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학회, 반려동물과 건강한 동행을 위한 ‘반려동물 알레르기 예방관리수칙’ 공동 제정 발표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바야흐로 ‘반려동물 1,500만 시대’가 도래했다.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을 넘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와 함께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우려 또한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전문 학회가 손을 맞잡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체계적인 알레르기 관리 가이드라인을 내놓아 주목된다.
질병관리청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와 협력해 ‘반려동물 알레르기 예방관리수칙’을 제정하고 2025년 12월 30일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수칙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증가 추세에 맞춰 알레르기로부터 안전한 양육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들에게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파른 양육 인구 증가, 필수가 된 ‘알레르기 관리’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2015년 21.8%에서 2019년 26.4%, 2024년에는 28.6%까지 상승했다.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반려동물과의 접촉이 늘어남에 따라 콧물, 재채기, 피부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 또한 빈번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반려동물과의 일상은 정서적으로 많은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알레르기 환자의 경우 적절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이번 수칙 제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단순히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질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이번에 발표된 예방관리수칙은 개와 고양이는 물론 토끼, 햄스터, 기니피그 등 가정에서 주로 기르는 대부분의 반려동물에 적용된다. 수칙은 크게 양육 전 고려사항, 양육 중 환경 관리, 증상 발생 시 의학적 대처 방안 등을 포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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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전 신중한 결정과 과학적 환경 관리
수칙의 첫 번째 항목은 예비 양육자들에게 냉정한 판단을 요구한다. 본인이나 가족, 혹은 동거인에게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라면 반려동물 입양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알레르기 질환의 악화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으로 풀이된다.
이미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거나 입양을 결정했다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알레르겐(항원)’ 노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수칙은 알레르겐을 줄이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증상 완화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명시하며 반려동물의 건강까지 함께 고려한 관리법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실내 환경 관리 방안으로는 고성능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와 진공청소기 사용, 점착 롤러를 이용한 털 제거 등이 권장된다. 또한 반려동물의 목욕과 털 깎기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고양이의 경우 알레르겐 저감 사료를 급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됐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알레르겐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증상 발생 시 ‘비약물치료’ 병행 등 적극적 대처 필요
환경적 관리만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전문적인 의학적 개입이 필수적이다. 수칙은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약물 치료 외에도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려동물에 의한 알레르기 비결막염의 경우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비강 세척이나 인공눈물 점안이 증상 호전에 기여할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알레르기 면역요법이나 필요한 경우 수술적 치료까지 고려될 수 있다.
장안수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은 “반려동물 알레르기는 심각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예방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증상이 발생하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약물치료, 면역치료 등의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인 진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국 네트워크 통한 정보 접근성 확대
정부는 이번 수칙 발표와 함께 국민들이 관련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채널을 대폭 강화했다. 상세한 예방관리수칙과 관련 자료는 질병관리청 누리집과 국가건강정보포털을 통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관리 수준 향상을 위해 전국 시·도에 위치한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 부산,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전북, 경북, 경남 등 전국 10개 시도에 11개 센터가 운영 중이다.
각 지역 센터는 대학병원 등 전문 의료기관에 위탁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알레르기 예방 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및 각 지역 센터와 연계하여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레르기 질환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이번 예방관리수칙은 무조건적인 양육이나 막연한 두려움 대신, ‘건강한 동행’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알레르기로 인한 갈등과 고통을 줄이고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이번 수칙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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