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로봇수술기 재사용 부품 감염 관리… “제공된 정보와 지침, 반드시 따를 것”
첨단 의료의 상징인 로봇수술기의 위생 및 감염 관리 실태에 대해 보건 당국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최근 의료 현장에서 로봇수술기 주요 구성품의 재사용 과정 중 감염 관리 부실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는 지난 11월 24일, 일선 의료기관과 관련 단체에 로봇수술기 사용 시 멸균 및 소독 기준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로봇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재사용 가능한 부품의 오염 문제가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국정감사가 쏘아 올린 ‘위생 경고등’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 2025년 국정감사였다.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로봇수술기의 주요 구성품, 즉 내시경 겸자, 봉합기, 가위 등의 재사용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기구는 환자의 몸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3등급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매우 높은 수준의 감염 관리가 요구된다. 하지만 국정감사와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제기된 현실은 우려스러웠다. 일부 현장에서 멸균과 소독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이로 인한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되는 등 관리상의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로봇수술 기구는 사람의 손보다 훨씬 정교한 관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수술에는 유리하지만, 그만큼 세척과 멸균이 까다롭다. 미세한 틈새에 혈액이나 조직 등 유기물이 남을 경우, 이는 곧바로 다음 수술 환자의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약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행정 조치에 착수했다.
법적 의무 사항: 제조사 매뉴얼은 ‘필수’
식약처는 이번 안내를 통해 현행법상 규정된 의무 사항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의료기기법」 제22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43조(첨부문서의 기재사항) 제1항 제6호에 따르면, 의료기기 제조업자와 수입업자는 멸균 후 재사용하는 의료기기에 대해 필수 정보를 첨부문서에 기재해야 한다.
여기에는 ▲소독 방법 ▲재멸균 방법 ▲재사용 횟수 제한 내용 등이 포함되며, 재사용을 위한 적절한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담겨야 한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자가 이러한 정보를 의료기관 등 사용자에게 정확히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안전한 사용을 위한 ‘사후 관리 매뉴얼’ 제공까지가 제조사의 법적 책임임을 명시한 것이다. 식약처는 제조사가 제공한 이 정보들이 현장에서 사문화되지 않고 실제 감염 관리 프로세스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의 책임: “제공된 정보와 지침, 반드시 따를 것”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실제 기기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을 향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식약처는 의료기관이 로봇수술기 등을 사용할 때 제조·수입업자로부터 제공된 재사용 절차 등의 정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또한 보건복지부 고시 등과 연계된 「의료기관 사용 기구 및 물품 소독 지침」을 철저히 따를 것을 요구했다. 이는 의료기관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소독 횟수를 줄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멸균 방법을 사용하는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환자 안전이 최우선… 모니터링 강화 예고
로봇수술은 정밀함과 빠른 회복 속도로 인해 많은 환자가 선호하는 수술법이다. 하지만 그 기저에 ‘완벽한 멸균’이라는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첨단 기술은 오히려 흉기가 될 수 있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공문 발송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의료기관 인증 평가나 지자체 보건소의 점검 과정에서 로봇수술 기구의 재사용 매뉴얼 준수 여부가 주요 점검 항목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식약처는 이번 안내를 시작으로 의료기기 안전 사용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감염 관리 문제에 있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다는 것이 식약처의 확고한 입장이다.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전국의 모든 병원은 이제 내부 감염 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다.

당신이 좋아할만한 기사
간병비 월 400만원, 간병 파산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