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대우림의 은밀한 조종자 기생충, 파나마 콜로라도 섬, 생태계의 숨겨진 관계자들
파나마의 자연보호구역인 콜로라도 섬은 수많은 동식물이 공존하는 거대한 열대 생태 박물관으로 불린다. 이곳의 바닥은 잎 개미, 군대 개미, 흰개미 등 다양한 종류의 개미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생물의 서식지가 되는 흰개미의 망고 모양 집이다. 이 열대우림에서는 모든 생물이 서로의 자원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복잡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노비아 교수의 열정적 개미 연구, 나무 위 새로운 세계 발견
미국 루이빌 대학 생물학과의 노비아 교수는 매일 열대 숲을 탐험하며 독특한 개미 종을 찾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때로는 암벽 등반에 사용하는 장비를 동원해 하늘로 쭉 뻗은 나무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노비아 교수에 따르면, 이 숲에는 지표면과 낙엽층에 사는 개미만 400~500종에 달하며, 나무 꼭대기에 사는 개미는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노비아 교수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개미들은 다루기 쉬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개미들의 놀라운 점은 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손으로 다룰 수 있고, 단단한 몸체를 가져 쉽게 집어들고 관찰할 수 있어요. 연구하기에 매우 적합한 종이죠,” 노비아 교수는 설명한다.
‘레드베리 개미’의 비밀, 세팔로테스 아트라투스의 특별한 감염
6년 전, 노비아 교수는 밧줄을 타고 올라간 나무 위에서 특별한 개미를 발견했다. 세팔로테스 아트라투스(Cephalotes atratus)라는 이 개미는 중남미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며, 주로 죽은 나무나 새의 배설물을 먹고 산다.
주로 높은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이 개미가 교수의 눈길을 끈 것은 특이하게 붉은색을 띤 엉덩이 때문이었다. 이 감염된 개미는 엉덩이가 빨간 열매처럼 보인다고 해서 ‘레드베리 개미’라고도 불린다.
머메코네마 네오트로피컬: 개미를 조종하는 교묘한 기생충의 생존 전략
이 붉은 색의 정체는 머메코네마 네오트로피컬(Mermithonema neotropicale)이라는 기생충 때문이다. 이 기생충의 생활사는 새의 배설물에서 시작된다. 세팔로테스 아트라투스 개미는 새 배설물을 찾아 먹는데, 이 속에는 소화가 덜 된 곤충과 같은 영양분뿐만 아니라 머메코네마 네오트로피컬 선충의 알도 포함되어 있다.
개미들이 배설물과 함께 기생충의 알을 섭취하면, 그것은 개미 유충의 먹이가 된다. 개미 유충이 자라 번데기가 되는 동안, 수컷과 암컷 선충은 개미의 배 부분으로 이동한다. 유충이 성장하여 성체 일개미가 되어도, 감염 초기에는 겉으로 봐서는 어느 개미가 감염되었는지 구별할 수 없다.
짝짓기 후 수컷 선충은 분해되어 사라지지만, 암컷은 알을 낳아 개미의 복부를 채운다. 이때부터 개미의 엉덩이 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기생충 알들이 성장함에 따라 개미의 뱃속은 옅은 호박색의 선충 알로 가득 차게 되고, 결국 개미의 엉덩이는 새들이 선호하는 빨간 과일과 유사한 모양으로 변모한다.

숲속 먹이사슬의 교묘한 조종자, 생존을 위한 진화적 프로그램
머메코네마 네오트로피컬은 단순히 개미의 모습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기생충은 개미의 행동까지 조종해 감염된 개미가 엉덩이를 높이 쳐들도록 만든다. 이는 새들의 눈에 더 잘 띄게 하여 포식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새가 감염된 개미를 먹으면 기생충의 생활사는 완성된다. 하지만 빨간 과일이 많은 열대우림에서 개미가 새의 눈에 띄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기생충은 숙주 조종이라는 추가 전략을 발달시켰다. 이 영특한 기생충의 유전자 속에는 파나마 정글의 먹이사슬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입력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가 감염된 개미를 먹어도 새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새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다른 나무에 배설을 하고, 그 배설물 속의 기생충 알은 또 다른 개미에게 섭취되어 생활사를 계속한다.
보이지 않는 생태계의 지배자, 기생충의 놀라운 적응력
콜로라도 섬의 수많은 동식물이 어우러진 생태계에서 새들은 자유롭게 비행하며 먹이활동을 한다. 그리고 어딘가의 나무 위에서는 또다시 빨간 엉덩이를 가진 개미가 생겨나 배고픈 새를 유혹하게 될 것이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열대우림 생태계의 질서를 지배하는 중요한 한 축은 바로 기생충이다. 머메코네마 네오트로피컬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개미의 외형과 행동을 교묘하게 조작하며, 새와 개미를 연결하는 숨겨진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본 기사내용은 유튜브상 다른 유튜버 분들이 제작하신 유튜브 동영상 중 독자들이 관심을 갖을 만한 흥미로운 내용을 발췌, 요약, 정리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아래에 발췌한 유튜브 동영상을 올려드립니다.]
기생충은 왜 개미의 엉덩이를 빨갛게 만들었을까? 🐜 기생충에 감염된 개미의 엉덩이 | 열대 밀림의 개미들 | 기생 | 다큐프라임 – YouT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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