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벽이 두꺼워지는 담낭선근종증, 담석 없는 명치 통증의 원인과 암 감별 진단 기준
담낭 내부에 결석이 발견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명치 부근의 통증이나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담낭선근종증(Gallbladder Adenomyomatosis) 진단 사례가 늘고 있다.
담낭선근종증은 담낭벽의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고 근육층이 두꺼워지면서 담낭벽 내부에 작은 주머니 형태의 게실이 형성되는 양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초음파 검사에서 담석증과 혼동되거나 초기 담낭암과 유사한 형태를 보여 정밀한 감별 진단이 요구된다.

로키탄스키-아쇼프 게실 형성과 담낭벽의 구조적 변화
담낭선근종증의 핵심 병리 기전은 로키탄스키-아쇼프 게실(Rokitansky-Aschoff sinuses, RAS)의 형성이다. 담낭 점막 상피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담낭벽의 근육층을 뚫고 함입되면서 작은 낭성 구조물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담낭벽은 정상 두께인 3mm를 초과하여 비대해진다.
전형진 민병원 외과 원장은 ‘담낭선근종증은 담낭 내부의 압력이 상승하면서 점막이 근육층 사이로 밀려 들어가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이 게실 내부에 담즙 찌꺼기인 담사나 미세한 결석이 쌓이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담낭의 수축 기능을 저하시켜 식후 상복부 불쾌감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국소형부터 전반형까지 발생하는 세 가지 임상 유형
담낭선근종증은 병변의 발생 위치와 범위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담낭 저부(바닥 부분)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국소형(Fundal type)으로 가장 흔한 형태다. 둘째는 담낭의 중간 부분이 두꺼워져 담낭이 모래시계 모양으로 변하는 분절형(Segmental type)이다. 셋째는 담낭 전체 벽이 두꺼워지는 전반형(Diffuse type)이다.
이 중 분절형은 담낭 내부를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시켜 담즙 정체를 유발하며, 이는 담석 형성 및 만성 담낭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분절형 담낭선근종증은 다른 유형에 비해 담낭암 동반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임상적 주의가 필요하다.

초음파와 MRI를 활용한 담낭암과의 정밀 감별 진단
담낭선근종증의 진단에는 복부 초음파가 1차적으로 사용된다. 초음파 검사 시 두꺼워진 담낭벽 내부에 작은 구멍들이 관찰되거나, 혜성 꼬리 모양의 아티팩트(Comet-tail artifact)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담낭벽이 불규칙하게 두꺼워진 경우 악성 종양인 담낭암과 구별하기 매우 어렵다.
양재한 광주바로병원 원장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담낭선근종증은 MRI 검사에서 게실들이 진주 목걸이 모양(Pearl necklace sign)으로 배열된 특이 소견을 보인다’며, ‘컴퓨터단층촬영(CT)보다 MRI가 담낭암과의 감별 진단에서 더 높은 정확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진단이 불분명할 경우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CT)을 병행하여 대사 활성도를 확인하기도 한다.
수술적 절제가 필요한 임상적 판단 기준과 후속 조치
담낭선근종증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무증상인 국소형의 경우 정기적인 초음파 추적 관찰이 권고된다. 하지만 명확한 우상복부 통증이 있거나 담석이 동반된 경우, 담낭벽의 두께가 급격히 두꺼워지는 경우에는 담낭 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분절형 담낭선근종증 환자나 영상 의학적 검사로 담낭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게는 선제적인 수술이 권장된다. 수술은 주로 복강경을 통해 이루어지며, 절제된 조직에 대한 병리 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악성 여부를 확진한다. 증상이 없는 환자는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담낭벽의 변화 양상을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인 임상 지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