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발 저림이나 근육통 방치, 근전도 검사로 조기 진단해야, 말초신경병·디스크 등 조기 발견 가능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회장)
많은 사람들이 손발이 저리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을 일시적인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신경계나 근육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손발 저림이나 근육통은 말초신경병, 손목터널증후군, 디스크,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의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단순한 근육 피로로 치부하지 말고 신경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질환들은 신경 손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초기에는 경미한 저림이나 감각 둔화로 시작되지만, 점차 근력 저하와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근전도 검사란?
근전도검사(Electromyography, EMG) 는 말초신경 및 근육의 전기적 신호를 분석해 신경계의 이상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검사로, 신경 손상이 발생한 위치와 범위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손이 저릴 때 손목터널증후군인지 경추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디스크성 문제인지 감별할 수 있으며, 다리 저림이 발생했을 때도 말초신경병인지 요추 디스크로 인한 신경 압박인지 구별하는 데 유용하다.
따라서 손발 저림이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면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로 단정 짓지 말고 근처 재활의학과를 방문해 근전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근전도 검사, 어떻게 진행될까?
근전도검사는 신경과 근육의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로, 검사 방식에 따라 신경전도 검사(Nerve Conduction Study, NCS) 와 침근전도검사(Needle Electromyography, Needle EMG) 로 구분된다.
신경전도 검사는 피부에 전극을 부착한 후 미세한 전기 자극을 가해 신경의 반응 속도와 신경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검사를 통해 신경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손상된 신경이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침근전도 검사는 가느다란 바늘전극을 근육에 직접 삽입하여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측정하는 검사다. 신경 손상이 근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고, 근육 자체의 문제인지 신경 문제로 인한 근육 이상인지 감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두 검사는 함께 시행될 수 있으며, 각각의 검사 결과를 종합해 신경계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검사 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결과 판독 후 의료진이 신경 손상의 범위와 정도, 질환의 진행 상태를 설명해준다.
어떤 경우 근전도 검사가 필요할까?
근전도검사는 신경·근육 질환을 진단하는 중요한 검사로, 특정한 증상이 있을 때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첫째,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근전도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손발 저림은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로도 발생할 수 있지만, 말초신경병이나 척추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손이 저릴 때 손목터널증후군인지, 경추 디스크 문제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다리 저림이 있을 경우 말초신경병인지, 요추 디스크 문제인지 감별할 수 있다.
둘째, 근력 저하 및 근육 위축이 나타날 때 근전도검사가 필요하다. 팔이나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거나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은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셋째, 안면마비 증상 이 발생한 경우 근전도검사를 통해 신경 손상의 범위를 파악할 수 있다.
넷째,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당뇨병성 신경병증 으로 인해 손발 저림과 감각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근전도 검사를 통해 신경 손상의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전도 검사 시 주의할 점은?
근전도검사는 비교적 안전한 검사지만, 검사 결과의 정확성을 위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우선 검사 전에는 격한 운동을 피해야 하며, 무리한 활동은 근육 피로를 유발해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피부에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는 것을 삼가야 하며, 화장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에 기름기나 화장품이 남아 있으면 전극 부착이 어려워져 검사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응고에 영향을 미치는 와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의료진과 사전 상담이 필수적 이다.
침근전도검사는 바늘을 이용한 검사이므로 출혈 가능성이 있으며, 혈액 응고 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 출혈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인공심장박동기를 부착한 환자는 검사 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신경전도 검사는 전기 자극을 이용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심장박동기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후에는 바늘을 삽입한 부위에 약간의 통증과 출혈이 있을 수 있으나, 통증이 심하거나 부종·열감이 동반될 경우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근전도 검사는 조기 진단의 핵심
근전도검사는 신경 및 근육 질환을 정확하게 감별하는 필수 검사로, 조기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 손상이 조기에 발견되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발 저림이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혈액순환 문제인지, 아니면 신경 질환으로 인한 것인지 정확하게 감별해야 한다.
근육의 힘이 빠지거나 위축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신경 손상이 원인인지 확인하여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손발 저림이나 근육 약화 같은 증상이 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재활의학과에서 근전도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증상이라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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