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대상 병원 제외 포함된 2026년 세법개정안에 대한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대한병원장협의회(회장 이상운, 이하 병원장협)는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법개정안에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한 조치에 대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병원장협은 이번 조치가 지역 의료와 필수의료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 ‘아스팔트 위에서 말라 죽어가는 의료’를 발표했다.
병원장협은 성명서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 중소 병원들이 처한 상황을 비 온 뒤 아스팔트 위에 놓여 고사 위기에 처한 지렁이에 비유하며, 지역 최전선에서 필수의료를 지켜온 의료기관들이 마주한 현실이 매우 참혹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업 상속 원활화와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국민 건강의 핵심인 병원을 공제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치명적인 정책적 오류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방 중소 병원의 폐업 위기와 필수의료 시스템의 붕괴 가능성
병원장협은 특히 지방 중소 병원의 폐업을 유도하는 정책이 지역 의료와 필수의료의 기능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추진해온 지역 의료 강화와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은 중소 병원의 역할 없이 결코 완성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법개정안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병원 승계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지방의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수술실이 순차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는 결국 분만할 병원이 없어 타지로 이동해야 하거나 응급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지방의 비극적인 현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병원장협은 강조했다.
의료기관 승계의 본질은 재산 대물림이 아닌 책임의 연속성
병원장협은 병원의 승계가 단순한 개인 재산의 대물림이 아니라 의료 서비스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책임의 계승임을 분명히 했다. 병원에는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인력과 행정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지역 사회와 형성해온 신뢰와 의료 서비스의 체계가 축적되어 있다.
중소 병원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폐업이나 매각을 선택하게 될 경우, 그 피해는 병원 운영자 개인에게 그치지 않는다. 사명감을 가지고 현장을 지켜온 의료인들과 해당 병원을 이용하던 지역 주민 모두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이 병원장협의 지적이다. 병원장협은 의료기관의 공공적 성격을 고려할 때 일반 기업보다 더욱 강력한 승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장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 초래할 제2의 부동산 정책 실패 우려
이번 세법개정안의 병원 배제 조치가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시장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병원장협은 이러한 행태가 과거 실패했던 부동산 정책들과 흡사하다고 비판하며, 병원에 대한 가업승계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필수의료의 몰락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조세 형평성의 문제를 넘어 지역 의료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가업승계가 절실한 중소 병원들은 주로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이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등 필수 영역을 지탱하는 핵심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지역의료 연속성 보장을 위한 합리적 승계 지원 방안 마련 촉구
한편, 대한병원장협의회는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대한분만병의원협회와 함께 오는 19일 13시 대한의사협회 지하 1층 대강당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계는 정부의 비정한 세법개정안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수많은 지방 의료기관이 상속세 부담 아래 고사할 것이며, 이는 곧 지역 의료의 말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공식화할 방침이다.
병원장협은 정부가 2026년 세법개정안에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한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병원의 공공적 역할과 지역 의료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합리적인 승계 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의료계는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필수의료 지속성을 지키기 위한 공동 대응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