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사망 선고, 도수치료 관리급여 정책 무효화 및 국민 건강권 침해 중단 촉구
대한도수의학회(이하 ‘학회’)는 8일 현재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의결한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및 급여기준’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이를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학회는 이번 정책이 의료계 전문가들의 학문적, 실질적 의견을 철저히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되었음을 지적하며, 이는 국민의 진료권과 근거중심의학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 도수의학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실 외면한 저수가 책정과 도수의학 위기
보건복지부는 유사 건강보험 행위 수가와 시장가격,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하여 도수치료 수가를 모든 종별에 동일하게 43,850원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도수의학회는 이러한 수가 책정이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학회는 도수치료는 비급여 항목으로서 환자의 상태, 부위, 치료 난이도에 따라 투입되는 의료 자원과 시간이 천차만별인 맞춤형 의료 행위이며,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술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률적인 가격으로 묶는 것은 의료 행위의 가치를 심각하게 저평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확정된 수가는 가장 보수적으로 책정되었다고 평가받는 산재보험 도수치료 수가인 68,000원의 약 65% 수준에 불과한데, 학회는 이러한 저수가 정책이 일선 의료기관에 사실상 도수치료 중단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결국 양질의 치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는 국민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는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의료 서비스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학회의 입장.
의학적 근거 없는 기계적 횟수 제한의 부당성
정부가 제시한 급여기준인 ‘주 2회 이내 시행, 연간 총 15회 초과 산정 불가’ 조항에 대해서도 학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 의학의 근간인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획일적인 제한은 어떠한 의학적 근거도 찾을 수 없는 독단적인 규제라는 지적이다. 도수의학은 수백 년의 역사를 통해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그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받았으나, 어느 선진국에서도 이처럼 기계적인 횟수 제한을 적용하는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학회는 강조했다.
이에 척추 및 관절 질환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증상의 경중, 발병 원인에 따라 치료 기간과 횟수가 달라져야 하며, 수술이나 골절 이후 관절 구축이 발생한 환자에게 최대 24회까지만 인정하겠다는 기준 역시 임상 현장의 복잡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학회는 설명했다. 학회는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여 최선의 치료를 지속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정한 기준 때문에 치료를 도중에 중단해야 하는 상황은 명백한 ‘의료 방해’ 행위라고 정의했다. 보건복지부가 스스로 근거 없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의료 현장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민간 보험사 이익 대변 의혹 및 관리급여화의 모순
학회는 보건복지부가 내세운 ‘과잉 진료 해소’라는 명분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과잉 진료와 적정 진료에 대한 객관적인 정의와 기준이 부재한 상태에서, 의사가 정당하게 시행한 의료 행위를 과잉 진료로 매도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비급여 진료비는 국민건강보험 재정과 무관하며, 실손보험을 운영하는 민간 보험사의 재정과 직결되는 영역임을 강조했다. 오히려 비급여였던 항목을 관리급여에 포함시켜 건강보험 재정을 지출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건보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학회는 현재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약관 개정을 통해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등의 보장 범위를 축소하며 자사의 이익을 보전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러한 민간 보험사의 행태는 방관하면서, 오히려 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듯한 ‘관리급여화’ 정책으로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정부 기관인지, 아니면 대기업 손보사의 정책 대리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합리적 이원화 체계 도입과 전문성 인정 촉구
대한도수의학회는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음을 강조했다. 시술의 난이도와 전문성에 따라 ‘특수도수치료’와 ‘단순도수치료’로 이원화하고, 그에 걸맞은 차등 수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 교육을 이수한 의사라면 누구나 정당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의료계 스스로 질 관리와 자정 노력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회는 정부가 의학적 근거가 전무한 횟수 제한 조항을 즉각 폐기하고, 의료기관의 고사를 초래하는 저수가 결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민간 손보사의 이익을 위한 관리급여화 시도를 중단하고, 학회가 제시한 합리적인 이원화 체계를 도입할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만약 정부가 이번 고시안을 원안대로 강행할 경우, 대한도수의학회는 전체 의료계 단체와 연대하여 정당한 진료권을 수호하기 위해 결사 항전할 것임을 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