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우두머리 1심 무기징역 선고, 변호인단 “왜곡과 거짓” 반발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33일 만이며, 특검이 앞서 결심 공판에서 구형했던 사형보다 낮은 형량으로 결정됐다.

주요 피고인 형량 및 법정 구속 현황
윤 전 대통령 외에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예비역 육군 대령)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법정에서 구속됐으나,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되지 않았다.
재판부의 유죄 판단 근거: “군 국회 파견이 핵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와 김용현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군을 국회에 보낸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며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군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낸 목적에 대해서는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국회의원들이 토의하거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의결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국회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그 기능을 상당 기간 수행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내란죄 성립 및 민주주의 훼손 지적
재판부는 내란죄와 관련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며 대통령도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 권한을 침해한 이상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내란 행위가 합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 수단으로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여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검 구형보다 낮은 형량의 이유와 변호인단 반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를 참작해 특검 구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사정도 보인다”며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폭력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이 국회 표결을 방해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사실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왜곡과 거짓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내란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는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최종형은 무기징역이었다.
주요 외신 반응
AP, AFP, 로이터, dpa, 교도, 신화 등 세계 주요 통신사들은 2월 19일 오후 4시 2분께 선고가 나온 직후 일제히 윤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의 속보를 타전했다.
AP는 “윤 전 대통령이 야권을 탄압하기 위해 시도한 짧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AFP도 “한국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며 “재판부는 2024년 12월의 비상계엄 선포를 국회를 ‘마비’시키기 위한 음모라고 규정했다”고 전했다.
미 CNN 방송은 서울발 ‘긴급 뉴스’로 선고 결과를 보도하면서 “계엄령은 국가를 정치적 혼란에 빠뜨렸고 수십년간 쌓아온 민주주의를 해체할 위협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한국의 민주적 안전장치를 시험하며 극적인 반전을 거듭해온 한국 최대 정치 위기 중 한 챕터를 매듭짓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방송 등은 윤 전 대통령 선고 관련 소식을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라이브 창을 운영하며 뉴스를 비중 있게 다뤘다.
NYT는 “무기징역 선고는 특검이 구형한 사형에는 미치지 못하는 형량”이라면서도 “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주도에 대해 사과를 거부하는 점 등을 들어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법적 다툼의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즉각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최종적인 법적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판결이 한국 사회에 미칠 파장과 전직 대통령의 사법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