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시신을 찾는다, 전력 사용량 분석 및 IoT 센서를 활용한 안부 확인 시스템
고독사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가장 비극적인 단절의 결과물이다. 1인 가구의 급증과 이웃 간 유대 관계의 약화는 고착화된 사회 구조 속에서 소리 없는 죽음을 양산하고 있다. 본 연재 기사는 이러한 고독사 문제를 다각도로 진단하고 기술적, 제도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상편에서는 고독사 발생의 사회적 배경과 인구 통계학적 변화를 심층적으로 짚어봤다.
이어지는 중편에서는 ‘AI가 시신을 찾는다’라는 주제 아래, 전력 사용량 분석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 첨단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고독사 예방의 최전선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그 구체적인 현주소를 분석한다.

전력 및 가스 사용 패턴 분석을 통한 비대면 검침 시스템의 원리
현재 지자체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입 중인 기술 중 하나는 ‘스마트 미터링’을 활용한 안부 확인 서비스다. 이는 대상자의 주거지에 별도의 센서를 설치하지 않고도 기존의 전력망과 통신망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적고 비용 효율적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해당 가구의 평소 전력 사용 패턴을 학습한다. TV 사용 시간, 냉장고 작동 주기, 조명 사용 여부 등을 데이터화하여 평소와 다른 급격한 전력 감소나 장시간 정체 현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즉시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유효성은 학술적 연구로도 입증됐다. 2022년 12월 30일 발행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제42권 제4호에 게재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복지국가연구센터 김세진 부연구위원의 [고독사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정보통신기술 활용 사례와 정책 과제] 연구결과, ICT 기반의 비대면 모니터링은 인력 중심 돌봄의 시간적·공간적 한계를 보완하고 조기 발견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상수도와 가스 사용량 데이터를 전력 데이터와 결합한 ‘다중 데이터 분석’ 방식은 단순 전력 분석보다 오검출 확률을 현격히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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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IoT 센서와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한 다차원 안부 확인
데이터 분석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거 내부에 직접 설치되는 IoT 센서 기술도 고도화됐다. 현재 보급 중인 스마트 플러그와 움직임 감지 센서는 대상자의 활동량을 직접 측정한다. 조도, 온도, 습도 센서가 결합된 통합 센서는 실내 환경의 변화까지 감지하여 화재나 실내 고온 방치 등 위험 상황을 복합적으로 판단한다. 또한 인공지능 스피커는 감성 대화를 통해 대상자의 우울감을 해소하는 동시에 “살려줘”, “도와줘”와 같은 특정 키워드를 인식하여 긴급 상황을 전파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실제 전문가의 제언도 기술적 보완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신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금숙 교수는 “AI 기술은 인력 중심 돌봄 체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핵심 도구이지만,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데이터 오검출을 줄이는 알고리즘 고도화 과정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지적처럼 단순한 기기 보급을 넘어 수집된 데이터를 실제 현장 대응으로 연결하는 프로세스의 정교화가 현재의 과제로 꼽힌다.

지역사회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한 스마트 기술 도입 성과와 한계
지자체들은 현재 각기 다른 방식의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통신사와 협력하여 안부 확인 전화를 자동화하는 ‘AI 안부 든든 서비스’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었다. 인공지능이 전화를 걸어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답변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여 분석한 뒤 위급 상황으로 판단되는 가구에 대해서만 복지 담당자가 직접 방문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이 정착됐다.
그러나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2023년 2월 22일 발행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주간기술동향’ 2084호에 게재된 성문배 선임연구원의 논문 [AI 기반 1인 가구 돌봄 서비스의 기술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기기 고장이나 네트워크 장애 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성문배 선임연구원은 해당 연구를 통해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대인 관계를 통한 정서적 교감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따라서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로서 기능해야 하며, 최종적인 의사결정과 정서적 지지는 인간의 영역으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데이터 정확도 향상을 위한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최신 연구 경향
알고리즘의 정교화는 오경보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막는 핵심 요소이다. 최근 연구들은 딥러닝 기법을 활용하여 개별 가구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임계치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예를 들어 야간 근무를 하는 가구와 주간 활동이 많은 가구의 전력 사용 패턴을 구분하여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단순한 수치 비교를 넘어 생활 양식 자체를 이해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현재 연구 현장에서는 비접촉식 레이더 센서를 활용하여 호흡과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술도 실증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카메라 설치에 따른 사생활 침해 우려를 불식시키면서도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하편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발전을 기반으로 한 제도적 개선 방안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정책적 제언을 다룰 예정이다. 스마트 기술이 고독사라는 사회적 상흔을 치유하는 진정한 열쇠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의 정교함만큼이나 이를 운영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견고함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