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속에 숨은 시한폭탄 액세서리 주상골, 성인 10%가 겪는 발 내측 통증의 실체
인간의 발은 26개의 뼈가 정교하게 맞물려 몸의 하중을 견디는 아치 구조를 형성한다. 그러나 성인 10명 중 1명꼴로 이 정교한 설계도에 없던 불필요한 뼈를 하나 더 가지고 태어난다. 바로 발목 안쪽 주상골 옆에 위치한 액세서리 주상골(부주상골)이다. 현재 발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가 이 뼈의 존재를 모르고 지내다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액세서리 주상골은 출생 시 뼈가 제대로 합쳐지지 않아 발생하며, 전체 인구의 약 10~14%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청소년기 신체 활동이 왕성해지는 시기에 처음 통증이 나타나지만, 성인이 된 이후 외상이나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 작은 뼛조각이 단순히 통증을 유발하는 수준을 넘어, 발의 전체적인 구조를 무너뜨리는 평발화의 시발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해를 돕기위해 만든 AI 제작 이미지입니다.
후경골근 건의 배신 아치를 지탱하는 힘의 균형이 깨지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조직은 후경골근 건이다. 정상적인 발에서 이 힘줄은 주상골에 단단히 부착되어 발바닥 아치를 위로 끌어올리는 지지대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액세서리 주상골이 있는 경우, 후경골근 건이 주상골이 아닌 부적절한 위치인 액세서리 주상골에 부착되는 변수가 발생한다. 이는 발의 역학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치명적인 결함이 됐다.
2010년대부터 국내외 족부 전문 학계에서 발표된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후경골근 건이 액세서리 주상골에 붙게 되면 지렛대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치를 받쳐주는 힘이 급격히 약화된다. 힘줄이 당겨주는 방향이 어긋나면서 발의 내측 아치는 서서히 주저앉게 된다. 과거 1929년 키드너(Kidner)가 처음 정립한 이 기전은 2026년 현재에도 족부 정형외과에서 액세서리 주상골 증후군을 진단하는 가장 권위 있는 이론적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방치하면 평발로 진행 보행 불균형이 초래하는 연쇄 반응
액세서리 주상골로 인해 아치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이는 후천적 평발로 이어진다. 발바닥이 평평해지면 지면으로부터 오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발목은 물론 무릎, 골반, 허리까지 통증이 확산되는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초기에는 발목 안쪽이 붓거나 신발에 눌려 아픈 정도에 그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조금만 걸어도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보행 패턴 자체가 변형된다.
특히 운동선수나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서 이 질환은 더욱 치명적이다. 반복적인 자극으로 인해 액세서리 주상골과 본래의 주상골 사이의 결합 부위가 벌어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후경골근 건의 기능은 더욱 상실된다. 대한족부족관절학회가 과거부터 강조해 온 부주상골 증후군의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뼈 자체의 문제보다 그 뼈로 인해 발생하는 힘줄의 기능 부전이 전신 체형 불균형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영관 광주바로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는 “액세서리 주상골은 단순히 뼈가 하나 더 있는 상태가 아니라, 발의 아치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인 후경골근의 부착 지점을 왜곡해 발의 역학 구조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질환”이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힘줄의 기능이 상실되면서 성인기에 급격한 후천적 평발화와 발목 관절의 조기 퇴행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통증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 힘줄의 부착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해를 돕기위해 만든 AI 제작 이미지입니다.
보존적 치료부터 수술적 교정까지 내 발의 아치를 지키는 법
액세서리 주상골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 치료, 물리 치료와 더불어 아치를 받쳐주는 맞춤형 깔창(인솔)을 사용하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이는 후경골근 건에 가해지는 과도한 부하를 분산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평발로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2026년 현재는 생체 역학적 분석을 통한 개인별 맞춤 인솔 기술이 발달하여 보존적 치료의 성공률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이미 평발 변형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수술법인 키드너 수술은 불필요한 액세서리 주상골을 제거하고, 잘못 부착된 후경골근 건을 원래 위치인 주상골에 다시 견고하게 부착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단순히 뼈를 깎아내는 작업을 넘어 발의 역학적 기능을 복원하는 고도의 수술이다. 발목 안쪽의 작은 통증을 무시하지 않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 그것이 10%의 확률로 찾아온 불청객으로부터 내 몸의 기초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백경우 나음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부주상골로 인한 아치의 붕괴는 발목에 국한되지 않고 무릎, 골반, 허리로 이어지는 신체 운동 사슬 전반에 부정렬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되며, 특히 활동량이 많은 청소년이나 운동선수의 경우, 불필요한 뼛조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보행 불균형이 만성적인 근골격계 통증으로 고착화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생체역학적 분석을 통한 맞춤형 인솔 처방과 근육 재교육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전신 체형의 균형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