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이 시간에 먹어야 장까지 살아간다. 생존율 극대화하는 복용 골든타임과 올바른 섭취법
유산균은 장 건강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유익한 미생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장내 환경을 정비하여 유익균의 증식을 돕고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유산균은 살아있는 생균 상태로 섭취해야 하므로, 입을 통해 들어간 균이 위산과 담즙산의 공격을 이겨내고 최종 목적지인 대장까지 무사히 도달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제형과 기술력을 갖춘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으나, 복용하는 시간에 따라 그 효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산 농도와 유산균 생존의 상관관계
유산균의 생존을 결정짓는 가장 큰 장애물은 강력한 산성을 띠는 위산이다. 공복 상태의 위장은 pH 1.5에서 2.0 사이의 강산성을 유지한다. 이는 유산균이 생존하기 매우 가혹한 환경이다. 2019.03.31. Food Science and Biotechnology에 발표된 조선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장해춘 교수팀의 연구 [Evaluation of probiotic properties of Lactobacillus plantarum strains isolated from kimchi]에 따르면, 내산성 테스트를 거친 특정 유산균주들조차 pH 2.5 이하의 강산성 환경에서 2시간 노출될 경우 대다수의 생존율이 현저히 저하됨이 밝혀졌다. 이는 위산의 농도가 낮아지는 시점에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이 장내 도달률을 높이는 핵심임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식사 전과 식사 중, 식사 후로 복용 시간을 나눌 때 가장 권장되는 ‘골든타임’은 아침 공복 상태다. 단, 공복 상태에서 유산균을 바로 먹기보다는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먼저 마시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물을 마심으로써 밤사이 농축된 위산을 희석하고 위장 운동을 촉진하여 유산균이 위를 신속하게 통과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물 한 잔을 마신 직후 혹은 5분 이내에 유산균을 복용하는 것이 현재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식후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점과 담즙산의 영향
일각에서는 식사 후에 유산균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음식물이 위로 들어오면 위장의 산도가 pH 4.0에서 5.0 수준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후에는 위산뿐만 아니라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산이 분비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담즙산 역시 유산균의 세포막을 손상시켜 사멸을 유도하는 강력한 성분이다. 따라서 식후에 섭취할 경우에는 소화 과정이 한창 진행 중인 시기보다는 식사 직후에 바로 섭취하는 것이 유리하다.
장용성 코팅 기술이 적용된 유산균의 경우에는 복용 시간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다. 위산에 녹지 않고 장내 환경인 알칼리성 상태에서만 녹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코팅 제품이라 할지라도 음식물과 섞여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열과 습기에 의해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2011.12.01. Beneficial Microbes에 발표된 라브레(Lallemand) 헬스 솔루션 연구소 토마스 A. 톰킨스(Thomas A. Tompkins) 박사팀의 연구 [The impact of meal timing on the survival of a probiotic supplement in situ]에서도 유산균을 식사 30분 전이나 식사 도중에 섭취했을 때의 생존율이 식사 30분 후에 섭취했을 때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효과를 200% 높이는 생활 습관과 병용 금기 사항
복용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섭취 시의 온도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유산균은 열에 매우 취약하다. 미지근한 물이 아닌 뜨거운 물과 함께 복용하면 균이 직접적인 열 손상을 입어 즉사할 수 있다. 또한, 커피나 녹차와 같이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나 알코올은 유산균의 활성도를 떨어뜨리고 위장 점막을 자극하여 유산균의 정착을 방해한다. 따라서 유산균 섭취 전후 최소 1시간 동안은 카페인 음료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류나 올리고당 등은 유산균이 장내에서 증식하는 데 필요한 영양원이 된다. 최근에는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과 그 먹이(프리바이오틱스)를 합친 신바이오틱스 제형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장내 유익균이 빠르게 정착하도록 돕는다. 규칙적인 시간대에 매일 지속적으로 섭취하여 장내 유익균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서울 민병원 정재화 소화기내과 원장에게 듣는 유산균 복용 시간과 장 건강 관리 궁금증
Q. 아침 공복에 물을 마시고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찬물도 괜찮은가?
냉수는 위장을 자극하여 일시적으로 위장 운동을 지나치게 촉진할 수 있다. 이는 유산균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체온과 유사한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미지근한 물은 위산을 효과적으로 희석하면서도 소화 기관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Q.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 중인데 유산균을 같이 먹어도 효과가 있는가?
항생제는 유해균 뿐만 아니라 유익균까지 사멸시키는 특성이 있다. 항생제와 유산균을 동시에 복용하면 유산균의 효과가 사라진다. 따라서 항생제 복용 후 최소 2시간에서 4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유산균을 섭취해야 유산균이 사멸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Q. 유산균 제품을 밤에 자기 전에 먹는 것은 어떤가?
취침 전 복용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수면 중에는 위장의 운동이 느려지고 위산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산균의 생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다만, 위식도 역류 질환이 있거나 위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취침 전 수분 섭취가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신체 상태에 맞추어 조절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