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간만의 원리, 바다가 들려주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
조석간만은 해수면 높이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지구와 달, 그리고 태양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매일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며 해안가 생태계와 인간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현상은 고대부터 인류의 관심사였으며, 항해, 어업, 그리고 최근에는 조력 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조석간만이 정확히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과학적 원리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바다의 높이, 그 속에 숨겨진 우주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부터 조석간만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보자.

달과 태양의 중력은 어떻게 작용할까
조석간만을 일으키는 가장 주된 원인은 달과 태양의 인력이다. 특히 지구와 거리가 가까운 달의 인력이 태양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달의 인력은 지구의 모든 지점에 작용하지만, 달에 가까운 쪽은 더 강하게, 먼 쪽은 더 약하게 작용한다.
이 인력의 차이가 해수를 달 쪽으로 끌어당기는 힘과 지구의 원심력(실제로는 달-지구 공전 중심에 대한 관성력)의 균형을 깨뜨려 해수면의 융기(bulge)를 만든다. 태양의 인력 또한 영향을 미치지만, 달에 비해 멀리 떨어져 있어 그 효과는 약하다.
하루에 두 번 만조와 간조가 발생하는 이유
조석간만은 일반적으로 하루에 두 번의 만조(고조)와 두 번의 간조(저조)를 보인다. 이는 지구에 두 개의 해수 융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나는 달을 마주 보는 지구 반구에 생기는 직접적인 인력에 의한 융기이고, 다른 하나는 달의 반대편에 생기는 융기이다.
달 반대편에 융기가 생기는 이유는 달-지구 공전계의 질량 중심에 대한 지구의 원심력(또는 관성력) 때문이다. 지구 전체가 이 질량 중심을 중심으로 공전하며, 달에 먼 쪽의 해수는 이 원심력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아 달 인력보다 상대적으로 우세해지면서 바깥쪽으로 밀려나 융기를 형성한다.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 자전하며 이 두 개의 융기(고조)와 그 사이의 낮은 지역(저조)을 통과하기 때문에 하루에 대략 두 번의 만조와 간조를 경험한다.

사리와 조금, 조석간만의 변화폭이 다른 이유
조석간만의 변화폭은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사리(대조)와 조금(소조) 시기에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사리는 달과 태양과 지구가 거의 일직선으로 놓일 때(삭과 망, 즉 신월과 보름달일 때) 발생한다. 이때 달과 태양의 인력이 합쳐져 해수면의 융기가 최대로 커지면서 만조는 가장 높아지고 간조는 가장 낮아져 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커진다.
반면 조금은 달과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직각 방향에 놓일 때(상현달과 하현달일 때) 발생한다. 이때 달과 태양의 인력이 서로 상쇄되어 해수면의 융기가 가장 작아지면서 만조는 가장 낮아지고 간조는 가장 높아져 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작아진다.
조석간만은 단순히 해수면의 높낮이 변화를 넘어선다. 이는 지구 자전과 달, 태양의 공전이라는 우주적 움직임이 지구 표면에 드러내는 거대한 자연 현상이다. 특히 서해안처럼 갯벌이 넓게 발달한 지역에서는 조석간만의 차이가 매우 커, 생태계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어업 활동의 물때를 정하거나, 해상 교통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조석 예보는 필수적이다.
또한, 조석간만의 에너지를 활용한 조력 발전은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현재, 여러 국가에서 조력 발전소 운영 또는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잠재력을 보여준다.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 변화의 영향은 미래의 조석간만 패턴에도 미묘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조석간만은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인류와 바다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한다. 바다의 리듬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자연 현상을 아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해양 이용과 미래 대비에 필수적인 지식이 될 것이다. 우리가 매일 보는 해수면의 오르내림 뒤에 숨겨진 과학 원리를 알게 되면, 바다가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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