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간 천체 오무아무아의 정체는? 기이한 형태와 비중력적 가속을 보인 성간 물체에 대한 과학적 논쟁
현재 천문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 중 하나는 인류가 관측한 최초의 성간 천체 ‘오무아무아(1I/2017 U1)’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하와이말로 ‘먼 곳에서 온 첫 전령’이라는 뜻을 가진 이 물체는 기존의 혜성이나 소행성과는 판이하게 다른 물리적 특성을 보여주었다. 태양계를 가로질러 나가는 과정에서 포착된 이 천체는 극단적으로 길쭉한 형태와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비중력적 가속’을 보이며 전 세계 과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 센터의 아비 로브(Avi Loeb) 교수는 이 물체가 단순한 자연 천체가 아닌 외계 문명이 제작한 인공 정찰선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과학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태양계 외부에서 날아온 최초의 성간 물체 오무아무아의 발견
오무아무아는 2017년 10월 19일 하와이 대학교의 로버트 웨릭(Robert Weryk) 박사가 팬스타즈(Pan-STARRS 1) 망원경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처음으로 포착했다. 이 천체는 태양계 내부의 타원 궤도가 아닌 쌍곡선 궤도를 그리며 이동하고 있었으며, 이는 이 물체가 태양계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머나먼 성간 공간에서 유입됐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였다.
2017.11.20.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카렌 미치(Karen Meech) 교수팀의 연구(‘A brief visit from a red and extremely elongated interstellar object’)에 따르면 오무아무아의 길이는 폭보다 최소 5배에서 10배 이상 긴 것으로 추정됐으며, 이는 지금까지 태양계 내에서 발견된 그 어떤 소행성이나 혜성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이한 비율이다. 표면은 수억 년 동안 우주선(cosmic rays)에 노출되어 붉은색을 띠고 있었으며, 단단한 암석이나 금속 성분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컸다.
비중력적 가속과 비정상적 비행 궤도에 대한 과학적 의문
오무아무아가 과학자들을 가장 당혹게 만든 지점은 태양을 돌아 나갈 때 발생한 가속 현상이었다. 일반적으로 혜성은 태양열에 의해 내부의 얼음이 기화하면서 가스를 내뿜는 ‘아웃개싱(Outgassing)’ 현상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다. 그러나 오무아무아의 주변에서는 혜성 특유의 먼지 구름이나 가스 꼬리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물체는 중력 법칙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세한 가속을 보였다.
2018.11.14. 아스트로노미컬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에 게재된 노던 아리조나 대학교 데이비드 트릴링(David E. Trilling) 교수팀의 스피처 우주 망원경 관측 결과에서도 탄소 기반 분자나 먼지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는 이 물체가 일반적인 혜성이라는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근거가 됐다. 이러한 물리적 모순은 오무아무아의 정체가 자연적인 얼음 덩어리가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아비 로브 교수가 제시한 외계 인공 구조물 가설과 광범 이론
하버드대학교의 아비 로브 교수는 오무아무아의 정체가 외계 문명이 보낸 ‘광범(Lightsail)’일 수 있다는 파격적인 가설을 내놓았다. 광범은 별의 복사압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초박형 구조물로, 가스 분출 없이도 가속이 가능하다. 2018.10.31. 국제학술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된 슈무엘 비알리(Shmuel Bialy) 박사와 아비 로브 교수의 공동 연구(‘Could Solar Radiation Pressure Explain ‘Oumuamua’s Peculiar Acceleration?’) 결과, 오무아무아의 비정상적인 가속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물체가 두께 1mm 미만의 매우 얇고 넓은 면적을 가진 형태여야 한다는 계산이 도출됐다. 이러한 구조는 자연계에서 우연히 형성되기 극히 어렵다는 것이 로브 교수의 핵심 주장이다.
앞서 가설을 제기한 아비 로브 교수는 2019.02.11. 뉴요커(The New Yorker)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물체가 태양광을 반사하여 추진력을 얻는 매우 얇은 막 형태의 인공물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로브 교수는 자신의 저서 ‘외계인(Extraterrestrial)’을 통해서도 인류가 보이저 호를 성간 공간으로 보냈듯, 다른 고등 문명도 정찰 목적으로 이러한 기기를 보냈을 확률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로브 교수의 주장은 단순한 추측을 넘어 정밀한 물리적 궤도 계산과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과학계 내부에서도 치열한 찬반 토론을 유발했다.
실증적 데이터와 학술적 분석을 통한 오무아무아의 성분 논쟁
로브 교수의 인공물 가설에 맞서 자연적 기원을 증명하려는 시도도 지속됐다. 2023.03.22.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캘리포니아 대학교 제니퍼 버그너 교수팀의 연구(‘Acceleration of 1I/‘Oumuamua from radiolytically produced H2 in H2O ice’)에 따르면, 오무아무아의 비중력적 가속은 혜성 내부의 얼음이 우주 방사선에 의해 분해되면서 갇혀 있던 수소 분자가 분출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제니퍼 버그너 교수와 코넬 대학교 대릴 셀리그먼(Darryl Seligman) 박사가 공동으로 수행한 이 연구 모델은 먼지 꼬리가 관찰되지 않았던 이유를 수소 가스의 특성으로 설명하며 자연적 기원의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아비 로브 교수팀은 2023.03.27. 곧바로 반박 논문을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스에 제출하며 오무아무아가 성간 여행 동안 수소 얼음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열역학적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오무아무아는 태양계를 벗어나 인류의 관측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다. 하지만 이 짧은 조우가 남긴 질문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성간 물체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은 더욱 강화됐으며, 향후 또 다른 성간 물체가 발견될 경우 직접 탐사선을 보내 샘플을 채취하거나 정밀 촬영을 수행하는 유럽우주국(ESA)의 ‘코멧 인터셉터(Comet Interceptor)’ 프로젝트(2029년 발사 예정)도 추진되고 있다.
오무아무아의 정체가 외계인의 정찰선이었는지, 아니면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기이한 자연 현상이었는지는 다음 전령이 도착할 때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을 전망이다. 인류는 이제 성간 공간이 죽어있는 진공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방문객들이 언제든 지나다닐 수 있는 활기찬 통로임을 인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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