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쥐가 나는 게 피곤해서라고 믿는 당신이 놓치고 있는 혈관의 경고음
하지정맥류는 흔히 다리 피부 위로 구불구불한 혈관이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는 하지정맥류의 단면일 뿐이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겉으로 보기에 매끈한 다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혈관에서 심각한 혈액 역류가 일어나는 ‘잠복성 하지정맥류’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다리에 쥐가 나거나 저린 증상을 단순히 피로 탓으로 돌리며 병을 키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행되는 혈관의 파괴는 결국 다리 전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시한폭탄과 같다.

피로로 위장한 혈관의 비명 ‘잠복성 하지정맥류’
많은 직장인이 퇴근 후 겪는 다리 중압감과 야간 경련을 일상적인 피로 현상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이는 정맥 내 판막이 제 기능을 상실해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로 역류하는 명백한 질병의 신호다. 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돕는 밸브 역할을 하는데, 이 장치가 고장 나면 혈액이 정맥에 고이면서 혈관이 팽창한다.
문제는 이 현상이 피부 깊숙한 곳의 복제정맥에서 발생할 경우 육안으로는 전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단순히 피곤해서 다리가 붓는다는 착각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드는 주범이다.
방치된 역류가 초래하는 피부 변색과 궤양의 공포
잠복성 하지정맥류를 방치할 경우 단순히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정맥 내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주변 조직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피부 착색이나 가려움증, 심한 경우 피부가 썩어 들어가는 궤양으로 이어진다. 특히 만성 정맥 부전으로 진행되면 다리 피부가 딱딱해지는 지방피부경화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는 수술적 치료를 하더라도 피부 상태를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다. 겉으로 드러나는 혈관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혈관초음파 검사가 밝혀내는 보이지 않는 진실
잠복성 하지정맥류를 진단하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은 혈관 초음파 검사다. 이는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정맥 내 혈류의 방향과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검사 과정에서 0.5초 이상의 역류가 관찰되면 의학적으로 하지정맥류라 진단한다.
다리의 저림, 부종, 가려움증, 야간 경련 중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외과를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증상에만 매몰되어 내부의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스스로 건강권을 포기하는 행위다.
보이지 않는 혈관의 비명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이유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다. 자연 치유되지 않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될 뿐이다. 다리에 쥐가 나는 현상을 단순히 근육 문제나 마그네슘 부족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다. 혈관 속에서 소리 없이 진행되는 역류의 흐름을 차단하지 않으면 다리의 피로감은 평생의 고통으로 남을 수 있다. 지금 당장 당신의 다리가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핏줄이 보이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당신의 혈관을 망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혁문 서울 민병원 외과 원장에게 듣는 하지정맥류 궁금증
Q: 겉으로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아도 수술이 필요한가?
A: 그렇다. 혈관 초음파상 역류가 확인되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나 불편함이 크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잠복성 하지정맥류 역시 방치하면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Q: 다리에 쥐가 나는 이유가 무조건 하지정맥류인가?
A: 전해질 부족이나 근육 피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주 2~3회 이상 야간 경련이 반복된다면 정맥 역류를 의심해야 한다. 단순 영양제 섭취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Q: 의료용 압박 스타킹만 신어도 완치가 가능한가?
A: 압박 스타킹은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다. 판막이 이미 망가진 상태라면 스타킹만으로 역류 자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Q: 하지정맥류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회복이 느린가?
A: 최근에는 레이저나 고주파, 베나실 등 최소 침습적 치료법이 발달했다. 절개 부위가 거의 없고 수술 당일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