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사’ 꾸준히 증가세
지난해 마약류 사범으로 경찰에 검거된 의사가 400명에 육박하며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마약류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전문직의 약물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으로 검거된 의사는 총 39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60여 명 증가한 수치이자, 마약사범 의사 통계가 별도로 집계된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마약류 사범은 마약, 향정신성의약품(프로포폴 포함), 대마 등을 직접 투약하거나 처방하는 행위는 물론, 제조, 유통, 소지한 사람을 통칭한다. 경찰은 2022년까지 의사와 간호사 등을 묶어 ‘의료인’으로 집계했으나, 2023년부터 의사를 별도 직군으로 구분해 통계를 내기 시작했다.
의사를 포함한 전체 ‘의료인’ 마약사범은 2020년 186명, 2021년 212명, 2022년 186명 수준에 머물렀으나, 의사만을 별도로 집계한 최근 3년간의 통계는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역대 최다 기록 경신, 3년 연속 증가세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으로 검거된 의사 수는 최근 3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323명으로 집계된 이후, 2024년에는 337명으로 소폭 증가했으며, 지난해(2025년)에는 395명으로 급증하며 400명 선에 육박했다. 이는 의료 현장의 윤리적 해이와 약물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의사 마약사범의 주요 원인으로는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 계열의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투약이 꼽힌다. 의사들은 해당 약물에 대한 처방 및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어, 자가 투약이나 불법 유통의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의료인들이 다른 직군에 비해 약물에 대한 접근성이 압도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해당 약물을 ‘여러 약물 중 하나’로 인식하며 중독성과 위험성을 상대적으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마약사범 1만 3천여 명, 무직이 절반 차지
지난해 검거된 전체 마약류 사범은 총 1만33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마약 범죄의 확산세가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사범을 직업별로 분석한 결과, 무직이 6262명으로 전체 검거 인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무직 다음으로는 △단순노무·기능직이 1582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숙박·기타 서비스직 1454명, △기타 전문·관리직 552명, △사무직 469명, △학생 468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약류 문제가 특정 계층이나 직군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하게 침투했음을 방증한다.
특히 사회 지도층이나 전문직군에서도 마약사범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의사 395명 외에도 전업주부 122명, 문화·예술·체육인 59명, 공무원 33명, 교수·교사(사립) 6명 등 다양한 직업군이 마약사범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마약류의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고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직업적 배경과 관계없이 범죄에 노출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우려를 낳는다.

의료인 면허 관리 강화 및 재발 방지 대책 시급
의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직업인만큼 높은 도덕성과 윤리 의식이 요구된다. 그러나 마약사범 의사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의료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의료법상 마약류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에 대해서는 면허 취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하지만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은 경우, 면허를 유지한 채 진료를 계속할 수 있어 재범 위험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회와 관계 당국은 마약사범 의사의 증가 추세에 대응하여, 의료인의 마약류 오남용 방지 교육을 강화하고,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 및 재고 관리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더욱 엄격히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마약류 사범으로 적발된 의사에 대한 면허 재교부 요건을 강화하고, 중독 치료 및 재활 과정을 의무화하는 등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양부남 의원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가 마약사범으로 검거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경찰은 마약류 불법 투약 및 유통 경로를 철저히 수사하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 당국은 의료인의 직업 윤리 강화와 면허 관리 시스템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