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소규모 학회 직격탄, 공정위 승인, 의약품 공정경쟁규약 개정… 7월부터 의료계 학술행사 부스 운영 기준 대폭 강화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및 세부운용기준 개정안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최종 승인을 거쳐 확정됐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그동안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돼왔던 의료계 학술행사에 대한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체의 부스 운영 및 협찬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명문화한 것이다. 특히 소규모 학술행사의 경우 제약사 부스 유치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의료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공정위는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학술대회 개최·운영 지원 및 전시·광고 관련 핵심 조항에 대해 오는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유예 기간을 설정했다. 이는 학술단체와 산업계가 변경된 규약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신청한 이번 개정안 승인으로,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과 의료계의 관계 재정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개정안 핵심, 의료계 학술행사 부스 허용 요건의 ‘명문화’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제약사·의료기기업체의 학술행사 부스 설치 및 협찬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학술행사 규모와 관계없이 부스 유치가 비교적 자유로웠으나,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행사에만 부스 설치를 허용하도록 규정이 정비됐다.
신설·정비된 세부운용기준에 따르면,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체의 부스 지원은 반드시 세 가지 핵심 요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해당 행사가 학술단체로서의 요건을 갖춘 행사를 주최해야 한다. 둘째, 일정 수준 이상의 강좌 시간과 교육 내용을 충족해야 한다. 셋째, 학술행사의 성격을 판단하기 위해 학술단체의 실체 및 목적, 정기적 학술활동 여부, 그리고 연수교육의 구성과 질 등을 공정하게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기준이 명시됐다. 이는 소위 ‘무늬만 학술대회’인 행사를 걸러내고, 순수한 학술 교류 목적의 행사에만 지원이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부스 설치를 위한 최소 기준: 연수평점과 참석자 수 제한
세부운용기준에는 학술행사 부스 설치 및 부스비 지급이 허용되는 최소한의 기준이 구체적인 수치로 명시됐다. 우선 부스비 지급이 허용되는 학술대회는 의약학 연수평점 3평점 이상으로 구성돼야 하며, 이는 최소 3시간 이상의 강좌 시간을 확보해야 함을 의미한다. 만약 3시간 미만의 짧은 연수 강좌나 학술 모임의 경우, 제약사 부스 유치가 원천적으로 제한된다.
또한, 부스비 지급이 허용되는 학술대회의 참석자(등록자) 수에도 기준이 설정됐다. 참석자는 보건의료전문가로 한정되며, 참석 인원은 50명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희귀질환 관련 학회의 경우 특수성을 고려하여 25명 이상으로 기준이 완화됐다. 이 기준은 소규모로 진행되는 지역 단위 연수 강좌나 특정 의료기관 중심의 학술 모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학술행사 부스비 지급 상한액 및 조정 규정 신설
부스비의 지급 금액에 대한 기준 역시 구체화됐다. 개정된 규약에 따르면, 부스비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조정될 수 있으나, 조정 시에는 반드시 공정위의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부스비가 리베이트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구체적인 부스비 상한액 기준을 살펴보면, 학회가 주최하는 학술대회는 건당 200만원에서 300만원 내에서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요양기관 등이 주최하는 학술대회는 건당 50만원에서 100만원 내로 상한액이 정해졌다. 공동주최 또는 공동주관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학술대회는 지급 가능한 금액 중 상한액이 낮은 금액 기준에 따르도록 명시됐다. 이로써 대형 학회와 소규모 요양기관 주최 행사의 지원 규모 차이가 명확히 구분됐으며, 지원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규모 의료계 학술행사 부스 유치 구조적 난관 봉착 우려
이번 개정 기준이 오는 7월부터 본격 적용될 경우, 대규모 학술대회나 연례 학술대회를 제외한 다수의 지역 및 소규모 학술행사는 구조적인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의료계 연수강좌와 학술행사 상당수는 평일 저녁 시간이나 주말을 활용하여 1~2시간 단위로 짧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강좌 시간이 3시간 미만인 행사는 개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부스 설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정기대의원총회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학술 강좌가 부수적으로 포함됐던 행사들 역시 강좌 시간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제약사 부스 유치가 사실상 제한된다. 이는 소규모 학술단체나 지역 지회들의 운영 자금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학술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 규약의 실제 운용 과정에서 불합리한 제한이나 편법 운영이 발생하지 않는지에 대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정위는 유예기간 동안 학술단체와 제약업계가 변경된 기준을 충분히 숙지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 및 계도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의료계와 산업계 모두 새로운 규범에 맞춘 운영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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