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근간 흔드는 의료기사법 개정 저지 궐기대회 개최… “면허 체계 무너지면 환자 안전도 없다” 강력 경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국의 의사와 치과의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2026년 5월 19일 오후 1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 저지 전국 의사·치과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결집한 의료계 대표자들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의 졸속 심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법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면허 체계의 원칙 무너뜨리는 ‘처방·의뢰’ 도입… “유령 의료와 부실 진료 양산” 우려
이번 궐기대회에서 의료계 지도자들은 일제히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가져올 파멸적인 결과를 경고했다. 개정안은 현행 의료법상 의사 및 치과의사의 엄격한 ‘지도’하에 제한적으로 수행되던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를 의사의 ‘처방 또는 의뢰’만으로 가능하게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현행법상 의사의 지도 하에서만 가능하도록 한 의료기사의 업무를 이른바 ‘처방, 의뢰’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본 개정안은 의료체계의 대원칙을 무너뜨리고,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으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라고 강하게 포문을 열었다. 이정우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직무대행 역시 “만약 의료기사 업무가 의사·치과의사의 ‘지도’가 아닌 ‘처방·의뢰’만으로도 가능해진다면, 예측 불가능한 의료기사의 독단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부실 진료를 양산하게 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입게 된다”라며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지역 현장과 직역을 대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신동열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의료인의 ‘실시간 지도’를 없애고 ‘처방’으로 대신하겠다는 것은 환자가 위급한 순간에 의사가 곁에 없어도 된다는 뜻이며, 사고가 나도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유령 의료’를 만들겠다는 선언이다”라고 규탄했다. 황규석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겸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은 “의료기사가 의사의 처방과 지도 없이 독자적으로 의료행위를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에게 돌아간다”라며 “이것은 의사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주 대한치과의사협회 지부장협의회 회장 또한 “면허 체계를 흔드는 순간 의료의 책임 체계도 무너지며, 책임이 무너지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 의료 혼란과 질 저하를 초래한다”라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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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통합지원법 앞세운 졸속 심사… “책임 공백으로 환자 안전 위협”
법안 추진 측에서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에 따른 방문재활 확대와 국민 편의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의료계는 이를 전문가 의견을 묵살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격려사에서 현실적인 책임 문제를 날카롭게 짚었다. 김 의장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의사는 ‘환자의 상태변화를 몰랐다’고 할 것이고 의료기사는 ‘처방대로 했다’고만 할 것이다”라며 “결국 가장 큰 피해는 환자와 가족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고 현장의 공백을 우려했다. 안영재 대한치과의사협회 부의장은 “의료는 정확한 진단과 종합적인 판단, 그리고 환자 안전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라며 치과의료를 포함한 전반적인 보건의료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정섭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은 법안의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정면으로 저격했다. 최 회장은 “지역사회 돌봄통합사업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료기사만이 의사의 지도에 따라 투입되어야 한다”라고 밝혔으며, “이번 개정안의 일부 조항은 자칫 의료기사의 단독진료 공간 개설이나 사실상의 단독 개원을 허용하는 우회로로 악용될 수 있다”라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정부의 추진 로드맵상 물리치료사 등의 방문재활 도입은 2028년 혹은 2029년 안정기에 도입될 예정이어서, 국회가 의료기사단체의 압박에 밀려 당초 예정에 없던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기습적으로 개최하며 졸속 심사를 강행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개편 강제화… “일차의료 기반 붕괴시키는 행정 독재”
이날 궐기대회에서는 의료기사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의료 현장의 자율성을 말살하고 보건의료 생태계를 파괴하는 정부의 또 다른 독단적 정책인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방안’에 대한 거센 분노도 터져 나왔다.
장선호 세종특별자치시의사회 회장은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개편과 같은 사항은 해당 전문가단체에 위임하여 추진함이 당연함에도 정부는 막무가내식 정책추진을 시도하고 있다”라며, 원론적으로 이 모든 문제가 저수가로 시작된 사회주의적 의료보험의 틀에서 기인했다고 진단했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일차의료의 생존 문제를 강력하게 대변했다. 박 회장은 “정부 스스로 발주한 연구용역에서도 자율적 계약을 통한 안정적 운영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명확히 결론지었다”라며 “그럼에도 과학적 근거를 무시한 일방적인 제도 개편은 검체검사 수탁 비중이 높은 필수 진료과의 일차의료기관을 붕괴시키고 지역의료의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다”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성세용 시흥시의사회 총무이사는 정부의 이율배반적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성 이사는 “정부는 필수의료 살리기를 하겠다면서 달랑 진찰료 140원 올리고, 인건비와 장비, 행정비용 등 현장의 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인 정산비율로 1차 의료의 생존 수가를 없애는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라고 사자후를 토했다. 그는 개정안이 강행될 경우 많은 의원들이 혈액검사를 기피하게 돼 선제적인 질병 진단이 불가능해지고, 이는 결국 국민의 건강권 침해와 건보 재정 파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면허 체계 수호 위한 결사 항쟁… “요구 묵살 시 전면적 투쟁 돌입”
전국 의사 및 치과의사 대표자들은 국회와 정부가 전문가단체의 합리적인 경고를 끝내 외면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을 천명했다. 이들은 성명서와 결의문을 통해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입법 실험과 탁상행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의료계는 정부를 향해 검체검사 위수탁 개편안과 의료기사법 개정안의 독단적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하여 정당한 보상체계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만약 전문가들의 외침을 짓밟고 악법 처리를 강행한다면, 14만 의사들과 치과의사들은 생존권과 국민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 진료실을 떠나 잠시 의료를 멈추는 강력하고 거대한 총궐기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파국적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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