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플라스틱 용기 미세플라스틱 노출 및 위험 소재 식별 기준
현재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가 전자레인지 가열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수준의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을 방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편리함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주방 용기가 자칫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의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나 간편식을 자주 섭취하는 자취생의 경우, 용기 하단의 표시 사항을 확인하지 않고 가열할 경우 미세 입자를 직접 섭취할 위험이 크다. 식약처와 전문가들은 용기 재질에 따른 내열 온도와 화학적 안정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플라스틱은 열에 노출될 때 그 분자 구조가 느슨해지며 내부의 첨가제나 미세 입자가 용출되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 가열 따른 미세플라스틱 용출 위험성
플라스틱 용기를 고온의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할 때 발생하는 미세 입자의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2023.06.21.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된 미국 네브래스카-링컨대학교(University of Nebraska-Lincoln) 카지 알바브 후세인(Kazi Albab Hussain) 연구팀의 연구(‘Assessing the Release of 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from Plastic Containers and Reusable Food Pouches’) 결과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의 용기를 전자레인지(1000W)에서 3분간 가열했을 때 액체 1제곱센티미터당 약 42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과 21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방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온에서 보관할 때보다 가열 시 훨씬 더 많은 양의 입자가 용출됨을 의미한다. 나노플라스틱은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 혈관을 타고 장기로 이동하거나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어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위협이 더욱 크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은 중합체 형태의 안정된 구조를 유지하지만, 마찰이나 열이 가해지면 결합이 끊어지며 아주 미세한 입자로 부서진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크기를 의미하며, 그보다 더 작은 마이크로미터 및 나노미터 단위의 입자들은 소화기 계통을 통해 쉽게 흡수된다. 연구팀은 가열된 용기에서 나온 성분이 신장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고농도의 미세 입자에 노출된 세포의 약 75%가 사멸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이는 장기적인 노출이 신장 건강을 포함한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다.
바로척척의원 이세라 원장은 “전자레인지 가열 시 발생하는 나노플라스틱은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 세포막을 통과하고 혈관을 통해 전신 장기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특히 영유아기부터 PP 소재 젖병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내분비계 교란은 물론 신장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 사용을 생활화하는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헸다.
내분비계 교란 유발하는 환경호르몬 영향
플라스틱 용기에서 검출되는 것은 단순한 입자만이 아니다. 제조 과정에서 유연성이나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비스페놀A(BPA)와 프탈레이트 같은 화학 물질이 열에 의해 용출된다. 이러한 물질은 체내에 흡수될 경우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여 내분비계를 교란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임산부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2020.10.19. 국제학술지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게재된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rinity College Dublin) 리원 샤오(Liwen Xiao) 교수 연구진의 연구(‘Microplastic release from the use of polypropylene baby bottles during infant formula preparation’) 결과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젖병으로 분유를 조제할 때 리터당 최대 1,62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영유아가 생애 초기부터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024.03.07. 세계 최고 권위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게재된 이탈리아 캄파니아 루이지 반비텔리 대학교(University of Campania Luigi Vanvitelli) 라파엘 마르펠라(Raffaele Marfella) 박사팀의 논문(‘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in Atheromas and Cardiovascular Events’)에 따르면, 실제 환자의 경동맥 지방층(플라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으며, 이 입자가 검출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심장마비, 뇌졸중 또는 사망 위험이 4.53배 더 높았다. 현재까지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나, 예방적 차원에서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플라스틱 표면의 열을 집중시켜 용융을 가속화하므로 더욱 위험하다.

안전한 사용 가능한 전용 용기 확인 방법
주방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용기 하단에 기재된 재질 분류 기호와 ‘전자레인지용’ 또는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문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장 권장되는 재질은 폴리프로필렌(PP)이다. PP는 내열 온도가 121도에서 165도 사이로 높아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고온에서도 비교적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영유아 젖병이나 반찬통에 주로 사용된다. 반면, 페트(PET)나 폴리스티렌(PS) 재질은 열에 취약하여 가열 시 형태가 변형되거나 유해 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배달 음식 용기가 어떤 재질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행위는 금물이다.
또한 ‘BPA Free’ 인증 여부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스페놀A가 포함되지 않은 용기라도 나노 단위의 입자 방출까지 완전히 막을 수는 없으므로, 가급적 가열할 때는 유리 용기나 세라믹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플라스틱 용기를 씻을 때 표면에 미세한 흠집이 생기면 그 틈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더 쉽게 떨어진다. 따라서 낡거나 스크래치가 많은 플라스틱 용기는 과감히 교체하고, 세척 시에도 부드러운 스펀지를 사용해야 한다. 현재 시중에는 전자레인지 전용으로 승인받은 다양한 소재가 유통되고 있으나, 사용자는 반드시 각 제조사가 권장하는 최대 가열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전자레인지 사용 시 플라스틱 소재의 선택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를 넘어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축적을 막기 위해서는 용기 바닥면의 숫자 5(PP) 또는 전자레인지 전용 마크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장시간 가열을 피하고, 100도 이상의 고온 가열이 필요한 경우에는 내열 유리나 도자기 재질로 옮겨 담아 조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생활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미세 입자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소재 식별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