 진료 기록의 사소한 누락이나 불일치가 무거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지면서, 의료기관들의 현지조사 대비 진료 기록 관리 중요성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자체선정 현지조사 증가, 의료기관의 부담 가중
과거 현지조사는 주로 민원이나 타 기관의 제보를 통해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건강보험공단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의심 패턴을 보이는 의료기관을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공단은 요양급여 청구 내역, 진료 패턴, 인력 신고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사 대상을 선별하며, 이는 특정 진료 행위의 적정성이나 인력 운영의 적법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심전도 검사(EKG)와 같은 기능 검사는 의사 또는 임상병리사 등 관련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 직접 시행해야 하는 행위로 분류된다. 간호조무사는 의사의 지도 하에 보조적인 업무만 수행할 수 있으므로, 검사 자체를 주도적으로 시행했다는 기록이 확인되면 무면허 의료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의료기관이 현지조사에 대응하는 과정은 해당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었음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소명 절차여야 한다. 만약 진료 기록지에 검사 시행 주체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간호조무사의 이름이 기록된 경우, 의료기관은 해당 직원이 검사를 시행한 것이 아니라 의사가 직접 시행했음을 증명할 추가적인 증빙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못하면, 해당 기간 동안 청구된 관련 요양급여 전체가 부당 청구로 판단돼 환수 조치되고, 의료기관은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된다.
무면허 의료행위 의혹 방어, 진료 기록의 법적 무게
의료법상 진료 기록은 의료행위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증거 자료다. 그러나 현지조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기록 자체의 유무 뿐만 아니라, 기록된 내용이 실제 행위와 일치하는지 여부다. 특히 심전도 검사처럼 인력의 적정성이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 의사가 직접 검사를 시행했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만약 간호조무사가 검사를 시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의료기관은 이를 반박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원장이 했다’는 구두 진술만으로는 소명력을 얻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의료기관들은 진료 기록지 외에 부가적인 증빙 자료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전도 검사 시행 시각과 해당 의료인의 근무 기록을 대조하거나, 검사가 이뤄진 장소의 CCTV 녹화 기록을 확보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특히 CCTV 영상은 행위 주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CCTV를 장기간 보관하지 않거나, 환자의 사생활 보호 문제로 인해 검사실 내부에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소명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성민 하이메디파트너스건강보험컨설팅 대표는 “의료기관 현지조사는 진료 기록의 형식적 적법성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행위 주체까지 파고든다”며, “심전도 검사 등 인력 적정성이 중요한 행위는 기록지에 시행 주체를 명확히 기재하는 것은 물론, 의사가 직접 시행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내부 프로토콜과 CCTV 녹화 등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상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제적 대응을 위한 기록 관리 시스템 재정비
현지조사 자체선정의 위험성이 높아짐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사후 대처가 아닌 선제적 대응 시스템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진료 기록에 ‘누가, 언제, 무엇을 했는지’를 빠짐없이 기록하는 것이다. 특히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와 면허 의료인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고, 해당 구분이 진료 기록에 투명하게 반영되도록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은 자체적으로 정기적인 셀프 감사(Self-Audit)를 실시하여 현지조사 취약점을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전도 검사 기록지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시행 주체 기록의 누락 여부를 확인하고, 해당 검사 시점에 의사의 진료 동선과 일치하는지 교차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러한 내부 점검을 통해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찾아내고 수정함으로써, 현지조사 시 무면허 의료행위 의혹을 방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현지조사 대비는 의료기관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무면허 의료행위로 인한 행정처분은 의료기관 운영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의료인 개인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의료기관은 진료 기록 관리를 단순한 행정 업무가 아닌, 법적 방어의 핵심 전략으로 인식하고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때다.
이성민 하이메디파트너스건강보험컨설팅 대표는 “현지조사 자체선정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라며, “의료기관이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억울한 오해를 피하고 싶다면, 진료 기록과 증빙 자료를 ‘소송 증거’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