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먹는 알부민 의학적 효과’ 근거 부족… 의료인 상업적 이용 엄단
대한의사협회는 17일 최근 홈쇼핑과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이른바 ‘먹는 알부민’ 건강식품 광고에 대해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의협은 해당 제품들이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기력 회복 등 의학적 효능을 갖춘 것처럼 홍보되는 상황이 과학적 근거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특히 일부 의사가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하거나 광고 모델로 등장해 효능을 강조하는 사례를 심각한 윤리적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자정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알부민의 생리적 기능과 경구 섭취의 한계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혈장 단백질의 일종으로 체내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삼투압 조절과 호르몬, 약물 등 다양한 물질의 운반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정상적인 간 기능을 가진 성인의 경우 하루 약 10g에서 15g의 알부민이 생성되며 이는 혈장 단백질의 약 60%를 차지한다. 의료 현장에서는 간경변증이나 신증후군 환자 등 알부민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 환자에게 주사제 형태로 투여하여 즉각적인 혈중 농도 상승을 유도한다. 그러나 의협의 설명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먹는 알부민 제품은 섭취 시 위장관의 소화 과정을 거치며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단백질이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단위로 쪼개져 흡수되기 때문에 이를 먹는다고 해서 혈중 알부민 농도가 직접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건강인이 육류나 달걀 등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과 먹는 알부민 제품을 섭취하는 것 사이에는 유의미한 의학적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의협은 식품에 불과한 제품을 마치 특별한 치료 효과가 있는 의약품처럼 홍보하는 행위가 의사라는 전문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이용한 기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주사제용 알부민의 효능을 언급하며 경구용 제품도 동일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오인을 유도하는 표현은 의사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간주된다.
과학적 근거 없는 피로 개선 및 면역력 증진 광고
현재 유통되는 다수의 먹는 알부민 광고는 해당 제품이 피로를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인다는 점을 주요 소구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의협은 일반 건강인을 대상으로 이러한 효과가 임상적으로 입증된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부민의 생리적 기능을 나열한 뒤 해당 제품을 섭취하면 그 기능이 그대로 발현되는 것처럼 묘사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과대광고의 형태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광고 방식은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질병 치료 시기를 놓치게 만들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쇼닥터 행태 근절 및 의료계 자정 노력 강화
의협은 오래전부터 이른바 ‘쇼닥터’ 문제를 제기하며 의료인의 전문성이 상업적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는 상황에 대해 경고해 왔다. 일부 의사나 한의사가 방송 및 소셜미디어에서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건강 정보를 전달하거나 특정 제품의 효능을 과장하는 행위는 의료계 전체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의협은 이번 먹는 알부민 광고 사태를 계기로 의료인의 사회적 책무와 전문직 윤리를 재확립하기 위한 내부 감시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2014년 제정된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의료인은 방송 등에서 특정 식품이나 약품의 효능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요구 사항도 구체화됐다. 의협은 주무 부처인 식약처가 알부민 등 특정 성분을 질병 치료와 연관 지어 홍보하는 사례를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과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광고 영상 및 게시물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사후 제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강기능식품법 제18조는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수 있는 모호한 표현들에 대한 가이드라인 정립도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윤리위원회 회부 및 징계 절차 착수 계획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광고에 가담한 의사들의 행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제품의 개발 단계부터 마케팅 과정까지 의료인의 개입 정도를 파악하여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중앙윤리위원회 회부를 통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의료계 전체의 윤리적 기준을 바로 세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의협은 앞으로도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상업적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대응할 방침이다.
의협은 회원들에게도 의료인으로서의 본분을 지키고 국민에게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전달하는 데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협회 차원의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는 향후 정기 대의원 총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경과가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의료 전문가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