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핵 수술이 무서워서 좌욕만 고집하다가 놓치게 되는 결정적 치료 시점
📢 핵심 3줄 요약
1. 치핵은 증상 정도에 따라 1도에서 4도로 구분되며, 3도 이상의 경우 좌욕만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
2. 수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로 병원 방문을 미루면 치핵 조직이 괴사하거나 대량 출혈이 발생하는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3. 항문 밖으로 나온 조직이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즉각적인 외과적 수술 검토가 필요하다.
치핵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결합 조직이 덩어리를 이루어 돌출되거나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 매우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항문 질환 중 하나다. 항문관 내에는 배변 시 충격을 완화해주는 ‘항문 쿠션’ 조직이 존재하는데, 이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면서 아래로 밀려 내려오는 현상이 치핵이다. 많은 환자가 항문 부위의 통증이나 돌출 증상을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수술 과정에서 겪게 될 통증이나 회복 기간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전문적인 의학적 처치보다는 온수 좌욕과 같은 자가 요법에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치핵의 진행 단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보존적 요법은 증상 완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치핵의 진행 단계는 크게 4단계로 분류된다. 1도는 치핵이 항문 안에만 머물며 가끔 출혈이 있는 상태이고, 2도는 배변 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배변 후 자연스럽게 다시 들어가는 상태다. 이 시기까지는 식이요법, 약물치료, 온수 좌욕 등의 보존적 치료가 유효할 수 있다. 반면, 3도는 돌출된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상태이며, 4도는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거나 다시 바로 나오는 상태를 뜻한다. 3도 이상의 단계에 접어든 환자가 수술을 회피하고 좌욕에만 매달릴 경우, 항문 주변 조직의 탄력이 완전히 소실되어 치료 난이도만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항문 질환의 단계별 증상과 보존적 치료의 한계는?
치핵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시점은 대개 통증이 극심해지거나 출혈량이 급격히 늘어날 때다. 하지만 치핵 초기인 1도와 2도 단계에서는 통증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질환을 방치하기 쉽다. 이 시기에는 항문 울혈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온수 좌욕이 증상 호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좌욕은 항문 괄약근의 긴장을 완화하고 주변 혈관의 압력을 낮추어 부종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초기 증상에 국한된 이야기다. 치핵 조직을 지지하는 인대가 파열되어 조직이 항문 밖으로 상시 노출되는 3도 이상의 상태에서는 좌욕이 돌출된 조직을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물리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특히 3도 이상의 환자들이 좌욕에만 집착할 경우, 오히려 항문 주위 피부가 습해지면서 항문 소양증(가려움증)이나 피부염과 같은 2차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돌출된 치핵 조직이 항문 괄약근에 의해 조여지면서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감돈 치핵’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감돈 치핵은 극심한 통증과 함께 조직 괴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 단계에 이르면 응급 수술이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좌욕을 치료의 만능 해결사로 보기보다는 초기 관리 수단으로 한정 지어 생각해야 한다.
온수 좌욕이 증상 완화를 넘어 질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은?
좌욕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잘못된 좌욕 습관과 적절한 치료 시기의 미루기가 결합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일부 환자들은 통증을 줄이기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 한 번에 20~30분 이상 장시간 좌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긴 좌욕 시간은 오히려 항문 혈관의 압력을 높여 치핵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의사들이 권장하는 적정 좌욕 시간은 3~5분 내외이며, 물의 온도는 체온과 유사한 37~38도 정도가 적당하다. 쪼그려 앉는 자세로 좌욕을 하는 것 또한 항문에 무리한 압력을 가하므로 피해야 하며, 가급적 좌변기 형태의 좌욕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큰 문제는 좌욕을 통해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완치’로 착각하는 심리적 기제다. 통증이 줄어들면 환자는 병이 나았다고 믿고 병원 방문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그 사이 항문 내부의 치핵 조직은 점진적으로 비대해지고, 주변 조직과의 유착이 심해진다. 결과적으로 나중에 수술을 결정했을 때는 절제해야 할 범위가 넓어지고 수술 후 통증도 배가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보존적 치료에만 고집스럽게 매달리는 행위가 도리어 수술의 규모를 키우고 회복 기간을 연장하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외과적 수술이 불가피한 임상적 징후와 판단 기준은?
치핵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환자의 삶의 질과 증상의 객관적 단계다. 의학적으로 수술이 강력히 권고되는 상황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배변 후 돌출된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만 들어가는 3도 치핵이다. 둘째, 손으로 넣어도 들어가지 않거나 걷거나 기침만 해도 치핵이 튀어나오는 4도 치핵이다. 셋째, 출혈이 반복되어 빈혈 증상이 나타나거나 대량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다. 넷째, 혈전이 형성되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혈전성 외치핵이나 감돈 치핵 상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수술법이 다르므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수술을 미루는 것보다 적기에 시행하는 것이 항문 기능을 보존하고 만성적인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만성 치핵 환자들이 수술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은?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라면 본인의 생활 습관을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변비나 설사는 치핵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므로, 수술 전후로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배변 시간은 5분 이내로 끝내는 것이 항문 건강에 이롭다. 수술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관리의 시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치핵 치료의 핵심은 ‘시기의 적절성’에 있다. 좌욕은 훌륭한 보조 요법이지만, 치료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 항문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출혈이 지속된다면 자가 진단에 의존하기보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지는 전문적인 치료만이 병을 키우지 않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이세라 바로척척의원 원장에게 듣는 치핵 치료 궁금증! 무엇이 궁금하세요?
Q: 좌욕을 열심히 하면 튀어나온 치핵이 다시 들어갈 수 있나요?
A: 초기 단계인 1~2도 치핵은 좌욕과 약물치료로 부종이 빠지면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이 이미 늘어난 3도 이상의 치핵은 좌욕만으로 돌출된 조직이 물리적으로 다시 들어가는 근본적인 치유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Q: 치핵 수술 후 통증이 너무 심할까 봐 걱정되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A: 최근에는 무통 주사(자가 통증 조절 장치)나 국소 마취 기술의 발달로 수술 직후의 통증을 상당 부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증상에 따라 통증이 적은 PPH 수술법 등을 적용할 수 있어 과거에 비해 환자의 고통이 크게 경감될 가능성이 있다.
Q: 치핵을 방치하면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A: 치핵 자체가 대장암이나 항문암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치핵의 주요 증상인 출혈이나 배변 불편감이 암의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치핵인 줄 알고 방치했다가 암의 발견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Q: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은 무엇인가요?
A: 수술 후에도 변비가 지속되거나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와 수분 보충, 그리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