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사법 개정안 국회 복지위 기습 상정 예고, 의사 지도 없는 단독 진료로 국민 안전 사각지대 몰릴 것 경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오는 1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원포인트로 전격 상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경상남도의사회와 부산광역시의사회는 18일 각각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난 4월부터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해 온 해당 개정안을 타당한 숙의 과정 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정치권의 시도를 ‘졸속 입법’이자 ‘입법 폭거’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이번 기습 상정 시도는 보건의료계 내부의 극심한 갈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권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 직면했다.

의사의 지도에서 처방과 의뢰로, 면허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독소 조항
이번 갈등의 핵심은 남인순 의원과 최보윤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개정안의 핵심 자구 수정에 있다. 해당 법안들은 의료기사의 업무 수행 기준을 현행 ‘의사의 지도’에서 ‘처방 또는 의뢰’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의료계는 이 같은 문구 수정이 단순한 자구 수정이 아니며, 사실상 의료기사가 의료기관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개악’이라며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행 의료법과 의료기사법 체제 하에서 모든 의료행위는 의사의 책임과 감독 하에 유기적으로 수행돼야 가는데, 이를 ‘처방 또는 의뢰’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대체할 경우 대한민국 보건의료 면허 체계의 근간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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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안전 위협과 책임 소재 불분명, 의료계가 제시하는 3대 반대 이유
범의료계 단체들이 이번 개정안을 결사반대하는 데에는 국민 건강권 수호와 직결된 세 가지 핵심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
첫째, 환자 안전 위협 및 변칙적 무면허 행위 방조 문제다. 의료행위는 진단부터 치료,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의사의 책임 아래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처방전 한 장에만 의존해 의료기관 밖에서 치료가 행해질 경우,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의학적 대응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결국 환자를 심각한 안전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한다.
둘째, 보건의료 질서의 혼란 유발이다. 의료기사는 의사의 지도를 전제로 자격이 부여된 직역이다. ‘지도’라는 명확한 법적 테두리를 허물고 모호한 ‘처방·의뢰’를 도입하면 직역 간 경계가 무너져 면허 체계 전반이 붕괴된다. 이는 보건의료계 내부의 직역 간 갈등을 극대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셋째,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이다. 의사의 직접 감독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진료의 연속성이 단절되어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이 법적·경제적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사고 책임의 주체가 모호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논리다.

치과계까지 가세한 범의료계 연대, 돌봄통합지원을 빌미로 안전을 흥정하지 말라
현재 이번 개정안에 대한 반대 전선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국 시도의사회, 각 진료과 직역단체를 넘어 대한치과의사협회까지 합류하며 범의료계 전반으로 전방위 확산되는 양상이다. 치과계 역시 의료기사 면허 체계의 왜곡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해 이번 입법 저지 투쟁에 적극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특히 부산시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통합돌봄사업의 본질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부산시의사회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통합돌봄사업은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력 속에 의사들이 전문가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순항하고 있다”고 짚으며, “정치권이 ‘돌봄통합지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의료의 본질인 안전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고 전문가 의견을 묵살한 채 입법을 강행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복지 증진이라는 미명 하에 의료 안전망을 해체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 기반의 원격지도 도입, 한지아 의원 발의안이 실질적 대안으로 부상
의료계는 이번 법안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며, 이미 합리적인 대안이 국회에 제시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사 면허 체계를 철저히 수호하면서도 초고령 사회의 시대적 요구를 조화롭게 반영한 한지아 의원 대표 발의안(의안번호 2218348)이 그 중심에 있다.
한지아 의원 발의안은 정보통신 기술(ICT) 기반의 ‘원격지도’ 개념을 새롭게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의사의 지도·감독이라는 보건의료계의 대원칙을 전혀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의료기관 밖이나 지역사회에서 재활 서비스 등이 원활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안전하게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의 통제 범위를 유지하면서도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편의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절충안인 셈이다.
부산광역시의사회와 경상남도의사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이번 기습 상정 시도를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보건의료계 전반이 참여하는 충분한 공청회와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한지아 의원 발의안을 중심으로 신중하고 면밀한 입법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일제히 요구했다. 양 의사회는 만약 국회가 이 같은 경고를 무시하고 법안 심사를 강행할 경우, 전국의 모든 의료계 직역 단체와 굳건히 연대하여 정권 퇴진 운동을 포함한 끝장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숙히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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