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한테 할퀴었을 뿐인데 나타나는 묘소병, 바르토넬라 균에 의한 림프절 염증 반응과 반려동물 접촉 시 주의사항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고양이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인 ‘묘소병(Cat Scratch Disease)’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바르토넬라 헨셀라에(Bartonella henselae)라는 세균에 감염된 고양이에게 긁히거나 물렸을 때 발생하는 이 질환의 잠복기와 전신 증상에 주목하고 있다.
묘소병은 단순히 피부 상처로 끝나지 않고, 면역 체계의 반응에 따라 고열과 심각한 림프절 부종을 동반하며, 드물게는 신경계나 장기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다. 고양이는 이 균을 보유하고 있어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반려인의 세심한 관찰과 예방적 조치가 필수적이다.

반려묘 발톱에 실린 바르토넬라 균이 인체에 침투하는 생물학적 경로
묘소병의 주요 원인균인 바르토넬라 헨셀라에는 주로 벼룩을 통해 고양이 사이에 전파된다. 감염된 고양이는 구강 점막이나 발톱 사이에 이 균을 보유하게 되며, 인간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상처를 통해 균을 전달한다. 2019년 2월 28일 대한기생충학회지(The Korean Journal of Parasitology)에 게재된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최경성 교수팀의 ‘Molecular Detection of Bartonella henselae in Feral Cats from Korea(한국 길고양이의 바르토넬라 헨셀라에 분자학적 검출)’ 연구 결과, 조사 대상 길고양이의 33.3%에서 바르토넬라 균 양성 반응이 확인됐으며 이는 야외 활동이 잦은 고양이일수록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에 침투한 균은 혈관과 림프관을 타고 이동하며 국소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상처 부위에는 처음에 작은 구진이나 수포가 형성되는데, 이는 일반적인 벌레 물림이나 가벼운 찰과상으로 오인되기 쉽다. 그러나 바르토넬라 균은 혈관 내피세포에 기생하며 증식하는 특성이 있어, 면역 반응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일정 기간의 잠복기를 거친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포털 자료에 따르면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3일에서 10일, 길게는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최경성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균이 인체의 1차 방어선인 림프절로 이동하여 본격적인 면역 전쟁을 준비하며, 환자의 면역 상태에 따라 증상의 경중이 결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화농성 림프절염을 유발하는 증상 전개
잠복기가 지난 후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상처 인근 림프절의 비대증이다. 주로 겨드랑이, 목, 서혜부의 림프절이 붓기 시작하며 만졌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 힘내라내과의원 이혁 원장은 “묘소병 환자의 약 85%에서 90%는 감염 부위와 가까운 림프절이 붓는 림프절병증을 경험하며, 이는 전형적인 진단 지표가 된다”고 밝혔다. 환자의 약 30% 내외에서 38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며, 극심한 피로감, 두통, 식욕 부진이 동반된다. 심한 경우 림프절에 고름이 차는 화농성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며, 이를 방치할 경우 배농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건강한 성인의 경우 적절한 휴식과 항생제 처방을 통해 수주 내에 회복되지만, 소아나 청소년층에서는 증상이 더 격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림프절 비대는 보통 2개월에서 4개월간 지속될 수 있으며, 이는 육안으로도 확연히 구분될 만큼 커지기도 한다. 증상이 발현된 시점에서는 이미 상처가 사라진 경우가 많아, 환자가 고양이와의 접촉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으면 단순 임파선염이나 다른 감염 질환으로 오진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발열과 림프절 부종이 발생한다면 최근 반려견이나 반려묘에게 긁힌 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면역 체계가 취약한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전신 합병증과 안구 손상 가능성
묘소병은 대개 양성 질환으로 분류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기저질환자나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균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경우 간이나 비장에 육아종이 형성될 수 있으며, 골수염이나 뇌수막염으로 악화될 위험이 존재한다. 2021년 1월 20일 국제학술지 패서전스(Pathogens)에 게재된 미시시피 주립대학교 마이클 맥나이트(Michael W. McKnight) 교수의 ‘Bartonella henselae and the Eye: A Review(바르토넬라 헨셀라에와 안구: 리뷰)’ 논문에 따르면, 전신형 묘소병 환자들은 장기적인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특히 안구 합병증인 ‘파리노 안선종 증후군(Parinaud’s oculoglandular syndrome)’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이는 육안으로 보이는 결막염과 함께 귀 앞 림프절 부종을 일으키는 독특한 양상을 띤다.
맥나이트 교수는 연구를 통해 바르토넬라 균이 신경계를 침범하여 경련이나 의식 저하를 유발하는 뇌병증 사례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신경계 합병증은 전체 환자의 1~2% 미만으로 드물지만 발생 시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구 감염의 경우 고양이의 타액이 직접 눈에 닿거나, 균이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빌 때 발생한다. 이는 시력 저하나 만성적인 안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고양이와 접촉한 직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라면 고양이의 가벼운 장난조차도 심각한 의료적 비상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반려동물과의 안전한 공존을 위한 위생 수칙과 물린 부위의 즉각적인 소독 절차
묘소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양이의 발톱을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외부 기생충 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벼룩은 바르토넬라 균의 매개체이므로 정기적인 구충제 투약은 고양이와 사람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핵심 요소다. 현재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고양이와의 거친 놀이를 피하고, 물거나 긁는 습관을 교정하는 훈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만약 고양이에게 긁혔다면 상처의 크기와 상관없이 즉시 흐르는 물과 비누로 상처 부위를 충분히 세척하고, 소독제를 사용하여 2차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
특히 길고양이와의 무분별한 접촉은 묘소병 감염 위험을 극도로 높이는 행위다. 유기묘나 길고양이는 관리되지 않은 벼룩에 노출돼 있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반려묘의 입안이나 발톱에 상처이 있는지 확인하고, 반려인이 피부 질환이나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는 고양이가 해당 부위를 핥지 못하게 주의해야 한다. 묘소병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며, 감염 초기 적절한 진료를 받는다면 합병증 없이 완치가 가능하다. 반려동물과의 정서적 유대를 유지하면서도 과학적인 위생 관리를 병행하는 태도가 현재의 성숙한 반려 문화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