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심장 두근거림 방치하면 심부전과 돌연사 위험까지 초래
📢 핵심 3줄 요약
1. 심장 검사 결과가 정상임에도 빈맥이나 숨 가쁨이 지속되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2. 갑상선 호르몬 과다 분비는 심박수를 높이고 심방세동 및 심부전 등 치명적 합병증을 유발한다.
3.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체중 감소, 손 떨림, 더위 민감증이 동반될 시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T3, T4)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과다하게 분비되어 갑상선 중독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신체 모든 기관의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며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게 된다. 이는 마치 자동차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엔진이 과열된 상태와 유사하며, 특히 혈액 순환의 핵심인 심장에 막대한 부담을 주게 된다.
임상에서는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이나 숨 가쁨 증상으로 심장내과를 먼저 찾는 환자가 많으나, 심전도나 초음파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때 내분비계 질환인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갑상선 호르몬은 심장 근육의 수축력과 심박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 휴식 중에도 맥박이 분당 100회 이상으로 뛰는 빈맥 현상이 나타난다.
김종민 민병원 병원장(외과 전문의)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빠르게 만든다’며, ‘대사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몸이 필요로 하는 산소량도 많아지는데, 이때 심장은 부족한 산소를 채우기 위해 평소보다 더 빠르게 뛰게 되며 이것이 바로 빈맥 증상이다’고 설명했다.

심장이 왜 갑자기 빠르게 뛰는 것일까?
갑상선 호르몬은 심장의 베타 교감신경 수용체를 자극하여 심장 박동의 강도와 속도를 높인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운동을 하거나 흥분했을 때만 맥박이 빨라지지만, 항진증 환자는 가만히 앉아 있거나 잠을 잘 때도 심장이 전력 질주를 하는 것과 같은 상태에 놓인다. 이러한 과부하는 심장 근육을 지치게 만들고 심혈관계의 항상성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신진대사가 가속화되면 체온이 상승하고 땀이 많이 나며,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 식사량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장운동이 빨라져 대변 횟수가 늘어나거나 설사를 하기도 하며, 신경이 예민해지고 손이 떨리는 미세한 진전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전신 증상은 심장 증상과 결합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저하시킨다.
김경래 민병원 내과 대표원장(내분비 내과 전문의)은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심박출량이 증가하고 말초 혈관 저항은 감소하는 혈역학적 변화가 일어난다’며, ‘이 과정에서 심장은 지속적인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구조적, 기능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정맥과 심방세동은 어떻게 심장을 위협하나?
단순한 빈맥을 넘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Arrhythmia)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위험한 합병증 중 하나다. 특히 심방이 가늘게 떨리는 심방세동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혈액이 심장 내에서 정체되어 혈전(피떡)을 형성하는 원인이 된다. 형성된 혈전이 혈관을 타고 뇌로 이동하면 뇌졸중(중풍)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영구적인 장애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심방세동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장의 펌프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Heart Failure)으로 진행된다. 심장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게 되면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이 발생하거나 전신 부종, 극심한 호흡 곤란이 나타난다. 갑상선 질환으로 인한 심부전은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가역적인 회복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초기에 호르몬 수치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김종민 민병원 병원장은 ‘심방이 미세하게 떨리면서 피를 제대로 밀어내지 못하는 심방세동이 나타나는데, 이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심장 기능이 점점 떨어지면서 심부전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돌연사의 위험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혈액검사만으로 심장 질환 오인을 막을 수 있을까?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진단은 의외로 간단하다. 혈액 내의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과 유리 갑상선 호르몬(Free T4) 수치를 측정하는 것만으로도 질환 유무를 명확히 판별할 수 있다. 심장 자체에 구조적 결함이 없는 경우라면 갑상선 치료만으로도 심장 관련 증상은 대부분 호전된다. 따라서 원인 불명의 두근거림이 지속된다면 심장 검사와 더불어 갑상선 기능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치료는 주로 갑상선 호르몬의 합성을 억제하는 항갑상선제 복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방사성 요오드 치료나 수술적 절제가 고려되기도 한다. 치료 과정에서 심박수를 조절하기 위해 베타 차단제를 병용 투여하기도 하며, 이를 통해 빈맥으로 인한 심장의 부담을 즉각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약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완치의 핵심이다.
김성수 민병원 내분비내과원장은 ‘이유 없는 두근거림과 함께 체중이 줄고 손이 떨리며 유난히 더위를 타는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도 심각한 심장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으로 분류되며, 꾸준한 관리가 동반될 경우 심혈관계 건강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