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비행 후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장시간 비행’ 후 다리 통증의 위험한 진실
긴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뒤 유독 다리가 붓고 쑤시는 통증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오랜 시간 좁은 좌석에 갇혀 지내야 했던 고된 여정의 부산물로,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근육 피로나 일시적인 부종으로 치부해버리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벼이 여김 뒤에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도 널리 알려진 심부정맥혈전증(Deep Vein Thrombosis, DVT)이라는 위험한 진실이 숨겨져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이름 그대로 팔다리의 깊은 곳에 위치한 정맥에 혈액이 응고돼 혈전(피떡)이 생기는 질환이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혈관 내벽에 손상이 생겼을 때, 또는 혈액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응고되기 쉬운 상태일 때 발생하기 쉽다. 문제는 이 혈전이 단지 다리 통증만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혈전이 혈관 벽에서 떨어져 나와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심장을 거쳐 폐동맥을 막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폐색전증이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그 위험성이 매우 크다. 폐색전증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응급 상황이다. 특히 장시간 움직이지 못하는 비행이나 수술 후 회복 기간, 임신, 암, 비만, 호르몬제 복용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증상으로는 혈전이 생긴 부위, 주로 종아리나 허벅지의 갑작스러운 부종, 걷거나 만졌을 때 심해지는 통증, 피부색 변화(붉거나 푸르게 변함), 그리고 열감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형적인 증상이 경미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더욱 위험하다. 일부 환자들은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혈전이 떨어져 나가 폐색전증이 발병하여 심각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과연 당신의 다리 통증은 단순한 피로일까? 아니면 당신의 몸이 보내는 숨겨진 진짜 위험 신호일 수도 있다.

심부정맥혈전증, 무엇이며 왜 생길까?
심부정맥혈전증(DVT)은 주로 다리나 팔의 깊은 곳에 있는 정맥에 혈액 덩어리, 즉 혈전이 형성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의 발생 기전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되는데, 이를 ‘비르효의 삼징후(Virchow’s Triad)’라 부른다. 첫째,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는 ‘혈액 정체(Stasis)’다. 좁은 공간에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다리 정맥의 혈액 순환이 느려지고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둘째, 혈관 내벽이 손상되는 ‘혈관 내벽 손상(Endothelial Injury)’이다. 외상, 수술, 염증, 감염 등으로 혈관 벽이 손상되면 혈액 응고 반응이 촉진된다. 셋째, 혈액 응고 경향이 높아지는 ‘과응고성(Hypercoagulability)’이다. 특정 질환, 약물 복용, 유전적 요인 등으로 혈액 자체가 평소보다 잘 엉겨 붙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움직이지 못하는 장시간 비행은 다리 정맥의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DVT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다리를 오랫동안 구부린 채 고정된 자세를 유지하면 정맥 혈류의 흐름이 현저히 느려지고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비행기뿐만 아니라 장시간 사무실에 앉아 있거나, 차 안에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는 고속버스 여행, 기차 여행 등에서도 유사한 위험이 존재한다. 이 외에도 큰 수술을 받았거나, 활동량이 제한적인 암 환자, 혈액량 증가와 혈액 응고 인자 변화가 있는 임산부, 경구피임약이나 호르몬 대체 요법제를 복용하는 여성, 그리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만인 사람들은 혈액의 과응고성이나 혈액 정체 위험이 증가하여 DVT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다리 통증’,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의 경고 신호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도 잘 알려진 DVT의 주요 증상은 혈전이 형성된 다리 부위의 갑작스러운 부종과 통증이다. 통증은 욱신거리거나 쥐가 나는 듯한 경련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종아리나 허벅지가 붓고 만지면 아프거나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부종은 대개 한쪽 다리에만 나타나며, 양쪽 다리가 붓는 일반적인 피로 부종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피부는 붉거나 푸르게 변하고, 만졌을 때 혈전 부위에 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매우 경미한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혈전이 작거나 혈전이 생긴 부위가 깊은 곳에 있을수록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다 갑자기 혈전이 떨어져 나가 폐색전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따라서 장시간 움직이지 않은 후 다리에 평소와 다른 불편함, 특히 한쪽 다리에만 나타나는 부종이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이나 여행의 피로로 치부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DVT 진단을 위해서는 주로 혈액 검사(D-dimer 수치 측정)와 혈관 초음파 검사가 사용된다. D-dimer 수치는 혈전이 분해될 때 나오는 물질로, 이 수치가 높으면 혈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혈관 초음파 검사는 혈관 내부의 혈전 유무와 혈류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 검사로, DVT 진단에 가장 널리 사용된다.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세라 바로척척의원 원장은 “최근 국제선 운항 재개와 함께 장거리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심부정맥혈전증 발생 위험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과거 병력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작은 증상이라도 놓치지 않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며, 예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치명적인 ‘폐색전증’ 예방을 위한 핵심 전략
심부정맥혈전증의 가장 무서운 합병증은 폐색전증이다. 다리 정맥에 생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폐동맥을 막아 호흡 곤란, 흉통, 실신 등을 유발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폐색전증은 갑자기 발생하며 극심한 호흡 곤란으로 산소 공급이 어려워지고,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정지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응급 상황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주기적으로 다리 스트레칭을 하거나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운동(발목 펌프 운동)을 해 혈액 순환을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두 시간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나 주변을 걷는 것도 혈액의 정체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비행 중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여 혈액이 끈적해지는 것을 막고, 알코올이나 카페인 섭취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다리 정맥의 혈액이 고이는 것을 막아 DVT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수술 후에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조기에 보행을 시작하여 혈액 순환을 활성화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미 DVT 의심 증상이 있다면 혈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하며, 혈전 용해제나 항응고제 등을 이용한 약물 치료가 일반적이다. 심한 경우 혈전을 직접 제거하거나 폐로 가는 혈전을 막는 필터(IVC 필터)를 삽입하는 시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자신의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특히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예방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행 중이나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주기적인 스트레칭과 수분 섭취, 그리고 가능한 한 자주 걷는 작은 습관의 변화가 치명적인 합병증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만약 앞서 언급된 DVT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감으로 치부하지 말고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 지체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조기 발견과 치료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이세라 바로척척의원 원장은 “심부정맥혈전증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질환 중 하나”라며, “특히 장시간 앉아있거나 누워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다리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는 작은 습관이 큰 병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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