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통계 분석 결과 뇌졸중 및 심근경색 환자 도합 15만 명 육박, 고령화 파도 속 심뇌혈관질환 발생의 남녀 격차와 치명률의 역설 집중 조명
대한민국이 급속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과 뇌혈관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이 2025년 12월 30일 발표한 ‘2023년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환자의 규모가 15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전체 환자 수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성별과 지역에 따른 발생률 및 치명률의 격차가 뚜렷해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심근경색증, 남성이 여성보다 3배 더 많이 발생
202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심근경색증 환자는 총 3만 4,7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의 2만 4,786명과 비교했을 때 1만 명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환자가 2만 5,982명으로 여성 환자 8,786명에 비해 약 3배가량 많았다. 전체 환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4.7%에 달해 심근경색증이 남성에게 더욱 위협적인 질환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연령대별 발생 추이를 보면 60대가 9,605명(27.6%)으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8,114명(23.3%), 80세 이상이 7,276명(20.9%)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50대 남성 환자 수가 5,911명에 달해 중년 남성의 혈관 건강 관리가 시급함을 시사했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 역시 남성이 102.0건으로 여성 34.2건을 크게 앞질렀다.
이와 관련해 이윤호 윤호21병원 병원장은 “심근경색증 발생률이 남성에게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은 흡연과 음주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노출 빈도가 잦은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특히 40대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치솟기 시작하여 60대에 정점을 찍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혈관 노화와 생활 습관병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통계에서 50~60대 남성 환자의 비중이 높은 만큼, 중년 남성들은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조기 증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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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80세 이상 초고령층에서 폭발적 증가
뇌졸중의 경우 환자 규모가 더욱 방대하다. 2023년 뇌졸중 발생 건수는 총 11만 3,098건으로, 2011년 9만 9,837건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뇌졸중 역시 남성 환자가 6만 3,759명으로 여성 4만 9,339명보다 많았으나, 심근경색증에 비해서는 성별 격차가 크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연령별 분포다. 뇌졸중은 고령화의 직격탄을 맞은 질환으로 분석됐다. 80세 이상 초고령층 환자가 3만 4,635명으로 전체의 30.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는 60대(26,233명)와 70대(28,323명)를 웃도는 수치로, 인구 구조의 고령화가 질병 발생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을 보면 80세 이상에서 무려 1,507.5건을 기록해, 70대(729.5건)의 두 배가 넘는 압도적인 발생 빈도를 나타냈다.

‘남성이 많이 걸리고, 여성은 많이 죽는다’… 치명률의 역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발생률과 치명률 사이의 성별 역설이다.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모두 발생 자체는 남성이 많았지만, 발병 후 사망에 이르는 ‘치명률’은 여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2023년 심근경색증의 30일 치명률(발병 후 30일 이내 사망 비율)은 전체 8.9%였으나, 성별로 나누어 보면 남성은 7.4%인 반면 여성은 13.5%에 달했다. 이는 여성 환자가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사망할 확률이 남성보다 약 1.8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졸중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뇌졸중의 30일 치명률은 남성이 6.6%, 여성이 8.7%로 여성이 더 높았다. 1년 치명률로 기간을 확장하면 격차는 더 벌어져, 뇌졸중 발병 1년 후 사망률은 남성 18.0%, 여성 21.6%로 집계됐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이 남성보다 고령에서 발병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에 따르면 80세 이상 심근경색증 환자 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았으며, 고령일수록 기저질환 등으로 인해 예후가 좋지 않은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건강 불평등 여전… 전남·충북 발생률 높아
거주 지역에 따른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 역시 차이를 보였다. 인구 구조의 차이를 보정한 ‘연령표준화 발생률’을 살펴보면, 심근경색증은 전남 지역이 인구 10만 명당 46.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서울은 33.1건으로 가장 낮아 지역 간 의료 접근성 및 생활 환경의 차이가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뇌졸중의 경우 충북이 133.5건으로 가장 높은 연령표준화 발생률을 기록했으며, 경북(131.3건), 전북(130.6건)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98.8건)과 세종(99.7건) 등 도시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넘어, 지역 간 예방 관리 시스템과 응급 의료 인프라의 편차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는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의 발생 규모와 특성을 국가 단위로 체계적으로 파악해 예방과 관리 정책을 수립·평가하는 데 활용되는 핵심 자료”라며,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정확한 통계를 지속적으로 생산·분석해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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