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들어와 산다는데 거짓말 같다면? 갱신 거절 후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세입자의 법적 권리
2020년 7월 31일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대인은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목적으로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이는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일부 임대인이 이를 악용하여 기존 세입자를 내보낸 뒤 임대료를 올려 새로운 세입자를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재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는 2020년 8월 28일 공동 발행한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서]를 통해 이러한 부당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갱신 거절을 당한 임차인이 사후에 임대인의 실거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임차인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제도가 바로 임대차 정보 열람권이다.

계약 갱신 거절 후 정보 열람권의 법적 근거
과거에는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이후 실제로 거주하는지 여부를 전 임차인이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나 2020년 9월 29일부터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령 개정을 통해 계약 갱신이 거절된 임차인은 임대인의 실거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임대차 정보 제공 요청권’을 갖게 되었다. 이 권리는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경우에 한해 인정되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제3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의 만료일로부터 2년 동안 해당 주택의 임대차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는 임대인이 허위로 실거주를 주장하며 법망을 피하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열람 가능한 정보에는 해당 주택에 새로운 임차인이 전입했는지 여부와 확정일자 부여일, 임대차 기간, 보증금 및 차임 등이 포함된다. 만약 임대인이 실거주를 한다고 속이고 제3자에게 집을 임대했다면, 전 임차인은 열람한 정보를 바탕으로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갱신 거절을 통보받은 세입자는 이사 후에도 정기적으로 해당 주택의 임대차 정보 변화를 살필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지금 김진환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임대차 정보 열람권은 임대인의 실거주라는 주관적 사유가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부당하게 무력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적인 법적 균형 장치”라며, “임대인이 재산권을 행사함에 있어 실거주라는 예외적 거절 사유를 들었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도 따라야 하며, 임차인은 법이 보장한 열람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여 자신의 정당한 거주권을 스스로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센터 방문을 통한 정보 열람 및 신청 방법
임대차 정보 열람을 위해서는 해당 주택 소재지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한다. 신청 시 필요한 서류는 본인 신분증과 임대인으로부터 계약 갱신 거절을 당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이다. 2021년 7월 29일 국토교통부와 법무부가 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사항 안내] 지침에 따르면, 증명 자료로는 갱신 요구권 행사 당시 임대인이 보낸 문자 메시지, 통화 녹취록, 내용증명 우편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주민센터 담당자는 신청인이 갱신 거절을 당한 전 세입자임을 확인한 후 ‘임대차 정보 제공 내역서’를 발급한다.
또한,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2023년 1월 18일 주민등록법 시행령 개정으로 명칭이 일원화된 ‘전입세대확인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입세대확인서에는 현재 해당 주소지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세대주와 전입 일자가 표시된다. 만약 임대인이나 그 가족이 아닌 생소한 이름의 인물이 세대주로 등록되어 있다면 이는 제3자 임대의 강력한 증거가 된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타인의 상세한 인적 사항은 비공개로 처리될 수 있으나, 임대차 계약의 존재 여부는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허위 실거주 확인 시 손해배상 청구권 행사
정보 열람을 통해 임대인의 실거주 주장이 거짓으로 판명될 경우, 임차인은 법적 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갱신 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23년 6월 3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공동 발간한 [2023 주택임대차 분쟁조정 사례집]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란 실거주 중 갑작스러운 해외 발령, 세대원의 사망, 질병 치료 등 예측하지 못한 객관적인 사유를 의미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에 명시된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은 당사자 간 별도의 합의가 없다면 다음 세 가지 중 가장 큰 금액으로 결정된다. 첫째, 갱신 거절 당시의 월 단위 임대료(보증금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에 따라 한국은행 공시 기준금리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율인 연 2%를 더한 비율의 법정 전환율을 적용하며 이는 시장 금리에 변동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둘째,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월 단위 임대료와 갱신 거절 당시 임대료 간 차액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셋째, 갱신 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실제 손해액이다. 실제 손해액에는 이사비,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이 포함될 수 있다.
2023.12.07. 대법원 제2부 재판부는 2022다279795 건물인도 판결을 통해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고,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존재는 그것이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을 통해 임대인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임대인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는 계약갱신 거절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음을 명확히 하여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한층 보강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앞서 언급한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의 판결에 비추어 볼 때, 임차인은 확보한 임대차 정보 열람 내역을 증거로 제출함으로써 임대인의 ‘정당한 사유’가 부족함을 지적하고 보다 강력하게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소송에는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므로, 내용증명을 통해 임대인에게 법적 위반 사실을 알리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법무법인 C&E 최청희 대표변호사는 “현행법상 허위 실거주가 확인될 경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지만, 실무적으로는 갱신 거절 당시에 임대인이 보낸 문자나 통화 녹취 등의 증거 자료가 승소의 결정적 관건이 된다”며, “이사 후에도 2년 동안은 정기적으로 전입세대확인서를 열람하여 제3자의 전입 여부를 확인하고, 부당한 임대 정황이 발견된다면 즉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입은 손해에 대한 권리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대인의 실거주 요구가 의심스러운 세입자는 이사 이후에도 2년 동안은 언제든지 임대차 정보를 확인할 권리가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국가가 보장하는 임대차 정보 열람권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부당한 계약 해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법적 도구 중 하나이다.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이러한 제도적 절차를 정확히 숙지하고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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