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버스 신고필증 임의 반납 행위는 어린이집 운영권을 침해하는 위력 행사에 해당한다
📢 핵심 3줄 요약
1. 대법원은 2026년 8월 13일, 어린이집 통학버스 신고필증을 임의로 반납해 운영을 방해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2. 차량 지분의 99%가 피고인 가족 명의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운영 주체인 원장의 의사에 반한 신고필증 반납은 ‘위력’에 해당한다.
3. 피해자가 사건 직후 대체 차량을 마련해 실제 운행 중단이 짧았더라도, 업무방해의 위험이 발생한 시점에서 범죄는 성립한다.
대법원 제1부는 2026년 8월 13일,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어린이집 통학버스의 소유 지분을 근거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필증을 임의 반납한 행위가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함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법적 의미가 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으며, 이로 인해 어린이집 운영 업무가 방해될 위험이 초래됐음을 인정했다.

소유 지분 99%가 가족 명의라면 신고필증을 마음대로 반납해도 될까?
사건의 발단은 피고인 A씨가 피해자인 어린이집 원장이 운영하던 스타렉스 차량의 신고필증을 관할 경찰서에 반납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차량은 어린이집 통학버스로 사용되고 있었으나, 차량 지분의 99%가 A씨의 아들 명의로 등록돼 있었다. 피고인은 이러한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신고필증을 반납했다. 영유아보육법 제33조의2와 도로교통법 제52조에 따르면, 어린이집 원장은 영유아 통학을 위해 차량을 운영할 경우 승차 정원, 도색, 표지, 보험 가입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춰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마친 후 발급받은 신고필증은 반드시 차량 내부에 항상 갖추어 두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거나 행정기관 및 수사기관에 고발당할 수 있다. A씨의 신고필증 반납 행위는 피해자가 해당 차량을 더 이상 어린이 통학버스로 적법하게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 통학버스 운행이 필수적인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 즉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소유 지분이 본인 측에 있다는 사실이 타인의 정당한 업무 수행을 방해할 권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진환 법무법인 지금 변호사는 ‘소유권이라는 권리가 타인의 정당한 업무 수행을 방해할 절대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판결은 실질적인 업무 운영권을 보호하려는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정될까?
형법 제314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은 폭행이나 협박 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을 모두 포함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으나, 이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어야 한다.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범행의 일시와 장소,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양태,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이번 사건에서 A씨는 차량 소유 지분이라는 경제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의 핵심 업무 도구인 통학버스의 법적 자격을 박탈했다. 이는 피해자가 경찰서에 신고필증 재교부를 문의했을 때 ‘지분권자의 동의 없이는 재교부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피해자는 결국 두 달가량 지난 뒤에야 차량 소유권을 완전히 이전받고 나서야 다시 신고필증을 교부받을 수 있었다. 법원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피해자의 업무 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위력의 행사가 맞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다음 날 바로 새 차를 샀다면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 않을까?
피고인 측은 피해자가 사건 발생 다음 날 곧바로 새로운 차량을 구입하여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절차를 마치고 운행을 재개했으므로, 실질적인 업무방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업무방해죄는 결과가 실제로 발생해야 성립하는 결과범이 아니라,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한 ‘위험범’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대법원 2021년 10월 28일 선고 2016도3986 판결 등 기존 판례에서도 이와 같은 법리는 일관되게 유지되어 왔다.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기존 통학버스의 운행에 장애가 생긴 시점에서 이미 피해자의 어린이집 운영 업무가 방해될 위험은 발생한 것으로 간주된다. 피해자가 자구책으로 신속하게 대체 차량을 마련했다는 사실이 피고인의 위력 행사나 그로 인한 업무방해 위험 발생 자체를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재판부는 피해자의 후속 조치와 관계없이 피고인의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이재권 유니온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업무방해죄가 위험범이라는 특성을 명확히 한 판결’이며 ‘실제 업무 중단 여부와 관계없이 방해의 위험이 발생한 시점에 범죄가 완성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며 내린 최종 판결의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대법원은 원심인 청주지방법원의 판결에 법리 오해나 사실 오인의 잘못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원심은 피고인의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대법원은 원심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 및 명예훼손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한 피고인이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한 수사권 및 공소권 남용,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 오해 주장에 대해서도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이는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해당 내용을 항소이유로 삼지 않았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