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고공행진에 보금자리론 쏠림 심화, 두 달 만에 5조 육박…디딤돌은 규제에 ‘주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 선을 돌파하면서 서민 실수요자들의 시선이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으로 쏠리고 있다. 시중 금리와의 격차가 최대 3%포인트 이상 벌어지자, 조금이라도 낮은 고정금리를 선점하려는 ‘머니무브’ 현상이 정책대출 시장 내에서 뚜렷하게 관측되는 양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고정형) 금리 상단은 최근 연 7.15%를 기록하며 차주들의 이자 상환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 다만, 중동 정세에 따른 단기적 영향으로 금리 상단이 6.76%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4%대인 정책금융 상품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금리 격차에 보금자리론 ‘오픈런’ 재현
지난 3월 25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 정책금융처가 배포한 ‘주택금융공사, 4월 보금자리론 금리 0.30% 포인트 인상’ 보도자료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적용되는 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35%(10년)에서 4.65%(50년)로 확정됐다. 이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2025년 10월 2.751%에서 2026년 3월 24일 3.755%로 1.004%p 급등한 여파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약 7.3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전체 공급 목표액인 20조 원의 36~38%를 단 3개월 만에 소진한 ‘과속’ 상태다. 특히 1~2월 합산 판매액인 4조 9,822억 원은 시중은행의 일반 주담대가 같은 기간 1.5조 원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루며 정책금융으로의 수요 쏠림을 증명했다.
보금자리론에 이처럼 돈이 몰리는 이유는 소득 요건과 대출 한도의 ‘상대적 여유’ 때문이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3억 6,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미성년 자녀 수에 따라 최대 1억 원)면 신청할 수 있다. 시중은행 대출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묶인 상황에서, 정책대출은 실수요자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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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덫에 걸린 디딤돌대출…실수요자 외면
반면 보금자리론보다 금리가 낮은 디딤돌대출은 수요가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디딤돌대출 실행액은 4조 7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 원 이상 줄었다. 이는 금리 수준보다 강력해진 ‘대출 규제’와 ‘예산 조정’의 영향이다.
지난해 9월 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책대출 기금재원은 2025년 14조 572억 원에서 2026년 10조 3,016억 원으로 26.7% 축소됐다. 정부는 은행 재원을 활용한 이차보전 예산을 1.84조 원에서 1.97조 원으로 확대해 전체 지원 여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2024년 6·27 대책 이후 강화된 ‘방공제(소액임차보증금 차감)’ 의무화로 인해 실질 한도가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디딤돌대출은 집값 5억 원 이하, 소득 6,000만 원 이하라는 엄격한 요건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고려할 때 5억 원 이하 매물을 찾기 어려운 데다, 한도마저 줄어들자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보금자리론이나 시중은행 대출로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부채 관리와 주거 사다리의 충돌
현재 금융 시장은 시중은행의 7%대 고금리와 정책대출의 4%대 금리가 공존하는 극심한 ‘금리 양극화’를 겪고 있다. 지난 4월 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는 올해 1~2월 전국 주택 인허가가 3.1만 호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고 밝혔다. 공급 절벽 속에서 대출 규제까지 가중되며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정책대출의 가파른 증가세가 가계부채 관리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해 ‘속도 조절’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보금자리론이 조기 소진될 경우 하반기 대출 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크다. 전문가 멘트가 배제된 본 보도 기조상, 실제 수치와 통계가 보여주는 경고음은 명확하다.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차주들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go.kr)의 실시간 공급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본인의 소득 요건과 주택 가액이 정책 기준에 부합하는지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금리 7% 시대, 정책금융의 한정된 자원을 선점하려는 ‘눈치싸움’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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