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 병원 가업상속공제 대상 포함 요구하며 정부 개정안에 공식 의견 제출
대한병원협회(회장 유경하)가 2026년 8월 11일, 정부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협회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 법률안 의견서’를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그리고 국회에 제출하며 의료기관의 영속성이 지역 의료 체계 유지에 직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건의는 정부가 지난 2026년 8월 4일 입법예고한 개정안에서 병원이 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전문 기술과 경영 노하우 승계라는 제도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업종
병원협회 측은 병원이 이번 개정안이 지향하는 ‘전문 기술 및 경영상 노하우의 승계’라는 목적에 가장 적합한 산업군이라고 설명했다. 수십 년에 걸쳐 정립된 수술 기법과 진료 프로토콜, 고도화된 감염 관리 및 환자 안전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직종 간의 유기적인 협업 구조는 병원만이 가진 독보적인 무형 자산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다수의 의료기관이 독자적인 치료 기술이나 의료기기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첨단 재생 의료와 세포 치료 등 미래 산업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러한 유산은 단기간에 형성될 수 없는 만큼, 세대 간 승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보존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협회의 시각이다.
단순 자산 보유 업종과의 차별성 및 엄격한 개설 주체 제한
협회는 정부가 병원을 마트, 주차장업, 창고업 등과 동일 선상에서 제외 업종으로 분류한 것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해당 업종들을 제외한 취지는 부동산 등 자산 보유 자체가 수익원이 되거나 자산 이전을 통한 상속세 회피 우려가 있기 때문이지만, 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의사 등 법정 개설 주체만이 운영할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상속인이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직접 경영과 진료에 참여하지 않는 한 승계 자체가 불가능하며, 의료 장비와 특수 설비는 타 용도로 전환하기가 매우 어려워 단순히 자산을 물려받는 방식의 편법 상속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병원을 자산 중심 업종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산업의 본질을 오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후 관리 요건 이행의 안정성과 지역 고용 유지 효과
개정안이 명시한 가업 유지 기간 10년, 근로자 수 및 총 급여액 90% 이상 유지, 가업용 자산 40% 이상 처분 제한 등 엄격한 사후 관리 요건을 병원은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실제 병원은 인력 투입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의사와 간호사뿐만 아니라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행정, 조리, 시설 관리 등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고용주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병원이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축인 경우가 많아, 병원의 승계는 단순한 경영권 이전을 넘어 지역 고용 시장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필수적인 장치라고 강조했다.
지방 중소병원 폐업 방지와 지역 필수의료 접근성 강화
특히 병원협회는 지방 중소병원의 승계 단절이 초래할 지역 의료 공백 문제를 심각하게 경고했다. 개인 병원의 경우 상속 시 최대 50%에 달하는 상속세율이 적용될 수 있는데, 토지와 건물, 고가의 의료 장비 등 비유동 자산 비중이 높은 병원 특성상 세금 재원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
지역에서는 병원을 인수할 수요도 충분하지 않아 결국 매각이나 폐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곧 응급, 중증, 분만, 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 서비스의 소멸로 직결된다는 우려를 전했다. 한 곳의 병원이 문을 닫는 것은 지역 주민의 진료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생명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것이 협회의 판단이다.
의료 생태계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정책적 결단 촉구
병원협회는 필수의료 인력과 인프라는 단기간에 대체하거나 복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병원의 운영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훨씬 효율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상속세 부담이 병원 승계의 걸림돌이 되어 수십 년간 쌓아온 지역 의료 자산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전향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병원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것이 결국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정부와 국회의 현명한 판단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