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협 대선기획본부 출범, 의사 대표자들 한목소리…“정치 도구 아닌 국민 생명 지키는 본질로 돌아가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4월 13일 서울 용산구 회관에서 ‘대선기획본부 출범식 및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의료정상화 대응에 나섰다.
의협은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 정국에서 왜곡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고,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범의료계 차원의 대응을 선언했다.
민복기 대구광역시의사회 회장은 출범선포문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는 오랜 기간 정치 논리에 휘둘려 왔고,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의료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고, 국민의 건강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경호 전라북도특별자치도의사회 회장도 “전문가의 판단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시된 탓에 지난 1년간 의료현장은 황폐화됐다”고 비판했다.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은 “더는 의료의 붕괴를 외면할 수 없다”며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결정적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의료는 국민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이지, 정치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를 위해 의협은 대선기획본부 출범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의료정상화 논의 본격화…의협, 공약 수렴·정책 제안 예고
이날 대회사에서 김택우 회장은 대선기획본부 출범의 배경을 설명하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의협은 즉각 대응에 나섰고, 의료계의 요구를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해 본 기획본부를 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선기획본부는 지역 및 직역을 아우르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건의료 관련 의협의 정책 공약을 정리하고, 이를 각 정당에 전달하여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의협은 “이번 대선이야말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결정짓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각 의료단체의 결집된 의견을 토대로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과 의료붕괴…의협 “의료현장 황폐화, 피해는 국민 몫”
김택우 회장은 대회사에서 현 의료현장의 참담한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추진으로 인해 의료현장이 붕괴 직전에 놓였고, 의대생들은 학습권 침해로 인한 교육 중단 상태에 처했다”며 “이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탄핵 인용이라는 헌정 중단 사태를 계기로 의료계의 목소리를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회장은 “의료농단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조속히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그동안 추진된 의대 정원 확대, 필수의료 패키지 등 비현실적인 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의문 통해 정부에 5대 요구…“지금은 회복의 시간”
이날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한 대표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에 5가지 요구사항을 강력히 전달했다.
첫째, 의료계와 단절된 채 운영되고 있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즉시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둘째, 의협과 보건의료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정식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셋째,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부과된 위헌적 행정명령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학습·수련권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시행하라고 밝혔다.
넷째, 교육부는 실태조사를 통해 교육 불가능 대학에 대한 입학정원 조정 등 현실적인 대책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다섯째, 의협은 앞으로도 의료의 본질과 가치를 훼손하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 의료의 회복에 앞장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결의문은 “지금 필요한 것은 강행이 아닌 회복이며, 정치가 아닌 전문가 중심의 과학적 정책이 절실하다”며 “의료의 본래적 가치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의료계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총의 모으는 출발점…“국민과 함께 의료 되살릴 것”
이번 출범식은 의사 단체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넘어 하나의 결집된 의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택우 회장은 마무리 인사에서 “무엇을 하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할지에 대한 총의를 모으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번 출범식을 계기로 의대 교육정상화와 보건의료체계 복원을 위한 본격적인 정치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대선기획본부는 단기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의료가 지속 가능하고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장기적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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