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생 집단행동 마무리 수순, 전국 의대생들 속속 복귀 결정, 빅5 완전복귀 이끌어
전국 의과대학생들의 대규모 복귀 흐름이 형성되면서 1년 이상 지속되어온 의대생 집단휴학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가 제시한 3월 말 복귀 시한을 맞아 소위 ‘빅5’ 의대(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울산대·가톨릭대)를 필두로 고려대와 충남대, 부산대 의대생들도 전원 복귀를 결정했다.
31일 각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가천대, 건국대, 계명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아주대, 원광대, 한양대가 이날 등록 및 복학 신청을 마감한다. 이로써 4월 초·중순까지 신청 기한을 연장한 강원대와 전북대를 제외한 38개 의대가 의대생 등록·복학 신청을 마무리하게 됐다.

강력한 제재 압박과 설득 병행으로 집단행동 와해
정부는 지난 7일 ‘3월 내 전원 복귀할 경우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의대생들은 ‘미복귀 휴학’을 이어간다는 기조를 유지했으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20일 학생대표 공동 성명서에서 “적법하게 제출한 휴학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그러나 의대 학장·교수진의 지속적인 설득과 동시에 대학 측의 학칙에 의거한 엄정 처분 방침이 겹치면서 의대생들 사이에서 변화의 흐름이 형성됐다. 연세대 의대생들이 가장 먼저 ‘일단 등록’으로 결정한 데 이어 서울대 의대 학생회도 복귀로 선회하면서 전국적인 복학 물결이 시작됐다.
빅5 의대 전원복귀가 지방 국립대까지 파급력 발휘
서울대 의대는 등록 대상자 전원이 등록을 마쳤고, 연세대는 1명을 제외한 전원이 복귀했다. 이후 성균관대, 가톨릭대, 울산대 등 ‘빅5’ 의대생들의 완전 복귀가 이루어졌으며, 고려대와 거점국립대인 충남대, 부산대 의대생들도 모두 돌아왔다. 차의과대 역시 복귀율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 증원의 최대 수혜자로 거론되었던 지방 국립대의 경우에도 충남대를 중심으로 높은 복귀율을 보이고 있다. 인하대 등 일부 의대에서는 여전히 미복귀자가 다수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대세’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의대협, 투쟁 지속 의지 표명하나 단일대오 유지 곤란 인정
의대협은 전날 회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원들이 꿈꾸는 의료의 모습을 규합하지 못한 것에 엄중한 책임을 느낀다. 또한 교육부와 그에 굴종한 학교로부터 끝까지 적법한 휴학원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크나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실상 단일대오 유지가 어려워진 상황을 인정했다.
그러나 “우리마저 침묵하면, 오늘의 협박은 내일의 기준이 되며 불의는 정당화될 것”이라며 “온갖 협박과 유린, 계엄에도 결국 학생들은 한곳으로 또 모인다. 학생들이 모이는 한, 의대협 역시 포기하지 않겠다”고 투쟁 의지를 강조했다.
교육부, ‘전원 복귀’ 기준과 복귀율 취합 결과 주목
교육부는 31일까지 전국 의대의 복귀율을 취합하고 ‘전원’으로 볼 수 있을지 판단을 내린 후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원’의 의미는 100%가 아닌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공동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대학에서 일반적으로 15% 정도 학생이 입대, 해외 연수 등으로 휴학 상태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절반 이상이 돌아와 수업을 들으면 복귀가 이뤄진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는 복귀율에 대한 공식 입장을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남은 과제: 등록이 실제 수업 이수로 이어질지 여부
복귀율이 어느 정도든 학생들이 1년여 만에 돌아온 만큼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3,058명으로 환원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남은 과제는 ‘학기 등록’이 ‘정상적인 수업 이수’로까지 이어질지 여부다.
연세대 등 일부 의대 학생회는 미등록 휴학에서 등록 후 휴학·수업 거부로 투쟁 방식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대생들이 등록 후 다시 휴학하거나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의대 정원을 5,058명으로 재조정할 가능성도 있어 의정 갈등의 2라운드가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복귀 흐름이 전반적으로 형성된 만큼 의대 교육 정상화는 상당 부분 진전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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