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하지정맥류 불필요한 입원엔 보험금 지급 불가 판결 확정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내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역류하고 정맥이 확장되는 질환으로, 육안으로 보기에 혈관이 검푸르게 부풀어 오르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다양한 비급여 시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카테터를 이용한 정맥폐쇄술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액의 치료비를 실손보험으로 충당하기 위해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입원을 강행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보험사와 가입자 간의 법적 분쟁이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다.

입원 치료 필요성 부정된 대법원 최종 판결
대법원 3부는 지난 6월 11일 A보험사가 가입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이란 상고 이유가 법률적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될 때 대법원이 별도의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번 판결로 인해 하지정맥류 수술 시 실질적인 입원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보험사가 입원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법적 원칙이 더욱 공고해졌다.
가입자 B씨는 과거 하지정맥류 치료를 목적으로 이틀간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첫날에는 오른쪽 다리, 이튿날에는 왼쪽 다리에 대해 각각 카테터를 이용한 정맥폐쇄술을 시행받았다. 이후 B씨는 실손보험의 입원 의료비 항목으로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A보험사는 해당 시술이 통상적으로 입원이 필요한 수준의 치료가 아니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과 2심을 거쳐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며 제동을 걸었다.
법원의 구체적 판단 근거와 시술 특성
재판부가 이번 소송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살핀 대목은 입원 치료의 실질적인 필요성 여부였다. 법원은 보험약관상 입원의 정의를 의사의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한 상태에서 병원에 머무르며 치료에 전념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법무법인 지금 김진환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실손보험의 입원 기준을 명확히 정의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보험 분쟁에서 중요한 판례적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B씨가 받은 카테터 정맥폐쇄술은 정맥 안에 얇은 관을 삽입하여 혈관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시술 시간이 통상 2시간 이내이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10분에서 20분 내외로 종료되기도 한다. 실제로 B씨가 수술을 받은 병원의 안내 자료에는 시술 직후 즉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법원은 이러한 시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틀에 걸쳐 입원하며 수술을 진행할 의학적 사유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B씨의 입원 경과 역시 입원 필요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다. 수술 전후로 의료진의 집중적인 처치나 관찰이 기록되지 않았으며, 첫 번째 수술 이후 간호사가 주의사항을 전달한 것 외에는 유의미한 의료 행위가 수반되지 않았다. 특히 두 번째 수술을 마친 뒤 불과 1시간여 만에 퇴원한 점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입원 치료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양쪽 다리를 하루에 한 번의 마취로 수술하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틀로 나누어 진행한 점 역시 비판적인 평가를 받았다.

비급여 질환의 가격 편차와 실손보험 영향
하지정맥류는 현재 병원마다 시술 비용의 편차가 매우 큰 대표적인 비급여 질환으로 분류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레이저정맥폐쇄술의 경우 전국 의료기관별로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1,796만 원까지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14개 손해보험사가 지급한 하지정맥류 관련 실손보험금은 연간 1,000억 원 규모를 상회하고 있으며, 환자 수 또한 현재 약 4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 추세에 있다.
보험업계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과거 백내장 수술 관련 입원 보험금 분쟁 판결과 유사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한다. 2022년 백내장 수술과 관련하여 입원 필요성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보험금 지급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향후 하지정맥류 수술을 계획하는 환자들은 입원 여부에 대한 의학적 타당성을 사전에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무조건적인 입원 처리가 보험금 수령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