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일 수출통제 강화, “군사 용도 전용 가능성만 있어도 불허”
중국 정부가 지난 6일 「2026년 제1호 공고」를 발표하며 일본을 대상으로 한 수출 제한 조치를 즉시 발효했다. 이는 중국이 특정 국가를 겨냥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한 첫 번째 사례로, 특히 군사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모든 이중용도 물품의 대일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내 자회사를 둔 한국 기업은 물론, 중국산 소재를 수입하여 일본에 재수출하는 한국 기업에게도 법적·실무적 리스크를 안겨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2020년 「수출관리법」 제정 이후 국가 안보와 국익을 근거로 전략 물자에 대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으며, 2024년 12월 1일 「양용물품(이중용도 물자) 수출관리 조례」 시행에 이어 2025년 12월 28일 「대외무역법」 전면 개정을 통해 무역 제한 조치의 법적 기반을 완성했다. 이와 관련하여 2026년 1월 12일 법무법인 지평은 뉴스레터를 통해 “중국은 지난 수년간 구축해 온 수출통제 법체계를 기반으로 일본을 향한 ‘수입 절벽’을 합법화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대일 조치는 희토류, 반도체 소재, 정밀화학 소재 등 중국이 공급망 지배력을 가진 핵심 품목의 수출을 통제하는 것을 넘어, 제3국을 통한 우회 공급까지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로 평가된다.

중국의 대일 수출통제 강화 조치 핵심 내용: 군사 최종 용도 전면 차단
지난 6일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가 공동 발표한 제1호 공고의 핵심은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이중용도 물자(양용물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중용도 물자란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모두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을 의미하며, 통제 목록에 등재된 품목은 물론 포괄적 통제까지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양용물품 및 기술 수출허가 관리목록」에 등재된 품목에 대해 일본의 군사 최종 사용자(Military End-User)나 군사 최종 용도(Military End-Use)로의 수출을 불허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에는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 주요 광물 뿐만 아니라, 최근 2024년 9월부터 통제가 강화된 안티모니와 텅스텐, 몰리브덴, 반도체 제조 장비, 고성능 센서 등 민간용으로 사용되나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첨단 소재와 부품이 대거 포함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통제 목록에 명시되지 않은 품목이라도 수출자가 해당 물품이 일본에서 군사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수출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이는 수출자에게 최종 용도에 대한 고도의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포괄적 수출 금지 조치로 해석된다. 2023년 10월 10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연원호 KIEP 경제안보팀장은 “첨단 기술의 특징은 민군 겸용이며, 중국이 이를 경제적 패권과 결합할 경우 제3국 기업들은 용도 증명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이미 경고한 바 있다. 또한 공고는 유예기간 없이 공포일인 2026년 1월 6일부로 즉시 효력이 발생하여, 발표 시점 이후 계약되었거나 선적 준비 중인 해당 품목은 모두 통제 대상이 됐다.
제3국 우회 수출 차단 명시: 한국 기업도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목록’ 위험
이번 공고는 제3국을 통한 우회 공급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공고는 “어떠한 국가나 지역의 조직ㆍ개인이 본 규정을 위반하여 중국산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 측에 이전 또는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한국이나 동남아시아 소재 기업이 중국에서 물자를 수입한 후 이를 일본 군수업체에 재수출하는 경우, 중국 정부가 해당 거래를 적발하면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 관련 당사자를 통제 명단에 등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위반 행위에 가담한 해외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목록’에 등재하여 중국으로부터의 조달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일본 산업계가 한국 등 제3국으로부터 우회적으로 조달을 시도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봉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 현지 자회사 수출허가 불가 및 재수출 리스크
중국의 대일 수출통제 강화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리스크를 초래한다. 첫째, 중국 현지 자회사나 제조시설을 통해 일본으로 제품이나 부품을 수출하는 경우다. 해당 제품이 중국의 이중용도 통제 목록에 해당하거나, 비록 목록 품목이 아니더라도 일본 측에서 군사적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면 중국 정부의 조치에 저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중국 현지 자회사는 상무부의 수출허가증을 취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허가 심사 시 최종 용도가 군사적 목적 또는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없는 “비군사적 민수용”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첨단 품목에 대해서는 승인 불허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일본으로의 납품 계약이 이행 불능에 빠질 위험이 있으며, 중국 정부 조치가 불가항력 사유로 인정될지 여부도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져 실무적 혼선이 예상된다.
둘째, 한국 본사가 중국산 부품이나 소재를 수입하여 가공 후 일본에 재수출하는 경우다. 우리 기업이 중국 공급사로부터 구매할 때 최종 목적지를 일본으로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일본으로 재수출된 정황이 드러나면 중국 당국이 문제 삼을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이를 수입 시 제출한 최종 용도(EUC)와 실제가 불일치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해당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수출 허가 취소는 물론, 우리 기업을 우회 수출에 가담한 당사자로 지목하여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에 등재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기업은 중국 내 조달망이 완전히 차단되는 심각한 불이익을 겪게 된다.
우리 기업, 최종 사용자 검증 및 법적 리스크 관리 강화
중국의 수출통제 강화는 이제 상시적인 비즈니스 환경 리스크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일 조치의 범위와 강도가 크므로, 우리 기업들은 법적 리스크 관리 절차를 즉시 강화해야 한다. 우선, 기업이 취급하는 품목이 통제 대상인지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필수다. HS 코드, CAS 번호, 상세 스펙 대조를 통해 이중용도 물품 목록 해당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최종 용도 및 최종 사용자 증빙 자료(EUC)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중국 현지 자회사는 일본 거래처가 민간기업이라도 일본 정부나 자위대의 조달망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종 용도가 “비군사적 민수용”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고도로 엄격하게 검증하고 제출해야 한다. 2026년 1월 12일 법률신문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기여하는 ‘기타 모든 최종 사용자’라는 모호한 규정 때문에, 기업들은 거래 상대방의 방산 납품 이력까지 낱낱이 파헤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수출 허가 신청이나 수출 제한 여부가 모호한 사례가 발생한다면, 중국 상무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하여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계약상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조치로 인해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하여, 계약서 내 불가항력 조항을 재점검하고,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를 불가항력 사유에 명확히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 「수출관리법」 위반 시 벌금 부과, 징역형 등 형사 및 행정 처벌 위험이 따르므로, 법규 준수를 위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즉각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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