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산정 결과, 2026년 1분기 체류인구가 등록인구를 크게 상회
생활인구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등록 인구와 등록 외국인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는 2024년 시행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근거하여 산정되며, 단순히 거주 인구수만으로 지역의 역동성을 판단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지역을 방문하고 소비하는 유동 인구의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도입됐다.
행정안전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자료에 따르면,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의 월별 평균 생활인구는 약 2,382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2월의 경우 설 연휴와 지역 축제, 문화 콘텐츠의 흥행이 맞물리며 생활인구가 약 2,582만 명까지 치솟았다. 이 중 체류인구는 약 2,098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해당 지역 등록인구인 약 484만 명의 약 4.3배에 달하는 수치다.

축제와 공휴일이 견인한 2월 생활인구의 폭발적 증가
2026년 1분기 생활인구 추이를 살펴보면 1월 약 2,226만 명, 2월 약 2,582만 명, 3월 약 2,337만 명으로 나타났다. 1월과 3월은 전년 동월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2월은 설 명절 전후 최대 5일간 이어진 연휴 영향으로 모든 지역에서 생활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1월 강원 화천, 2월 충남 공주, 3월 강원 영월 및 전남 구례가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화천의 경우 산천어 축제가 방문객 유입의 주요 원인이 됐으며, 공주는 군밤 축제, 구례는 산수유꽃 축제가 지역 활력 제고에 기여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계절 축제가 단순히 관광객을 모으는 차원을 넘어, 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는 지역에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를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 배경과 미디어의 결합이 가져온 영월 지역의 경제 효과
이번 산정 결과에서 특히 눈에 띄는 지역은 강원 영월이다. 영월은 2026년 2월 4일 개봉하여 누적 관객 수 1,691만 명을 기록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주요 촬영 배경지로 알려지며 방문객이 급증했다. 이 영화는 조선 제6대 왕인 단종의 비극적인 삶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작품으로, 단종의 유배지였던 영월 청령포가 영상미 있게 소개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청령포는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뒤편은 절벽인 천혜의 유배지로, 단종이 머물렀던 가옥과 소나무 숲이 보존되어 있는 역사적 장소다. 영화 흥행 이후 영월을 찾은 체류인구는 단순 관광에 그치지 않고 지역 내 소비로 이어졌으며, 이는 문화 콘텐츠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실증하는 사례가 됐다.

체류 시간 및 재방문율 지표로 본 인구 유입의 지속 가능성
체류인구의 질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평균 체류일수는 3.4일, 체류시간은 12.1시간, 평균 숙박일수는 3.9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당일 체류인구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숙박을 동반한 장기 체류 형태도 꾸준히 유지됐다. 특히 재방문율 지표가 주목할 만하다.
2026년 1월 기준 최근 3개월 내 재방문율은 대구 서구와 남구, 경기 연천, 강원 양구, 전북 김제와 정읍, 전남 영암과 장성, 경북 고령, 영천, 성주, 의성, 경남 함안 등 13개 지역에서 50% 이상을 기록했다. 재방문율은 당월 체류인구 중 직전 2개월 기간에 한 차례 이상 해당 지역을 다시 찾은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며,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해당 지역이 일회성 관광지를 넘어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관계인구’를 확보하고 있음을 뜻한다.
체류인구의 카드 소비 비중 확대와 지역 경제의 구조적 변화
소비 특성 측면에서도 체류인구는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체류인구의 인당 평균 카드 사용액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증가하여 분기 평균 12만 7천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생활인구의 카드 사용액 중 체류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월 32.6%, 2월 34.7%, 3월 32.0%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체류인구의 소비 비중이 약 25%에서 최대 48%까지 기록되어, 일부 지역에서는 외지인의 소비가 등록인구의 소비에 육박하거나 이를 뒷받침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광역 단위의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체류인구의 카드 사용 비중이 47% 이상을 차지하며 지역 상권 활성화의 핵심 동력이 됐다. 이러한 데이터는 향후 인구감소지역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 활용 계획
행정안전부는 이번 생활인구 산정 결과를 바탕으로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맞춤형 정책 발굴을 지원할 방침이다. 시도별 주요 특성 현황 등 보다 세부적인 자료는 국가데이터처의 ‘빅데이터활용 누리집’을 통해 공개되며, 누구나 이를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지난해 1분기보다 체류인구 규모와 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점을 언급하며, 생활인구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민관 데이터를 가명 결합한 실험적 통계 기법을 고도화하여 생활인구 산정의 신뢰성을 높이고, 이를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의 핵심 지표로 활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