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고 무작정 굶었더니 발생하는 담석증 위험과 올바른 식이요법 가이드
2014년 1월 27일 국제학술지 ‘국제 비만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발표된 요한슨(Johansson K) 연구팀의 [Effect of a very low-energy diet on moderate and severe gallstone disease] 연구에 따르면, 초저열량 식단을 통해 급격한 체중 감량을 시도한 그룹 중 약 25%에서 담석증이 관찰됐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무작정 굶거나 지방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식단은 담낭의 정상적인 운동을 방해하여 담즙이 고이게 만든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쓸개)에 저장되었다가 음식이 들어오면 배출되어 지방 소화를 돕는 액체다. 하지만 장시간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담낭이 수축하지 않고 담즙이 정체되는데, 이 과정에서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엉겨 붙어 단단한 돌로 변하게 된다. 이러한 담석증은 단순한 소화 불량으로 오인하기 쉬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담석증(담낭 결석)은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한국인에게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것은 콜레스테롤 담석이다. 비만 자체가 담석의 위험 요인이기도 하지만, 정작 살을 빼기 위해 시작한 단식이 도리어 병을 키우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지방 섭취를 아예 끊어버리면 담낭은 담즙을 내보낼 신호를 받지 못한다. 고여 있는 담즙은 농축되면서 찌꺼기가 생기고, 이것이 점점 커져 담석이 된다.
힘내라내과의원 이혁 원장은 “급격한 단식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담낭의 운동성을 떨어뜨려 담석 형성을 촉진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왜 굶는 다이어트가 쓸개에 돌을 만들까?
담석증 예방을 위해서는 담낭이 주기적으로 비워져야 한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었을 때, 특히 지방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십이지장에서 ‘콜레시스토키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담낭을 수축시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극단적인 저열량 식단을 유지하면 이 기전이 작동하지 않는다. 담즙이 담낭 안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분은 흡수되고 성분은 농축되어 결정화가 진행된다. 결국 체중은 줄어들지 몰라도 담낭 안에는 돌이 쌓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1991년 2월 1일 ‘위장병학(Gastroenterology)’지에 게재된 에버하트(Everhart, J. E.) 박사의 [Contributions of obesity and weight loss to gallstone disease] 논문에 따르면 일주일에 1.5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담석 발생 확률을 현저히 높인다고 밝히고 있다.
증상 또한 명확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환자가 담석증으로 인한 통증을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위식도역류질환)으로 착각한다. 담석이 담낭관을 막으면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심한 통증(복통)이 나타나는데, 이는 주로 식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발생하며 짧게는 수십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 동안 지속된다. 통증이 오른쪽 어깨나 등 뒤로 퍼지는 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서울 민병원 정재화 소화기내과 원장는 “담석증은 방치할 경우 담낭염이나 췌장염으로 악화될 수 있어 초기 발견과 식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며 단순한 소화 불량 증상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복통과 담석증 증상은 어떻게 다를까?
담석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담도산통’이라 불리는 극심한 통증이다. 위염은 보통 타는 듯한 느낌이나 쓰린 증상이 나타나지만, 담석증은 쥐어짜는 듯한 강한 통증이 특징이다. 또한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만약 열이 나거나 황달(눈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함)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담석이 담관을 막아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담석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이 없는 담석은 경과를 관찰하지만, 통증이 반복되거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수술적 제거가 필요하다.

담석증을 예방하는 건강한 식습관은 무엇일까?
올바른 체중 감량은 무조건 굶는 것이 아니라 영양 균형을 맞춘 저열량 식단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데서 시작하다. 특히 담낭의 수축 기능을 돕기 위해 적정량의 불포화 지방산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올리브유나 견과류 등에 포함된 건강한 지방은 담낭 운동을 유도하여 담즙 정체를 막는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은 장내에서 콜레스테롤 배출을 도와 담석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도 담즙이 과도하게 농축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4년 2월 29일 발표한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연간 약 27만 명(2023년 기준)을 넘어섰으며 특히 비만 환자나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다이어트 중이라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평소와 다른 복부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 번 생긴 담석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다이어트가 담낭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되지 않도록 체계적이고 완만한 체중 감량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민병원 이광원 소화기내과 원장에게 듣는 담석증 예방과 다이어트 방법은?
Q. 다이어트를 할 때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식단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
무조건 지방을 배제하는 것은 위험하다. 담낭이 수축하여 담즙을 내보낼 수 있도록 끼니마다 소량의 건강한 지방을 포함해야 한다.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이나 견과류를 곁들이고, 정제된 탄수화물 대신 식이섬유가 많은 통곡물을 섭취하는 것이 담석 예방에 효과적이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지켜 담즙이 오래 머물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담석증으로 인한 통증과 일반 소화 불량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소화 불량은 배가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는 느낌이 주를 이루지만, 담석증은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강한 압박감과 함께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나타난다. 특히 식후에 갑자기 발생하여 몇 시간 동안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통증이 너무 심해 식은땀이 나거나 자세를 바꾸어도 완화되지 않는다면 담석증을 강력히 의심해야 한다.
Q. 이미 담석이 발견되었다면 반드시 수술로 제거해야 하나?
증상이 전혀 없는 무증상 담석은 무조건 수술하지 않는다.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크기나 모양의 변화를 관찰한다. 그러나 담석으로 인한 통증이 한 번이라도 발생했거나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으로 커서 암 발생 위험이 있는 경우, 혹은 담낭 벽이 두꺼워진 경우에는 담낭 절제술을 시행한다. 복강경 수술을 통해 비교적 회복이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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