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 구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폐소생술 시 갈비뼈 골절의 진실과 법적 보호 제도의 실효성 검토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시행하는 심폐소생술(CPR)은 환자의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응급처치다. 하지만 처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비뼈 골절에 대한 두려움은 일반인들이 구조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응급의학적 관점에서 흉부 압박 중 발생하는 골절은 적절한 압박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 중 하나로 간주되기도 한다. 심폐소생술은 정지된 심장을 대신해 인위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행위로, 흉곽에 강한 물리적 힘을 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심폐소생술 과정 중 흉곽 골절의 발생 기전과 빈도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시 권장되는 흉부 압박 깊이는 약 5cm에서 6cm 사이다. 이 과정에서 흉골과 연결된 늑골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며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2015.10.15. 대한심폐소생협회(KACPR)가 발표한 ‘2015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효과적인 순환을 위해 필요한 압박 강도를 유지할 경우 고령자나 골다공증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에게서도 늑골 골절이 빈번하게 관찰됐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흉부 압박의 속도를 분당 100회에서 120회로 유지하고, 압박 후에는 가슴이 완전히 이완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2021.04.28. 국제학술지 Resuscitation에 발표된 한림대학교 응급의학과 이정아 교수팀의 연구(‘Chest compression-induced injuries in cardiac arrest patients: A nationwide study’) 결과, 전국 단위 데이터 분석 시 심폐소생술 이후 발생한 늑골 골절 발생률은 31.0%, 흉골 골절은 7.8%로 나타났으며,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 그룹에서는 손상률이 40% 이상으로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구조자의 과실이라기보다 흉강 내 압력을 높여 혈액을 뇌와 심장으로 보내기 위한 물리적 작용의 결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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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 압박의 강도와 환자 생존율의 상관관계 분석
압박의 깊이가 얕을 경우 혈액 순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뇌 손상을 막기 어렵다. 2012.06.20. Resuscitation(리서시테이션) 학술지에 게재된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응급의학과 타일러 바데본쿠어(Tyler Vadeboncoeur)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병원 밖 심정지 환자의 흉부 압박 깊이와 생존율(Chest compression depth and survival in out-of-hospital cardiac arrest)”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압박 깊이가 50mm(5cm) 이상일 때 환자의 자발순환 회복(ROSC) 확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해당 연구는 골절을 피하기 위해 압박 강도를 낮추는 행위가 오히려 환자의 생존 기회를 박탈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후 2015년 국제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CoSTR)은 이와 같은 실증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성인 심정지 환자의 압박 깊이를 5cm에서 6cm 사이로 유지할 것을 공식 권고하기 시작했다. 늑골 골절은 치료가 가능한 외상이지만, 심정지로 인한 뇌사나 사망은 되돌릴 수 없는 결과임을 응급의학계는 강조했다.
따라서 구조 과정에서 ‘둑’ 하는 소리가 나거나 골절이 의심되더라도 중단 없이 압박을 지속하는 것이 의학적 권고 사항이다. 현대 응급의학의 기틀을 마련한 피터 사파르(Peter Safar) 등의 연구에서도 흉부 압박의 효율성은 흉곽의 탄성 한계를 넘어서는 지점에서 극대화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선한 사마리아인법에 따른 응급구조자의 법적 면책 범위
법적 책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선한 사마리아인법’으로 불리는 면책 조항을 운영 중이다. 2011.08.04. 보건복지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공포’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선한 사마리아인 조항)는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감면하도록 명시했다.
특히 일반인이 응급처치를 하다가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형사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규정하여 구조자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했다. 이는 응급상황에서 시민의 자발적인 구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법적 장치다. 과거에는 구조 행위 중 발생한 부상에 대해 소송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해당 법안의 시행 이후 구조자의 선의를 보호하는 판결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외 판례를 통해 본 응급처치 중 과실 인정 기준
사법부 역시 응급상황에서의 긴박성을 고려하여 구조자의 행위를 폭넓게 보호하는 추세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에 따르면, 응급처치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나 사상에 대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감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2633 판결 등)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응급상황에서 일반인이 수행한 처치가 의료인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당시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 중과실로 보지 않는다는 원칙이 법조계와 의료계의 공통된 원칙이다.
때문에 갈비뼈 골절은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간주되어, 이를 이유로 구조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유사한 법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구조 행위의 공익적 가치를 우선하여 판단하고 있다. 다만, 명백한 악의가 있거나 응급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처치를 가한 경우 등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서만 책임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내 심정지 환자 생존율 제고를 위한 통계적 과제
한국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2023.12.13.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급성심장정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의 생존율은 12.2%로, 시행하지 않았을 때의 5.9%보다 2.1배 높았다.
하지만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9.3%에 머물러 있어, 골절 등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법적 보호 제도를 널리 알리는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소방청과 각 지자체는 일반인 대상 안전 교육을 강화하며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심정지 발생 후 골든타임인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이 이뤄질 경우 생존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적 보호 장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구조 활동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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