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건강검진 전 과정에 인공지능 도입,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전면 철회 요구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국가건강검진 정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이번 사안의 발단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지난 6월 30일 개최한 2026년 제1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에서 시작됐다. 해당 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는 향후 5년간 대한민국 국가 건강검진의 패러다임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여 발표했다. 복지부가 확정한 이번 종합계획의 핵심적인 골자는 국민이 정기적으로 받는 국가건강검진의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적으로 도입하여 접목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복지부가 공개한 종합계획의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인공지능 기술은 검진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깊숙이 관여하도록 설계됐다. 첫째로 보건복지부는 국민이 검진을 받기 전 단계에서 개인의 기존 건강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누적된 의료이용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심층 분석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폐암을 비롯한 각종 주요 중증 질환의 발생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안이다.
둘째로 복지부는 검진을 실제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영상 판독을 보조할 수 있는 AI 영상판독 보조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하여 의료현장에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셋째로 복지부는 검진이 모두 완료된 이후의 사후관리 단계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건강코칭과 정밀한 검진 결과 설명 기능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건강보험 25시’ 앱에 탑재하여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AI 영상판독의 법적 책임과 제도적 공백
이러한 복지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해 의협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의협은 인공지능이 도출한 예측 결과는 어디까지나 의료인의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을 보조하는 기초적인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명확히 했다. 따라서 이러한 인공지능의 결과물이 결코 현장 의료인의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진료 행위를 대신하거나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실제 국가건강검진 과정에서 AI 영상판독 보조시스템을 임상 현장에 도입하고 직접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극도로 조심스럽고 신중한 접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이 이토록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현재 인공지능 기술 활용에 따른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의협은 인공지능 활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오진이나 기술적 오류에 대한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의료진과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보호 장치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미비한 상태에서 복지부가 성급하게 정책을 발표한 것은 임상 의료현장에 극심한 혼란과 무거운 부담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 모두에게 안전상의 큰 위험과 부담을 지우는 행위라는 것이다. 제도적 인프라가 없는 상태에서의 기술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의협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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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관리 단계의 생성형 AI 건강코칭에 대한 의학적 한계
의협은 검진이 끝난 후 단계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건강코칭을 제공하고 검진 결과를 설명하겠다는 복지부의 방안에 대해 더욱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신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국가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세밀한 설명과 그에 따른 사후관리 서비스가 단순한 의학 지식이나 단편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기계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건강검진 결과를 해석하고 환자에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은 환자 개개인이 가진 고유한 과거 병력, 현재의 구체적인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 그리고 평소의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을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적인 의료행위라는 것이 의협의 설명이다.
이러한 중대한 의학적 과정은 결코 생성형 AI의 자동화된 알고리즘이나 텍스트 생성 기능에 의존하여 처리될 수 없으며, 반드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의사의 직접적인 확인과 전문적인 판단 하에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할 사항임을 의협은 분명히 했다. 만약 생성형 AI가 가질 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인 환각 현상이나 부정확한 의학 정보가 필터링 없이 국민에게 전달될 경우, 환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오인하거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보건의료상의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의협은 경고했다.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전면 철회 요구
의협은 보건복지부의 이번 종합계획 발표가 보건의료계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나 사회적 논의과정, 그리고 필수적인 입법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성급하게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이러한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마치 인공지능 기술에게 의사면허를 부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대단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의협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의 해당 발표와 관련 계획을 즉각적으로 철회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했다.
의협은 첨단 기술의 발달에 따른 의료 현장의 수용성은 반드시 전문가 집단에 의한 철저한 의학적 검증과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적으로 담보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와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기준 확립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그 어떠한 첨단 기술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국가건강검진 제도에 도입될 수 없다는 것이 의협은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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