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2026년 8월 13일 정례브리핑을 열고 응급실 폭력 양형기준 마련과 분만 사고 국가 보상 확대 등 주요 의료 현안 입장 발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제75차 정례브리핑을 개최하고, 의료 현장의 안전 확보와 제도적 개선을 위한 주요 추진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브리핑은 응급의료 종사자 보호를 위한 사법적 기준 마련부터 필수의료 지원 확대,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된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의협 측은 의료인이 안전하게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국민의 건강권도 온전히 보장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와 사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응급실 내 폭력 근절을 위한 사법적 기준 정립의 필요성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0일 제147차 전체회의를 열고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범죄 양형기준 설정안을 심의했다. 이번 설정안은 응급의료 종사자의 의료행위와 소방대 및 119구조대의 활동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형량 범위와 양형 인자, 집행유예 기준을 구체화했다.
의협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의협은 응급의료 방해가 긴급성과 위급성 측면에서 일반적인 업무방해보다 보호 가치가 높다는 점이 사법적으로 인정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9년 응급의료법 개정으로 가중처벌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폭력이 근절되지 않았던 만큼, 이번 양형기준 마련이 실질적인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분만 의료 사고 국가 책임 강화 및 산모 중증장애 보상 포함
정부는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의 국가보상 대상에 기존의 신생아·태아·산모 사망 및 신생아 뇌성마비 외에 산모 중증장애를 추가한 것이다.
또한 2027년 5월 27일부터는 보상 범위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중 발생한 사고로까지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의협은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한 안정적인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항이 반영된 결과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의협은 불가항력적 사고가 분만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국가 책임을 더욱 포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수치료 관리급여 제도 도입에 따른 위헌 소송 및 법적 대응
정부가 2026년 7월 1일부터 도수치료에 대해 관리급여 제도를 적용하며 비급여 가격과 이용 기준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해 의협은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의협은 해당 제도가 의료인의 진료 자율성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여러 법무법인의 자문을 거쳐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의협은 이미 전문성과 수행 경험을 갖춘 법률대리인을 선정했으며, 의료기관은 물론 실제 피해를 입은 환자 사례를 수집하여 청구인으로 참여시키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향후 소송 과정에서 관리급여 제도의 법적 근거와 시행 과정의 위헌성을 면밀히 따져 국민의 재산권과 의료권 보호에 주력할 방침이다.
베네수엘라 및 콜롬비아 지진 피해 지역 국제 의료 지원 강화
의협은 해외 대규모 재난 지역에 대한 인도적 의료 지원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의협은 13일 서정성 부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의료지원단을 베네수엘라에 2차 파견했다. 지원단은 현지 의료진 및 관계 기관과 협력하여 지진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와 지원 활동을 실시하고 재난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해소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콜롬비아 지진 상황과 관련해서도 콜롬비아의사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의협은 지리적 접근성과 현지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베네수엘라 2차 봉사와 연계한 추가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각 시도의사회 역시 해외 의료 봉사에 힘을 보태고 있으며, 의협은 앞으로도 국경을 넘어 실질적인 의료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초고령사회 대비 안전한 방문재활 모델 정착을 위한 공청회 개최
한편 의협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지아 의원실과 공동으로 초고령사회, 원격지도 기반 안전한 방문재활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대한재활의학회가 주관하며,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 지역사회 방문재활 서비스의 올바른 제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협은 방문재활이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사의 적절한 지도와 감독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의사가 환자의 상태와 치료 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원격지도 모델이 대안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의료 현장의 안전 확보와 지속 가능한 보건 의료 체계 확립
의협은 이번 정례브리핑을 통해 발표된 사안들이 의료계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응급실 폭력에 대한 엄격한 양형기준 적용은 의료진의 안전을 넘어 응급 환자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이며, 분만 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 확대는 붕괴 위기에 처한 산부인과 인프라를 지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법적 대응은 왜곡된 의료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임을 분명히 했다.
의협은 앞으로도 지역사회 돌봄 전반에서 환자 안전과 의료 체계의 기본 원칙이 확립될 수 있도록 의료계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