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건강에 좋다는 우유, 매일 3잔 이상 섭취 시 골절 발생 빈도 증가 우려
현재 의료계와 영양학계에서는 골다공증 예방의 필수 식품으로 꼽히던 우유의 효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랫동안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대명사로 인식됐던 우유가 오히려 골절 위험을 높이고 신체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의 중심에는 북유럽의 권위 있는 연구 기관이 실시한 대규모 추적 조사 결과가 자리 잡고 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Uppsala University) 연구진은 수만 명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의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추적한 결과, 우유 섭취량과 골절 발생률 사이에 예상치 못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2014.10.28. 국제학술지 BMJ(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된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칼 미켈슨(Karl Michaëlsson) 교수팀의 연구 [Milk intake and risk of mortality and fractures in women and men: cohort studies]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우유를 3잔(약 680ml) 이상 마시는 여성은 하루에 1잔 미만으로 마시는 대조군에 비해 골절 위험이 무려 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는 여성 6만 1,433명과 남성 4만 5,339명을 대상으로 각각 20년과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그 결과의 신뢰도가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우유 속 특정 성분이 체내에서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했다.

골다공증 예방 상식 뒤집는 스웨덴 연구팀의 대규모 추적 조사 결과
연구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우유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뼈 건강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약화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특히 고관절 골절의 경우 우유 섭취량이 많은 그룹에서 발생 빈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우유에 함유된 당 성분인 ‘갈락토스(Galactose)’를 지목하고 있다. 우유 속의 유당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갈락토스는 체내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칼 미켈슨 교수팀의 분석에 따르면, 연구 대상 여성들 중 우유를 과도하게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사망률 또한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충격을 더했다. 갈락토스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는 신체 전반의 만성 염증 수치를 높이며, 이는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한 각종 퇴행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중론이다.
서울 민병원 김경래 내과 대표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유 속 갈락토스가 체내 유입 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결과적으로 세포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핵심적인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러한 생화학적 반응이 뼈의 밀도뿐만 아니라 질적인 견고함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갈락토스 성분이 유발하는 체내 산화 스트레스와 노화 가속화 기전
우유 섭취가 세포 노화를 촉진한다는 주장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됐다. 앞서 언급된 칼 미켈슨 교수가 [Milk intake and risk of mortality and fractures in women and men: cohort studies] 논문을 통해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우유를 매일 3잔 이상 마시는 여성의 경우 하루 1잔 미만 섭취군보다 사망 위험(Hazard Ratio)이 1.93배 높았으며, 우유 1잔당 사망 위험은 평균 15%씩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갈락토스는 실험용 쥐의 노화를 유도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투여되는 물질일 정도로 노화와의 상관관계가 명확하다. 우리가 마시는 우유 한 잔에는 약 5g 정도의 갈락토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하루 3잔 이상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인체가 감당할 수 있는 대사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는 분석이다.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DNA 복구 능력이 저하되고, 이는 곧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의 활동 저하로 이어진다.
주목할 점은 모든 유제품이 이처럼 골절 위험을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치즈나 요거트와 같은 발효 유제품의 경우 우유와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해당 연구진의 데이터에 따르면, 발효 과정에서 갈락토스 함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뼈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발효 유제품을 매일 섭취한 그룹은 골절 위험과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우유 자체가 가진 칼슘 성분의 문제라기보다, 액상 우유 형태에 포함된 다량의 갈락토스가 문제의 핵심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골절 위험도 증가와 사망률 상관관계에 대한 의학적 분석
현재 전문가들은 우유 섭취 권장 가이드라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무조건적인 대량 섭취가 골다공증을 예방할 것이라는 믿음은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연구팀은 소변 내 산화 스트레스 수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8-iso-PGF2α’와 염증 지표인 ‘인터루킨-6’의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우유 섭취량이 1잔 늘어날 때마다 여성의 소변 내 8-iso-PGF2α 농도가 5%씩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등 우유를 많이 마시는 여성일수록 이 두 지표의 농도가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우유 섭취가 체내 염증 상태를 악화시킨다는 실증적인 근거로 활용됐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신체의 항산화 능력이 젊은 층에 비해 떨어지므로, 우유를 통한 과도한 갈락토스 유입이 뼈의 퇴행을 더욱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힘내라내과의원 이혁 원장은 “과도한 우유 섭취가 뼈의 기계적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대규모 임상을 통해 확인된 만큼, 성인의 경우 하루 우유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칼슘 섭취를 위해 오직 우유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멸치, 콩, 녹색 채소 등 다양한 급원을 통해 영양을 보충하는 식단 구성이 뼈 건강을 지키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유제품 섭취 방식의 변화와 뼈 건강을 위한 대안적 접근
우유는 더 이상 뼈 건강을 위한 만능 해결사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뼈의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칼슘 섭취뿐만 아니라 이를 뼈로 흡수시키는 비타민 D와 비타민 K2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유에만 집착할 경우 오히려 갈락토스의 부작용으로 인해 공들여 섭취한 칼슘이 뼈를 강화하는 데 제대로 쓰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재 영양학계에서는 액상 우유보다는 요거트나 치즈와 같은 발효된 형태의 유제품을 선택하거나, 칼슘이 풍부한 식물성 식품을 병행 섭취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단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근력 운동과 충분한 일조량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 우유 3잔 이상이 주는 골절의 역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지혜로운 식습관이 요구된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이라 할지라도 과유불급의 원칙은 예외 없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 결과는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맹목적인 식품 섭취가 아니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절제된 식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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