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대법원 트럼프 관세 위법 판결, 글로벌 시장에 ‘거시적 촉매제’ 역할
미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이 위법하다고 최종 판결하면서 뉴욕 증시와 비트코인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 대통령 권한의 한계와 입법부-행정부 간 권력 분배에 중대한 의미를 가지며, 동시에 주식, 채권, 통화, 글로벌 무역 흐름 전반에 걸친 거시적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에 즉각 반발하며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새로운 10% 추가 관세 부과 행정명령 서명했다.

미 연방 대법원, 트럼프 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
미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이 위법하다는 하급심의 결정을 6대 3으로 확정했다. 앞서 1심과 2심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포괄적 관세를 도입한 것이 권한 남용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통령의 무역 관련 권한에 대한 법적 한계를 명확히 설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 증시 및 암호화폐 시장, 판결 직후 일제히 랠리
대법원의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1.05포인트(0.25%) 오른 49,516.21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23.81포인트(0.35%) 상승한 6,885.70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114.33포인트(0.50%) 상승한 22,797.06을 가리키며 상승 출발했다. 유럽 증시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 대비 0.85% 오른 6,111.17에 거래됐으며, 영국 FTSE100 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각각 0.59%, 0.52% 상승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1.14% 올랐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54% 상승한 6만8001달러를 기록하며 6만8000달러를 회복했다. 이더리움과 리플, 바이낸스 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도 일제히 랠리했다.

인플레이션 및 GDP 위축에도 시장 반등 성공
이날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고,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하락 출발했었다. 미국 상무부는 작년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연율 환산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분기 성장률 4.4%와 비교하면 대폭 하락한 것이며 시장 예상치 3%를 크게 밑도는 수치였다. 12월 PCE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달보다 0.4% 올라 시장 예상치 0.3%를 상회했고,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전품목 PCE 가격지수도 0.4% 상승하여 시장 전망치 0.3%를 웃돌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되며 증시는 상승 반전했다.
트럼프, ‘맞불 관세’로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즉각 반발했다. 그는 무역법 제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좋은 소식은 이 끔찍한 판결을 한 대법원 전체와 의회도 인정하고,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1977년 제정)에 따른 관세보다 강력한 수단, 방법, 법규, 권한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이 부적절하게 거부한 관세들을 대체할 다른 대안들을 이제 사용하겠다고 강조하며, 자신들에게 대안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우리를 뜯어낸 다른 나라들이 황홀해하고 있다. 그들은 너무 행복해하며 거리에서 춤추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춤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로운 관세 법적 근거와 향후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IEEPA 대신 사용할 관세 부과 수단으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및 122조, 관세법 338조 등을 거론했다. 특히 무역법 122조는 미국의 국제수지에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통령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최대 15%의 관세를 최대 150일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이전에 사용된 적 없는 법안으로 알려졌다. 그는 ‘섹션 232’와 ‘섹션 301’에 따라 시행 중인 모든 관세는 완전히 유지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관세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에 대한 “백업 계획의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국제 유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징수된 관세의 환급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돈을 유지하라든지 돌려주라든지 한 문장이라도 넣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언급조차 없다”며 대법원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