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안구건조증 아니다. 쇼그렌 증후군 환자 분비샘 파괴 실태와 구강 안구 건조 발생 기전
눈이 뻑뻑하고 입안이 바짝 마르는 증상은 현대인이 흔히 겪는 피로 증상 중 하나로 치부된다. 하지만 단순한 노화나 피로 누적으로 생각하고 방치했던 증상이 사실은 자신의 면역 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인 경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023.05.15. 대한류마티스학회지(Journal of Rheumatic Diseases)에 게재된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류마티스내과 박용욱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한국인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임상적 특성 및 동반 질환(Clinical characteristics and comorbidities of Korean patients with Sjögren’s syndrome)”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눈물샘과 침샘 등 외분비샘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여 분비물이 줄어드는 쇼그렌 증후군은 2023년 기준 국내 진료 환자 수가 24,195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에 달하는 대표적인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특히 음식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의 구강 건조와 모래가 들어간 듯한 안구 통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핵심 원인이다. 해당 질환은 단순한 건조 증상을 넘어 관절염, 간질성 폐질환 등 전신 침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다학제적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면역 체계의 비정상적 공격에 따른 눈물샘과 침샘의 점진적 파괴 과정
쇼그렌 증후군은 체내 면역 세포인 림프구가 자신의 외분비샘으로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림프구는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하지만,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눈물샘과 침샘을 이물질로 인식하여 파괴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샘 조직이 섬유화되거나 위축되면서 정상적인 분비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의 변화, 그리고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92.4%가 여성이라는 점은 성호르몬이 질환 발생에 일정 부분 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초기에는 단순히 눈이 자주 충혈되거나 입안이 끈적거리는 정도의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은 이를 단순 안구건조증이나 구내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분비샘 파괴는 가속화되며, 일단 파괴된 조직은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항체 검사와 침샘 조직 검사, 그리고 5분 동안 눈물 분비량이 5mm 이하인지를 확인하는 쉬르머(Schirmer) 검사 등을 종합하여 진단을 내리고 있다. 면역계의 과도한 활성화는 단순히 분비샘에만 머물지 않고 전신적인 염증 반응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음식 섭취 곤란 및 구내염 유발하는 타액 분비 저하의 심각성
쇼그렌 증후군 환자가 겪는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 중 하나는 구강 건조에 의한 섭식 장애다. 침은 단순히 입안을 적시는 액체가 아니라 음식물을 부드럽게 만들어 삼키기 쉽게 돕고, 탄수화물을 분해하며, 구강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침샘 기능이 마비된 환자들은 비스킷이나 밥처럼 마른 음식을 물 없이는 전혀 삼키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타액 분비가 극도로 줄어들면 혀가 갈라지고 입술 주변이 트며, 입안 점막이 얇아져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상처가 나고 염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구강 환경의 변화는 심각한 치과 질환으로 이어진다. 타액의 자정 작용과 산성도 조절 능력이 사라지면서 치아 부식과 충치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잇몸 질환의 빈도도 급격히 높아진다. 현재 많은 환자가 구강 건조를 해소하기 위해 인공 타액을 사용하거나 수시로 물을 마시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 근본적인 면역 공격을 차단하지는 못한다. 또한 미각 세포가 손상되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나 혀에 통증을 느끼는 설통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확인된다.

관절염과 폐섬유화 동반하는 전신 질환으로의 전이 양상
쇼그렌 증후군은 분비샘에만 국한되는 국소 질환이 아니라 전신을 침범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환자의 절반 정도는 피부 건조, 관절통, 만성 피로감 등 샘 외 증상을 동반한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유사한 관절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피부에 자반증이 생기거나 찬물에 손을 넣었을 때 하얗게 변하는 레이노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우려되는 합병증 중 하나는 간질성 폐질환으로, 염증이 폐로 번지면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가 진행되어 호흡 곤란을 야기할 수 있다.
현재 의학적 통계에 따르면 쇼그렌 증후군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림프종 발생 위험이 약 15~20배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면역 체계의 이상 자극이 림프구의 악성 변이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장기 침범 여부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현재 근본적인 완치법은 부재한 상황이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한 항염증제 및 면역조절제 투여가 주된 치료 전략으로 시행되고 있다.
가든안과의원 나현 원장은 “쇼그렌 증후군은 단순히 입과 눈이 마르는 증상을 넘어 장기 침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신 질환이므로, 안과나 치과 치료만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 반드시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2023년 05월 01일 학술지 ‘대한류마티스학회지(Journal of Rheumatic Diseases)’에 게재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곽승기 교수팀의 논문 ‘Clinical Characteristics of Korean Patients with Primary Sjögren’s Syndrome’에 따르면, 국내 환자들의 경우 안구 및 구강 건조 외에도 관절염(19.1%)과 레이노 현상(12.0%)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것으로 실증 확인됐다.
현재 B세포 활성화를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환자의 유전적·면역학적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정밀 의료가 미래 치료의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