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건 파열 무조건 수술 대신 적용하는 비수술적 보존 치료의 임상적 실효성
스포츠 활동 중 뒤꿈치에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발생하는 아킬레스건 파열은 과거 정형외과 영역에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됐다. 파열된 건의 간격을 직접 봉합하지 않으면 재파열 위험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재 의료계에서는 무조건적인 수술적 처치보다는 환자의 상태와 활동량을 고려한 ‘비수술적 보존 치료’와 ‘기능적 재활’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미세 절개를 통한 봉합조차 원치 않는 환자나 수술 합병증을 우려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조기 운동 치료를 병행하는 보존 요법이 수술과 대등한 회복력을 보인다는 연구가 잇따르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급격히 전환되는 양상이다.
나음재활의학과의원 백경우 원장은 “과거에는 아킬레스건 파열 시 수술이 필수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임상 데이터는 조기 기능적 재활을 동반한 비수술적 치료가 수술과 대등한 수준의 회복력을 보여준다”며, “특히 수술에 따른 감염이나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 우려를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에 맞춘 보존적 요법이 현대 스포츠 의학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적 고정 치료를 넘어선 비수술적 요법의 확산
아킬레스건 파열의 비수술적 치료는 과거에 단순히 6주에서 8주 동안 통깁스를 적용해 환부를 고정하는 방식에 머물렀다. 이러한 장기 고정은 근육 위축과 관절 강직이라는 부작용을 낳았으며, 이는 재파열률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하지만 현재는 특수 보조기(Walking Boot)를 활용하여 발목의 각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하고, 파열 직후에도 일정 수준의 체중 부하를 허용하는 기능적 재활 방식이 도입됐다. 이 방식은 파열된 건 조직이 자연적으로 붙는 과정에서 적절한 기계적 자극을 주어 인장 강도를 높이는 원리를 이용한다.
비수술적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에 따른 감염 위험과 신경 손상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점이다. 수술 부위의 피부 괴사나 만성적인 통증은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겪는 주요 합병증 중 하나다. 반면 보존적 치료는 인체 본연의 치유 능력을 극대화한다. 파열된 건 끝부분이 서로 맞닿을 수 있도록 발끝을 아래로 내린 상태(첨족위)로 고정하면, 혈종이 형성되고 이 자리에 콜라겐 조직이 차오르며 건의 연속성이 회복된다. 이 과정에서 조기 운동을 시작하면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제주 자연주의의원 신영태 원장은 “비수술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환부를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수 보조기를 활용해 발목의 가동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보하는 ‘움직임의 재활’에 있다.”며, “적절한 기계적 자극은 파열된 건 조직의 인장 강도를 높이고 섬유 정렬을 바르게 유도하여, 환자가 일상과 스포츠 현장으로 보다 안전하고 신속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귀뜸했다.
가동 범위 확보를 통한 건 조직의 생리적 회복 촉진
기능적 재활의 핵심은 ‘움직임’에 있다. 과거에는 파열된 건이 다시 끊어질까 두려워 움직임을 극도로 제한했지만, 현대 스포츠 의학은 적절한 자극이 조직의 재형성(Remodeling)을 돕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발바닥을 땅에 딛는 훈련은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건 섬유의 정렬을 바르게 유도한다. 이는 단순히 걷는 것을 넘어, 추후 운동 복귀 시 필요한 순발력과 근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수술 그룹과 비수술 그룹 간의 기능적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2010.12.01.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JBJS) 92권 17호에 게재된 캐나다 웨스턴 대학교 케빈 윌릿(Kevin Willits) 박사팀의 연구(‘Operative versus Nonoperative Treatment of Acute Achilles Tendon Ruptures: A Multicenter Randomized Trial Using Accelerated Functional Rehabilitation’) 결과에 따르면, 조기 기능적 재활 프로그램을 이행한 환자들을 분석했을 때 수술군과 비수술군 사이의 재파열률과 기능적 결과 점수에서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수술 없이도 충분히 정상적인 스포츠 활동으로의 복귀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수술적 처치와 보존적 요법의 장기적 예후 비교
전문가들은 환자의 나이, 직업, 운동 수준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 운동선수의 경우 빠른 복귀를 위해 수술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운동 애호가라면 비수술적 치료가 오히려 더 안전하고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비수술 치료 시 가장 중요한 요건은 파열 직후 빠른 진단과 보조기 착용이다. 파열된 지 48시간 이내에 적절한 고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 사이의 간격이 벌어져 보존적 치료의 성공률이 떨어진다.
광주 바로병원 이영관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조기 재활이 동반된 비수술적 치료는 수술과 비교해 재파열률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수술로 인한 감염이나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장은 또한 “환자가 재활 과정에서 얼마나 능동적으로 참여하느냐가 최종적인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근거도 명확하다. 2022.04.14. 세계적 권위의 의학 학술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게재된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병원 스테일 뮈르볼드(Ståle Myhrvold) 박사팀의 연구(‘Nonoperative Management, Cast Immobilization, or Repair for Achilles Tendon Rupture’) 논문에 따르면, 52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조기 기능적 재활을 실시한 비수술 환자군이 수술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12개월 후 기능적 점수와 근육 수축 정도에서 동등한 회복력을 보였다.
현재 의료계는 이러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거의 수술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 환자 맞춤형 보존 치료를 표준 지침으로 수립하는 과정에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술 여부 자체가 아니라, 파열된 건의 생리학적 치유를 돕는 체계적인 재활 관리의 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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