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위산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소화기 질환의 새로운 접근법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인들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는 이 질환은 가슴 쓰림, 목의 이물감, 마른 기침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대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제산제나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처방을 통해 치료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위산 분비가 오히려 정상 수치보다 낮은 저산증 상태에서도 역류성 식도염과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는 위산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소화 불량과 위장 내 압력 증가가 역류를 유발하는 기전으로 설명된다.

위산 부족이 역류를 유발하는 생물학적 기전과 하부식도괄약근의 역할
위산은 pH 1.5에서 2.5 사이의 강산성을 유지하며 음식물의 살균과 단백질 분해 효소인 펩신의 활성화를 돕는다. 위산이 충분히 분비되어야 위장 내 환경이 산성으로 유지되고, 이에 반응하여 식도와 위 사이를 조여주는 하부식도괄약근(LES)이 단단히 닫히게 된다. 하지만 위산 분비가 저하되면 위장 내 산도가 낮아지면서 하부식도괄약근이 적절히 조여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위장에 오래 머물게 되고, 부패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위장 내 압력을 높여 느슨해진 괄약근 사이로 위 내용물이 역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위산 과다와 유사한 속 쓰림을 느끼지만, 근본 원인은 위산의 결핍에 있는 셈이다.
이혁 힘내라내과의원 원장은 ‘역류성 식도염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위산 부족으로 인한 소화 지연을 겪고 있다’며 ‘위산이 부족하면 음식물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복압이 상승하고 이것이 역류의 물리적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산제 장기 복용에 따른 악순환과 영양 흡수 장애의 위험성
저산증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위산 과다로 오인하여 제산제를 상습적으로 복용할 경우 증상은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소화 기능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위산이 더 억제되면 단백질 소화가 불가능해지고 장내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복부 팽만감과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위산은 칼슘, 철분, 비타민 B12 등의 미네랄과 영양소 흡수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므로 저산증 상태가 지속되면 골다공증이나 빈혈 같은 2차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윤호 윤호21병원 병원장(내과전문의)은 ‘제산제는 위산 과다 환자에게는 효과적이지만 저산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환자의 위산 농도와 소화 효소 분비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만성적인 역류 증상을 해결하는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이 혁 힘내라내과의원 원장에게 듣는 역류성 식도염과 저산증 궁금증
Q: 위산이 부족한데 왜 가슴이 쓰린 증상이 나타나는가?
A: 위산의 절대적인 양이 적더라도 그 적은 양의 산이 식도로 역류하면 식도 점막은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식도는 위장과 달리 산에 견디는 보호막이 없으므로 소량의 산 역류에도 강한 통증과 쓰림을 느끼게 된다.
Q: 저산증 여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A: 정확한 진단은 병원에서 받아야 하지만 간단한 자가 테스트로 베이킹소다 요법이 있다. 아침 공복에 물 한 컵에 베이킹소다 4분의 1 티스푼을 타서 마신 뒤 3분 이내에 트림이 나오지 않는다면 위산 분비가 저하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Q: 저산증 환자가 피해야 할 생활 습관은 무엇인가?
A: 식사 도중이나 직후에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은 위산을 희석시켜 소화력을 더욱 떨어뜨린다. 또한 과식과 야식은 위장 내 압력을 높여 역류를 조장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하며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Q: 저산증으로 판명될 경우 어떤 치료를 받게 되는가?
A: 위산 분비를 촉진하거나 소화 효소제를 처방하여 음식물의 분해를 돕는다. 또한 식초나 레몬즙 등 산성 식품을 소량 섭취하여 위장의 산도를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식이요법이 병행되기도 하며 근본적인 위 점막 재생 치료를 진행한다.
정확한 원인 파악을 통한 맞춤형 위장 질환 관리의 중요성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위산 과다인지 혹은 부족인지에 따라 치료법은 완전히 상반된다. 위산 부족 환자가 제산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위장 환경은 더욱 악화되어 만성 소화 불량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반복되는 역류 증상을 겪는 직장인이라면 자가 진단에 의존해 약물을 구입하기보다 내과를 방문하여 위 내시경 및 위산 분비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