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제4차 보정심서 ‘자료 왜곡’ 규탄하며 의대 증원 비과학적 추계 ‘강력 반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늘 제47차 정례브리핑에서 같은 달 20일에 개최된 제4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와 관련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논의 추진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제시한 의사 수 추계 방식이 비과학적이며, 회의 자료를 왜곡하는 등 논의의 투명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보정심 위원으로서 정부 측에 비과학적 추계 철회, 자료 정정, 현장 조사 촉구, 핵심 당사자 출석 보장 등 네 가지 핵심 사항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비과학적 추계 방식 지적 및 의대 정원 증원 논의 철회 요구
의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의 근거로 고집하는 의사 수 추계 방식이 시대착오적이며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사용하는 ARIMA(자기회귀 누적 이동평균) 모형은 단순히 과거의 추세에만 의존하는 낡은 방식이며, 미래 의료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미국과 일본 등 의료 선진국들이 과거 급격한 의사 증원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정책을 수정하는 추세임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의 무리한 증원 시도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의협은 미래 의료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오히려 필요 의사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진료, 비대면 진료 확대,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 도입 등 첨단 기술과 새로운 시스템이 의료 공급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지표에만 의존해 의사 수를 급격히 늘리는 것은 필연적으로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와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의협은 주장하며, 정부가 낙수효과라는 허상을 좇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부실한 추계에 기반한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의 회의 자료 왜곡 강력 규탄 및 정정 요구
의협은 정부가 보정심 회의 자료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논의의 객관성을 훼손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정부는 회의 자료에 “추계위 논의 결과, 조성법에 시나리오를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기술했으나, 의협이 실제 추계위원회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이러한 합의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자신들의 증원 정책에 유리하도록 논의 과정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을 낳는다.
김택우 회장은 이러한 자료 왜곡 행위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의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투명하고 공정한 논의를 위해 정부 측에 해당 자료의 즉각적인 정정을 요구했으며, 향후 모든 회의 자료 및 논의 과정의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료 왜곡은 의대 정원 증원 논의 자체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의협은 이에 대해 법적, 정책적으로 끝까지 책임을 물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부실한 교육 환경 지적 및 현장 방문 제안
의협은 의대 정원 증원 논의에 앞서 필수적으로 검증해야 할 의과대학의 교육 여건 조사에 대해 교육부가 ‘수박 겉 핥기 식’의 형식적인 절차만 밟았다고 질타했다. 교육부는 서면 조사와 실무자 면담 수준의 현장 조사를 통해 의대 교육 여건이 양호하다고 보고했으나, 이는 현장의 실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의협의 주장이다. 현재 전국 의과대학의 67.5%가 강의실 부족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을 강제로 합반시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이다. 의대 정원을 증원할 경우 이러한 교육 환경은 더욱 악화되어 의학교육의 질 저하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택우 회장은 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차관에게 지금 당장 함께 의과대학 교육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자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양호한 교육 여건’이 허구임을 입증하고, 의대 정원 증원 논의의 전제 조건인 교육 인프라 확보가 미비함을 보여주기 위한 강력한 조치로 풀이된다. 의협은 교육 당국이 형식적인 절차를 넘어 실질적인 교육 환경 개선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당사자 참여 보장 촉구: 의대 정원 증원 논의의 정당성 확보
마지막으로 의협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 대표와 의학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원장을 보정심 논의에서 배제한 채 진행되는 논의는 정당성이 없으며 무효라고 선언했다. 의대 정원 증원 논의는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과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따라서 현장의 목소리와 교육 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의협은 김택우 회장을 통해 복지부 장관에게 의대생 대표와 의평원장의 보정심 출석을 즉각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현장 전문가와 미래 당사자를 배제한 채 정부와 일부 위원들만 참여하는 논의는 편향될 수밖에 없으며,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정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의협은 이들의 참여가 보장될 때까지 의대 정원 증원 논의에 대한 검증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실 정책 추진에 대한 끝없는 검증 예고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제시한 의사 수 추계의 부실함과 논의 과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비과학적인 근거에 따른 무리한 정책 추진을 끝까지 검증하고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의협은 의대 정원 증원 논의가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강행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