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법 시행 앞두고 의료와 돌봄을 연계하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전국 인프라 확충 가속화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인 의료·돌봄 체계의 패러다임이 병원 중심에서 ‘살던 곳’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기 힘든 어르신들이 요양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존엄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실현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보건복지부는 6일, 오는 3월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에 발맞춰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병원 문턱 넘기 힘든 어르신, 의료진이 집으로 찾아간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거동 불편으로 인해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장기요양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다. 핵심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하나의 ‘다학제 팀’을 이뤄 수급자의 가정을 직접 방문한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의 분절적인 의료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다.
의사는 월 1회 이상 가정을 방문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간호사는 월 2회 이상 방문하여 전문적인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복지사는 주기적인 상담을 통해 환자의 주거 환경과 영양 상태를 점검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돌봄 자원을 연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의료적 처치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을 둘러싼 환경적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포괄적 케어플랜’이 가동되는 것이다.
이번 시범사업 공모는 1월 6일부터 1월 28일까지 진행되며, 참여를 희망하는 의료기관은 해당 지자체와 협약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선정된 기관은 지정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운영 계획과 지역별 분포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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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취약지 해소 위한 ‘병원급 확대’ 및 ‘보건소 협업’ 모델 도입
이번 공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대한 과감한 문호 개방이다. 그동안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던 사업 모델이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하여, 대상 기관과 운영 방식을 대폭 유연화했다.
우선, 의원급 의료기관이 부족한 군(郡) 지역과 응급·분만 의료취약지 등에 해당하는 시(市) 지역에서는 ‘병원급 의료기관’도 재택의료센터로 지정받을 수 있게 됐다. 단, 종합병원은 제외되며 「의료법」상 병원급 의료기관이 참여 대상이다. 이는 지방 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의료기관-보건소 협업형’ 모델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이는 민간 의료기관의 의사와 공공 보건소의 간호사·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의사가 방문진료를 담당하고, 보건소 소속 인력이 방문간호와 자원 연계를 맡는 구조다. 이 모델은 의료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 의료기관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여 지역사회 돌봄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협업형 모델 참여 시 의료기관은 방문진료료 외에 수급자당 월 2만 원의 협업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통합돌봄법 시행 대비, 전국 시·군·구 인프라 구축의 마지막 퍼즐
이번 시범사업 확대는 2026년 3월 시행되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필수적인 준비 과정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195개 시·군·구에 설치된 344개소의 재택의료센터를 전국 모든 기초지자체로 확대 설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재택의료센터는 통합돌봄의 핵심 인프라로서, 요양병원 입원이나 시설 입소를 최대한 늦추고 자신이 살던 집에서 필요한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받으며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수가는 건강보험의 방문진료료와 장기요양보험의 재택의료기본료가 함께 지급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의원급 전담형의 경우 방문진료료(131,720원/회)와 더불어 재택의료기본료(140,000원/인당 월 1회), 지속관리료(60,000원/인당 6개월), 추가간호료 등이 지급되어 의료기관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다.
정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아직 재택의료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지자체와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의료기관의 수익 모델을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어르신을 돌보는 ‘커뮤니티 케어’의 실질적인 구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3월, 법적 기반 위에서 본격화될 한국형 통합돌봄 시스템이 재택의료센터라는 탄탄한 기초 위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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