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위기 극복 위해 AI 돌봄 기술 전주기 지원 전략 확정, ‘AI 효자’ 시대 개막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대한민국에서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의 효심에만 의존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 정부는 이러한 돌봄 위기를 과학기술로 돌파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전면에 내세운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지난 4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인공지능(AI) 돌봄 기술 전주기 지원 전략(안)을 포함한 6개 안건을 심의·의결하며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기술 개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모델 마련부터 실증, 그리고 법적 근거 정립까지 전 과정을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한다는 점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2026년 미국 스탠퍼드 연구소(HAI)가 발표한 “인공지능 지수 2026 보고서(AI Index 2026 Report)”를 인용하며, 우리나라가 인구 대비 인공지능 특허 수 연속 1위, 인공지능 도입률 상승 폭 1위를 기록한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시간 ‘스마트 홈’에서 지능형 복지시설까지
정부가 그리는 미래 돌봄의 첫 번째 청사진은 ‘돌봄 서비스 혁신모델’ 구축이다. 이는 재가 돌봄 대상자가 자신이 살던 곳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지능형 가정, 즉 스마트 홈 구축을 골자로 한다. 단순히 응급 상황을 알리는 수준이 아닌 AI와 사물인터넷(IoT)이 결합해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사회 참여를 독려하는 24시간 케어 시스템이 가동된다.
복지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종사자 부족과 업무 부담도 기술로 푼다. 지능형 사회복지시설에는 로보틱스 기술이 도입되어 단순 반복 업무나 중량물 이동 등을 보조한다. 이를 통해 돌봄 종사자의 피로도는 낮추고 서비스의 질은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파주장애인종합복지관 홍정숙 관장은 “치매 어르신들의 돌발 행동이나 야간 모니터링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매우 크다”며 “실시간 AI 관제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인력 공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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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복지부 칸막이 깬 임무 중심형 R&D 가동
기술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부처 간 장벽도 허문다. 과기정통부와 보건복지부는 협업을 통해 현장 수요에 기반한 ‘임무 중심형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로드맵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27년까지는 비R&D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한다. 이어 2027년부터 2029년까지 1단계 R&D를 통해 돌봄 특화 AI와 IoT 중심의 기술을 개발하고, 2028년부터 2032년까지 이어지는 2단계 R&D에서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고난도 기술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주기적 접근이 한국형 돌봄 모델의 세계화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인공지능 로봇이 고령화 사회의 필수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전략은 이러한 기술적 신뢰를 바탕으로 유망 기술이 실증과 사업화를 거쳐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기술 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2030년 창업 5천 개 목표… ‘기술 고속도로’ 깐다
정부는 이번 돌봄 전략을 신성장 동력 확보의 기회로도 활용한다. 2026년 편성된 역대 최대 규모인 35.5조 원의 정부 R&D 투자를 바탕으로, 공공 연구 성과가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성과 확산 고속도로’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공공 연구 성과 기반의 AI 및 딥테크 창업 기업을 누적 5,000개까지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연구자들의 창업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휴직 및 겸직 활성화 제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파격적인 제도 혁신을 단행한다.
안심하고 쓰는 AI… 윤리 정립과 전문 인재 양성 병행
기술의 확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신뢰와 역량이다. 정부는 돌봄 현장에서 누구나 안심하고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현장의 디지털 전환(DX)과 AI 전환(AX)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맞춤형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한다.
실제 돌봄 서비스를 이용 중인 부산의 신 모(78세) 씨는 “혼자 살다 보니 갑자기 아플 때가 가장 무서운데, 인공지능 스피커가 말을 걸어주고 이상이 있으면 바로 알려준다고 하니 든든하다”며 “다만 기계 사용법이 서툴러서 우리 같은 노인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기술 공급자와 수요자가 함께 성장하는 혁신 생태계를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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