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수 조직 변성 기인 치아 내부 흡수 발생 기전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치아 내부가 서서히 녹아 사라지는 이른바 ‘치아 내부 흡수(Internal Root Resorption)’ 현상은 정기 검진에 소홀한 성인들 사이에서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치아 내부 흡수는 치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 조직인 치수에서 발생한 이상 세포들이 치아의 단단한 조직인 상아질을 안쪽에서부터 갉아먹는 희귀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통증이 전혀 없어 환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신경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아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자각 증상 없는 상아질 소실의 위험성
치아 내부 흡수의 가장 큰 특징은 주관적인 통증이나 불편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충치는 법랑질 표면에서 시작해 안쪽으로 진행되면서 온도 변화에 따른 시린 증상이나 통증을 유발하지만, 내부 흡수는 치아 내부의 신경관에서 시작된다. 치수 내부에 존재하는 파치세포(Odontoclast)가 활성화되면서 주변 상아질을 흡수하기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경 조직이 파괴되기 전까지는 통증 수용체가 자극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치아가 이미 심각하게 손상된 이후에야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일부 사례에서는 치아 관을 덮고 있는 법랑질이 얇아지면서 내부의 충혈된 치수 조직이 분홍색으로 비쳐 보이는 ‘핑크 스폿(Pink Spot)’ 현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흡수가 상당히 진행되어 치아 외벽이 거의 남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징후이기에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라면 이미 치아의 구조적 보존이 위태로운 상태로 간주된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이러한 육안적 확인보다 방사선 사진 촬영을 통한 우연한 발견이 진단의 주된 경로가 되고 있다.
치수 세포의 이상 증식과 파괴 과정
치아 내부 흡수가 발생하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과거의 물리적 충격이나 만성적인 치수 염증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치아에 강한 타박상을 입었을 때 신경 조직에 혈류 장애나 외상이 가해지면 치수 내 미분화 세포들이 상아질을 파괴하는 세포로 변성될 수 있다. 또한 깊은 충치나 부적절한 치과 처치로 인해 발생한 만성 치수염이 해결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비정상적인 육아 조직이 증식하며 내부 흡수를 촉발하는 환경이 조성된다.
세포 수준에서의 변화를 살펴보면, 파치세포는 상아질 표면의 보호막이 소실된 틈을 타 산과 효소를 분비하여 무기질을 녹여낸다. 이 과정이 가속화되면 신경관의 폭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면서 치아 내부에 거대한 구멍이 형성된다. 특히 전치부(앞니)보다는 구치부(어금니)에서 발견될 경우 저작 시 가해지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치아가 갑자기 파절되는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현재 치과의사들은 환자의 과거 외상 이력을 정밀하게 문진하여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있다.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의 중요성
내부 흡수를 초기에 발견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기적인 치과 방사선 촬영이다. 일반적인 파노라마 촬영으로도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지만, 보다 정밀한 병소의 위치와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치과용 CT(CBCT)를 활용한 3차원 영상 진단이 필수적이다. CT 영상을 통해 상아질 파괴가 치아 뿌리 바깥쪽까지 이어졌는지, 혹은 신경관 내부에만 국한되어 있는지를 판단하여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흡수를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치수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신경치료다. 내부가 불규칙한 형태로 녹아내렸기 때문에 일반적인 신경치료보다 난도가 높으며, 수산화칼슘 등을 이용해 내부 세균을 살균하고 비정상적인 조직 성장을 억제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MTA(Mineral Trioxide Aggregate)와 같은 생체 친화적 재료를 사용하여 손상된 내부를 충전함으로써 치아의 수명을 연장하는 기법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흡수 범위가 너무 넓어 치아의 지지 구조가 무너진 경우에는 발치 후 임플란트 치료가 불가피하다.
치아 내부 흡수는 예방이 어려운 질환인 만큼, 조기 발견만이 자연 치아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평소 통증이 없더라도 현재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치과를 방문하여 전체적인 구강 검진과 방사선 촬영을 진행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특히 과거에 치아를 부딪친 경험이 있거나 교정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성인이라면 내부 흡수의 잠재적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정밀 검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산본효치과의원 한태인 원장에게 듣는 치아 내부 흡수 관리 궁금증
Q. 일반적인 충치와 내부 흡수를 환자가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환자가 스스로 두 질환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반 충치는 음식물을 씹을 때 통증이 있거나 단 음식을 먹을 때 시린 증상이 나타나지만, 치아 내부 흡수는 병소가 상당히 진행되어 치아 파절이 일어나기 전까지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간혹 앞니 치관 부위가 분홍색이나 붉게 변하는 현상이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매우 드문 징후이므로 통증 유무와 관계없이 정기적인 엑스레이 검사만이 유일한 확인 방법이다.
Q. 신경치료만으로 치아를 완벽하게 보존할 수 있는가?
내부 흡수가 발견된 시점에 따라 다르다. 흡수가 치아 뿌리 바깥쪽 벽을 뚫고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에 발견된다면 신경치료를 통해 병적 조직을 제거하고 특수 재료로 내부를 메워 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 하지만 상아질 파괴가 심해 치아의 구조적 강도가 너무 낮아졌거나 치근 외벽에 천공이 생긴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다. 따라서 발견 시점이 치아 보존 성공률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Q. 과거에 치아 교정을 받았던 사람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 사실인가?
치아 교정 자체가 내부 흡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교정 치료 과정에서 치아에 가해지는 지속적인 압력이 치수 조직에 스트레스를 줄 가능성은 존재한다. 또한 교정 이력이 있는 환자들은 치근 흡수 위험군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명확한 위험 요인은 치아 외상이다. 과거에 앞니를 부딪쳤거나 넘어져서 치아에 충격이 가해졌던 이력이 있다면 내부 흡수가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정기 검진 시 의료진에게 해당 이력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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