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가 호전될 때, 혈당 수치 말고도 내 몸이 보내는 ‘호전 신호’ 있다
당뇨병은 한 번 걸리면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올바른 식습관, 꾸준한 운동, 체중 감량 등을 통해 당 수치를 정상 범위로 되돌리고, 약물 없이도 관리가 가능한 상태로 전환하는 ‘당뇨 호전’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뇨가 호전되기 시작할 때 우리 몸은 어떤 신호를 보내올까? 겉으론 티 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회복을 알리는 뚜렷한 변화들이 일어난다. 이 기사는 당뇨가 나아가는 과정에서 몸속에서 벌어지는 생리적 반응과 변화를 짚어본다.

손끝·발끝의 찌릿함이 사라진다면, 신경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
당뇨병 환자가 건강을 회복할 때 가장 먼저 달라지는 증상 중 하나는 말초 신경의 이상 감각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손끝이나 발끝이 전기 오듯 찌릿찌릿하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화끈거림, 실처럼 당기는 느낌 등은 대표적인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의 증상이다. 이는 고혈당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미세한 신경들이 손상된 결과다.
하지만 혈당이 안정되기 시작하면 이 증상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실제로 한때 공복 혈당이 350까지 치솟았던 당뇨인이 철저한 관리로 100~120 수준으로 떨어뜨리면, 과거에 겪던 저림 증상이 사라질 수 있다. 식사 후 심했던 절임이 점차 줄어들고, 이젠 일상생활에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수준까지 회복된 것이다. 이는 혈당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며, 말초신경 손상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다만, 신경병증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이러한 증상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혈당 조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저림 증상이 점차 사라진다면, 이는 회복의 분명한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

식사 후 졸음 줄었다면, 혈당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
건강한 사람도 식후 졸음을 느낄 수 있지만, 당뇨 환자가 겪는 식곤증은 양상이 다르다. 이는 식사 후 급격한 혈당 상승과 이후의 반응성 저혈당 때문이다. 음식을 먹은 후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고, 다시 급속히 떨어지면서 몸은 에너지가 급격히 부족해져 무기력함과 졸음을 유발한다.
당뇨가 심각할 때는 식사 후 10분 정도면 꾸벅꾸벅 졸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직장에서 졸다가 황당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례도 있다. 반면, 혈당이 안정되기 시작하면 이러한 식곤증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는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지 않고 완만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식곤증이 당뇨 때문인지 일반적인 생리 반응인지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졸음이 쏟아질 때 알사탕이나 청포도 사탕 등을 하나 먹어보는 것이다. 만약 당 때문에 생긴 식곤증이라면, 사탕 하나로도 혈당이 올라가면서 불과 5분 내에 정신이 또렷해진다. 이는 혈당의 급락에 의한 반응성 저혈당이 원인이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공복 혈당·당화혈색소 수치, 기본이자 가장 확실한 지표
몸이 보내는 여러 신호들 외에도 당뇨 호전을 판별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은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다. 당뇨병을 진단하는 기준은 공복 혈당 126 이상, 당화혈색소 6.5% 이상이다. 99까지는 정상, 100~125는 당뇨 전단계로 분류된다. 당화혈색소의 경우 5.6% 이하가 정상, 5.7~6.4%는 전단계이며 6.5%를 넘으면 당뇨병이다.
비록 당화혈색소 수치는 여전히 당뇨 진단 기준이지만, 공복 혈당의 안정화는 분명한 호전 신호다. 특히,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단기간의 수치 변화보다도 더 정확하게 혈당 상태를 보여준다.
따라서 병원 방문 없이도 혈당기의 꾸준한 사용과 자가 체크를 통해 현재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병원 가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당뇨 호전 3대 징후
당뇨병의 호전을 판단할 때 반드시 병원에 가서 피를 뽑고 수치를 확인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손발 저림의 완화, 식사 후 졸음의 감소, 그리고 혈당 수치의 안정화는 모두 당뇨가 호전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다.
이러한 신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충분히 포착 가능하다. 혈당기를 통한 꾸준한 체크, 몸의 감각 변화 관찰, 식후 졸음의 양상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자신의 건강상태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초기 당뇨병이나 전단계에 해당하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예방과 조기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과거 고혈당 상태에서 벗어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지만, 스스로의 몸에 귀 기울이며 얻은 호전의 신호들은 이후의 관리에도 큰 동기를 부여한다. 결국 당뇨 치료의 핵심은 숫자만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실질적인 반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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